옛날에 둘도 없는 다정한 친구가 있었어요
그들의 이름은 감탄(甘呑)과 고토(苦吐) 였지요
그런데 감탄이는 타고난 사업수완으로 크게 성공하였어요
그러나 고토는 하는일마다 실패하여 늘 어렵게 지냈지요
그래서 고토는 감탄이를 찾아 갔어요
고토: 친구야, 내가 이번에 돈이 좀 궁해서 그러는데 ...
그러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감탄: 그래 알았어 친구 좋다는게 뭐야. 그 정도는 내가 빌려줄께...
하면서 어렵게 꺼낸 친구 입장을 생각 했지요
고토: 정말 고맙네! 자네는 역시 내 하나밖에 없는 친구네!!
그런후 많은 세월이 흘렀지요
갑자기 IMF가 몰아치는 바람에 무역을 하던 감탄이가 쫄당 망하였지요
회사는 부도가 나고 살고있던 아파트 까지 날아가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지요
한마디로 알거지가 된 것이지요
생각다 못한 감탄이는 친구 고토를 찾아 갔어요
어렵게 말을 꺼냈지요
감탄: 요즘 좀 힘들어서 그러는데 돈 좀 빌려주면 안되겠나?
고토: 내가 왜?
감탄: 우린 친구 아니니?...
고토: 내가 왜 니 친구야?
감탄이는 할말을 잃었지요
감탄고토(甘呑苦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으로
사리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자기 비위에 맞으면 좋아하고
맞지 않으면 싫어함을 이르는 말이지요
자신이 어려울때는 찾아가 도움을 받고
남이 도움을 청할때는 외면하는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인간이지요
감탄고토(甘呑苦吐)에는 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있어요
나무에게는 바람과 새, 달이라는 친구가 있었지요
바람이라는 친구는 마음내킬 때마다 찾아왔다 가고 때로는 살짝 스쳐 지나가거나
때로는 세차게 불어와 나무를 흔들어 놓고 가는 변덕스런 친구였어요
또 새라는 친구도 마음 내킬때는 찾아와 둥지를 틀었다가도 어느새 날아가버리는
믿음직스럽지 못한 친구였지요
그러나 달이라는 친구는 한결같이 때를 어기지 않고 찾아와 함께 지내는 의리있는 친구였어요
그러나 나무는 달·바람·새를 모두 친구로 대하였지요
나무에서 얻는 교훈과 같이 이로울 때만 가까이 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멀리하는 이기적인 사귐이 아니라
인간 오륜(五倫)의 하나인 붕우유신(朋友有信)처럼
어떤 친구든 벗과의 사귐에는 믿음이 밑바탕을 이루어야 하지요
음식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듯이
사리(私利)를 채우려고 믿음과 의리를 저버려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이익을 탐(貪)하지요
득(得)이 되는 곳에는 달려가고 손(損)이 되는 곳은 외면하는 것은
어찌보면 인지상정이(人之常情)인지도 몰라요
그것을 잘 표현한 말이 '달면 삼키고(甘呑) 쓰면 뱉는다(苦吐)'는 속담으로
신의를 돌보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 꾀하는 것이지요
인심이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것도 권세가 있을 때는 아부하다
몰락하면 냉대하는 것이지요
이와 비슷한 말로 부염기한(附炎棄寒), 염량세태(炎凉世態)가 있어요
부염기한(附炎棄寒)은 더울 때는 가까이 붙어 있다가 추울 때는 버리고 떠난다는 뜻으로
권세가 성할 때에는 붙좇다가 그 권세가 쇠하면 버림을 이르는 말이며
염량세태(炎凉世態)는 세력이 있을 때는 아첨하며 따르지만 세력이 없어지면 냉정하게 떠나는
세상인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으로
둘다 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하여 좇고
권세가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속의 민심을 이르는 말이지요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변함이 없어야 하지요
언제 어느때고 한결같은 마음이 중요하지요
잘될때나 어려울때나
기쁠때나 슬플때나
변함없는 마음
그것이 진정 인간다운 인간이 아닐런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일송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