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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상순 황금연휴 기간에 목포로 친정 식구들과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
일정을 정하다보니 문득 깨달은 점.....
해외 여행 다닐 땐, 뷰포인트 위주로 일정을 정하는데 (에펠탑→몽마르뜨 →루브르→개선문 이런 식으로) 국내 여행 다닐 땐, 아침 어디서 먹고, 점심 식당은 어디, 저녁 식당은 어디, 숙소에 사들고 들어갈 안주는 어디서 사기.. 이런 식으로 식당을 중심으로 돈다는 거.ㅎㅎㅎㅎ
식당을 찍고 다음 식당으로 이동하기 전에 그 근처 명소를 둘러보거나 해안도로를 걷거나 절로 가거나 한다는 거죠.ㅋㅋㅋ
저만 그런거 아니죠?
그러다보니 제 여행 후기는 늘 식당 위주입니다. ㅋㅋㅋ 다른건 별로 볼 것도 없어요. >_<
여기는 목포 도착한 날 저녁 겸 술 안주로 사가려고 결정한 동부시장의 동부어묵이에요.
점심에 군산에서 배부르게 먹고 종일 운전한 탓에 다들 입맛이.... 얼른 숙소에서 쉬고 싶다 해서 포장을 찾아본 건데, 요새 딸이 부쩍 떡볶이를 찾기도 하고, 제가 핫바를 좋아하기도 해서 선택했어요.
여기 떡볶이 국물이 많이 달지도 않고 맛있었어요. 튀김도 바삭바삭. 김밥은 차갑지만 그래도 어묵국물에 담갔다 먹으니 맛있었구요. 어묵과 핫바가 쫄깃쫄깃하니 맛있더라구요.
일부러 찾아갈 맛은 아니긴 하지만 동네에 이런 집 있으면 참 좋을 분식집이었어요. 어묵 디게 맛있었는데, 안양 중앙시장에 유명한 어묵집과 맛과 느낌이 거의 비슷하더라구요. 중앙시장 갈 때마다 꼭 핫바 한개씩 먹고 오는 집이에요.
어묵국물 많이 달라고 하지 마세요.... 너무 많이 주셔서 봉지 풀르기 힘들어 빨대로 빨아마셨어요....ㅋㅋㅋㅋ
사진 찍고 있으니 '튀김 많았을 때 찍어야 이쁜디.... 인자 다 나가서 허전한디..' 하셔서 웃었어요.
다음날은 에그타르트로 유명하다는 '커피창고로'
어.... 이 집은 오픈런하세요..-_- 무슨 커피숍을 오픈런..했다가 큰코 다칠 뻔 했어요.
아침 시간과 점심 시간 간격이 애매해서, 아침을 건너뛰고 이 집 오픈런해서 간단히 먹고 점심 먹으러 가자~~ 했는데, 에그타르트 받은 시간이 11시였어요.ㅎㅎ
10시 카페 오픈, 10시 30분 에그타르트 오픈. 다리 건장한 젊은이들은 그냥 10시부터 에그타르트줄에 서서 기다림..-_- 아놔.
적당히 기다리다 적당히 줄 선 다음에 받아왔어요.
남편은 대체 무슨 에그타르트를 줄을 서? 하고 쉰소리 해서 좀 빡쳤....는데 맛을 보고 사르르 풀렸습니다. ㅎㅎㅎㅎ 남편도 이건 줄을 좀 서긴 해야겠다며.......
빵류 안 좋아하는 가족이 앉은 자리에서 저걸 다 먹었어요. 다음에 목포 가게 되면 이 집은 꼭 또 가려구요. 굉장히 촉촉했던 필링... 바삭했던 파이지.....
원래는 중깐 먹으러 태동반점을 바로 가려다가 에그타르트에 발목 잡히는 바람에 (줄이 길기도 했구요) ㅎㅎ 유달산 한 번 올라갔다 왔어요. 어릴땐 유달언덕~!이라고 놀리던 작은 산이었는데, 늙어서 가려니 아이코 허리다리관절이야.
팔각정(어렸을땐 뒷산 언덕에 있는 정자는 전부 팔각정이었는데 말이죠) 다녀오니 줄이 조금 줄었어요.
중깐은 목포에만 있는 특별한 짜장이라고 합니다. 중깐 하는 집은 크게 두 곳이 있는데, 이 곳은 중깐만 시켜도 짬뽕과 탕슉을 조금씩 서비스로 준다기에 여기로 왔어요.
다시 올 곳은 아닌 것 같았어요. 사람이 미어터져서.... 음식 나오는 순서 엉망에... 과연 제대로 나온거 맞나 싶은 느낌이 계속........
중깐은 춘장소스에 다진 생양배추를 비벼 먹는 느낌으로, 채소가 매우 아삭아삭한 느낌이었구요. 씹다보면 양배추 달큰한 맛이 계속 올라올 정도였어요. 면은 짜장면치곤 되게 가는 편. 짬뽕국물이 완전 옛날 스타일로, 국물 저 밑에 조개와 해산물의 맛이 느껴져서 맘에 쏙 들었어요. 탕슉도 적당히 맛있는 편. 중깐은 짜장으로선 모르겠지만, 살짝 특이한 스타일로 한 번쯤 맛 볼만 하긴 했지만
저희보다 한참 뒤에 온 사람한테 음식이 먼저 가고, 남편은 곱빼기 시켰는데 저랑 양 차이가 안나서 재차 물어도 제대로 나온거 맞다고 하고, 아이가 짬뽕을 좋아해서 짬뽕을 따로 시켰는데 서비스짬뽕하고 구분이 안가는 건 좋은건지 나쁜건지... 결정적으로 나중에 결제도 남의 테이블걸로 해서 다시 했구요.
진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네요.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ㅂ; 밥 때 되서 사람만 밀어넣고 밥그릇 내놓는다고 다 식당이 아니구나.. 부글부글부글.
제철이 약간 지나긴 했지만, 목포까지 내려갔으니 먹어봐야지 해서 갔던 민어집.
제가, 식신의 저주를 받아서...... 왜인지 정말 이유를 알 수 없이... 회를 못먹게 됐어요. 그래서 그냥 한입씩 간신히 맛만 보고 미나리무침과 민어전과 민어탕만 먹었어요.ㅎㅎ
민어전, 촉촉하니 맛있어서 회 못먹는 처지에 위로가 됐구요.ㅎㅎ 이 날의 MVP는 민어탕인 듯 합니다.
뽀얀 국물이 우러나올때까지 민어를 얼마나 우려대셨는지, 뼈가 바스락바스락 입에서 부셔지더라구요. 진~하고 뜨끈~허이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
면포 갖다가 탕약처럼 쭉쭉 짜서 다 마시고 싶더라구요.ㅠ_ㅠ 회 못먹는다고 민어전은 양보들 하시더니, 민어탕은 아무도 양보하지 않는 치열한 숟가락 전쟁터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양념을 잘쓰시는, 간만에 남도 반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다음날은 새벽같이 일어나 홍도행 배를 타고 홍도로 들어갔어요.
해산물 좌판만 보면 결코 지나치지 못하는 해산물 귀신이 있어서 들러서 한입.
좀 비싸긴 했지만, 맛 하나는 정말 세상에 다시 없는 쫀닥하고 오독하고 감칠맛 나는 소라, 해삼, 전복 등이었습니다.
이걸로 배채우래도 가능할 것 같은, 한 다섯접시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이었지만.... 제 지갑은 동의하지 않겠죠. 어허허허
홍도 내 식당에서 먹은 매운탕과 백반과 전복죽.
어디든지 가둬두고 뭘 팔면 고이고 고이기 마련이지요. 육지에서 먼 섬이어선지 가격도 그닥..ㅎ
그래도 펄떡대던 우럭이 통으로 몇마리 들어간 매운탕은 꽤 맛있었습니다.
나래로드로 유명해진 등대식육식당의 생차돌과 아이들.
생차돌은 흔히 먹어보지 못해 좋은 경험이었구요. 고기도 야들야들 맛은 좋더라구요.
저희집은 고기보다 해산물파가 많아서.ㅎㅎㅎㅎ 어린이들때문에 이 집에 오긴 했지만, 죄다 사이드들을 시켜서 드시더라구요.ㅋㅋ 어린이들만 고기 네접시 격파!
여기 잔치국수 먹을만 했고, 육회비빔밥 무난했고, 육개장도 나쁘지 않았고, 비빔공기는 다만 밥이 너무 질어서... 비빌수록 죽이 되어서 다들 그만 비비라고 경악을......
그래도 소고기집에서 열명이 배터지게 먹고 엉금엉금 기어나왔는데 나온 금액이 생각보다 적어서 다들 흡족해했어요.
배가 터질 것 같지만, 빵. ㅋ
사람 10명을 끌고다니면 해산물파, 고기파, 빵 및 간식파가 따로 있어서 메뉴 선정이 고통스럽지요.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다 먹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는 파를 나누어 따로 식사하는 게 제일일 것 같은데, 왜때문에 그건 강하게 거부하고 그 많은 인원이 똘똘 뭉쳐다녀야 하는지.ㅠ_ㅠ
무튼 고기 먹고는 빵배 채울 사람들을 위해 씨엘비 베이커리로.
새우바게뜨는, 처음엔 저 위의 구운 크림 같은것이 새우 페이스트인가 하고 먹었는데 그건 아니었구요. 바게뜨 반죽에 건새우가루를 넣은 것 같더라구요. 크림과 같이 먹으면 맛이 잘 안느껴지고, 빵만 먹으니 키토산의 감칠맛이 희미하게 느껴져요.
근데 제 입에는 고 옆의 크림치즈 바게뜨가 더 맛있었어요. 적어도 울 집에서는 크림치즈 바게뜨가 더 잘 팔림.ㅋ
다음날 아침, "아침 먹으러 갈 사람?" 하니까 나온 사람이...
엄마..... 아빠..... 동생.... 저.... ㅎㅎㅎ
뭐 딱히 사위 며느리 손주 손녀들을 따돌릴 생각은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원 가족만 모이게 됐네요. 사실 신기하게도 딱 저희 식구들만 새벽잠이 없고 다른 사람들은 다 10시에 일어나는 늦잠꾸러기들이라, 새벽 5~6시만 되면 어디선가 모이고 있긴 해요.ㅋ
무튼 덕분에 어릴적 생각하며 네 가족이 모여 쫄복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달콤에서 알게된 집인데, 복어로 끓인 어죽의 느낌? 여기도 세상에 무슨 오픈런이.. 8시 오픈인데 8시에 풀방이.....ㅋㅋㅋㅋㅋ
따끈하고 걸쭉하고 부드럽고 진한 이 맛.... 진짜 해장되는 느낌... 식구들의 무한 칭찬을 받았답니다.
여행의 마지막 만찬은 세발낙지코스.
원래 목포 어디에 있는 낙지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엄마께서 '낙지는 무안이지' 하셔서 10식구가 졸졸졸 무안으로.
낙지는 진심 야들하니 맛있었구요, 반찬들도, 요리도 다 괜찮아서 흡족하게 먹었어요. 낙지로 배부르긴 처음이었네요. 근데 식비가 소고깃집 2.7배 나옴...... ㅋㅋㅋㅋ
뭐, 곗돈으로 떠나는 여행의 장점은 딱 하나 아니겠습니까.
내 돈이었지만, 내 돈 같지 않으니, 이리저리 펑펑 쓰는 것 ^-^
여기저기 어디 뭐 본 거 같긴 하지만, 역시 남은 것은 먹는 것이었사옵나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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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이쿠 어이쿠. 글만 읽어도 절로 침고여요ㅎㅎㅎ
다들 너어무 맛나보여요.
저 목포 갔다가 시간 안맞아서 에그타르트 못먹었는데 목포 다시 가야것어요ㅎㅎ
달곰님 식도락여행 블로그나 유튜브 얼른 시작해주세요ㅎㅎㅎ
에그타르트는 정말...사랑의 맛이었어요. 핫핫핫. 회사 때려치고 유튭할까요? 직장인의 로망인데. ㅋㅋ
커피 창고로 에그타르트 맛나쥬~~~하당먹거리의 소고기 육회 낙지 탕탕이 진짜 맛있는데~~
저도 맛집 위주로 동선을 짜는지라 내적 친밀감이 마구 느껴져요 ㅎㅎ
하당먹거리나 독천식당이나 고런데 가려고 찜해뒀는데 무안으로 튈지는 저도 몰랐어요.ㅋㅋㅋㅋ
저도 국내여행은 맛집을 꼭 들러야해요. 현지가 맛이 없으면 가는 도중에 있는 인근 도시로 가서 먹고 가요. ㅎㅎㅎㅎ
에그타르트 오픈런 메모!
목포 빵집은 저도 새우보다 크림치즈바게트가 제일 좋아요.
암요 암요. 저는 지나가는 길에도 식사시간 간식시간 걸리면 들를 곳 후보지를 정해놓고 여행을 떠나곤 한답니다 ^^ㅋ
완전 지대로 먹방투어네요 ㅋㅋㅋ
넘나 골고루 종류별로 다양하게
드셔서 만점드립니다 ㅋㅋㅋ
아니 근디 왜!!!! 회를 못드신답니까
아쉽구로 ㅠㅠㅠ
그러게 말입니다. 회 킬러였는데..ㅠ_ㅠ 이유를 알 수가 없네요. 그러나 아직 해산물은 킬라니까 괜찮아요 ^^v
슨생님 ㅎㅎㅎㅎㅎ무안 낙지집
이름좀 알려주세요
떠나보고 싶습니다!!!!!
무안은 낙지골목에 있는 윤희네뻘낙지였어요. 엄마 계모임에서 여기 다녀오셨다며 추천해주셔서. ㅎㅎ 골목 대부분 비슷한 가격 비슷한 맛이라고 하더라구요
여행의 묘미는 먹는거죠! 저는 출장만 가도 맛집 찾고 있는데요 ㅎㅎ. 가족분들하고 완전 신난 시간 가지셔서 엄청 좋으셨겠어요.
암요 암요. 저도 출근지만 달라져도 사무실 근처 맛집부터 검색이지요 ^^ 우리 식도락 동지님~ㅋㅋㅋㅋ
우와~ 글을 찬찬히 읽으면서 봤더니, 왠지 저도 같이 먹은 것 같아요.^^
10명 가족들 같이 다니려고 계획하신 달곰님 고생하셨고 대단하십니다!
이런 좋은 코스로 다니니 다들 다음 여행을 기다릴 것 같아요.^^
^^ 늘 제 걱정해주시는 달곰님..으흑....ㅠ_ㅠ 감동이에요.
그럼요 맛있는 식당간김에 근처 경치도 보고 그러는거죠 ㅎㅎ
진심 넘나 맛있는거로만 잔뜩 드시고 오셔서 대만족 여행이었겠어요 ^^
ㅋㅋㅋ 그쵸그쵸. 맛집 앞에 줄 서 있으면 장날 기분 나고, 밥 먹고 커피 한잔 뽑아오면 카페 기분 나고, 운 좋게 맛집 앞에 마당 있으면 피크닉 나온거죠. ㅋㅋㅋ 헤헷
알차고 행복가득한 시간을 보내셨군요.
모두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 부럽습니다~~~^^
^-^ 행복했던...그리운 시간들이네요 또르르
곗돈ㅋㅋㅋ
맛난걸로 야무지게 잘 드시고 오셨네요!
무안 세발낙지 야들야달하니 너무 맛나보여요 침나옴ㅋㅋ
목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중깐도 좋았고,
커피창고로 에그타르트 막 구워져 나온 따끈한거 완전 맛났어요ㅋ
목포는 매년 다녀오고싶어요^^
^0^ 목포 자주자주 와야겠어요.ㅋㅋㅋ 저렇게 먹고도 아직도 못가본 집이 널리고 널렸다니까요. ㅎㅎㅎㅎ
저 이번주 토일 친구들과 ktx타고 목포 가는데 너무 꿀같은 정보입니다 ㅎㅎ 저도 고기 보다 해산물 파라 낙지와 소라 너무 맛있어보여요!!!
^^ 해산물파 흥해랏!!!!! 햐햐햐햐 여행 잘 다녀오시고 맛난거 많이 드시고 오세요! 후기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