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바가지 하나, 목욕탕 의자 하나 챙겨서 샤워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몸에 비누칠을 하려고 타월에 비누를 문지르다 보니
사우나장 타월에 이런 글귀가 커다랗게 수 놓여 있는 것이었다.
[사용후 돌려 주세요]
돌려주라?
난 또 늘상 그러했듯이 그 뜻을 헤아리려 목욕탕 의자에 턱을 괴고 앉아 상념에 빠졌다.
이제 머리회전은 빨라져 금새 그 뜻을 알아차렸다.
사용후 돌려주라.
비누칠 한 후 돌려주란 뜻임을 금방 알아챘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난 금방 그게 룸바의 로프스핀(rope spinning 카우보이들이 머리위에서 밧줄을 돌리는 형상을 딴 스텝)하란 것임을 알아채곤 물 줄줄 흐르고 비누거품이 잔뜩 일어난 수건 한쪽 자락을 잡고는 머리위에서 비~잉~ 한바퀴 돌려주었다.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바라본다.
투,쓰리,포앤,원에 맞추어 내가 제대로 잘 돌리긴 돌린 모양이다.
넘 완벽함에 대한 놀라움의 표시인 게다.
투,쓰리,포&,원 에서 &에 액센트를 주듯 그 부분에서 더욱 힘차게 돌렸다.
두어번 그러고 나니 이곳저곳에서 눈망울들이 커지고
"여보세요~! 그만하세욧!"
이구동성으로 쏟아져 나온다.
내가 넘 완벽하게 로프스핀을 했는지 자기들 사기죽는다고 그만하라는 모양이다.
(드디어 이런 변두리 사우나장에서까지도 댄스스포츠의 저변확대를 위해서 타월에다
돌려주라고 수까지 놓아서 로프스핀 연습을 시키려하다니... 이제 댄스스포츠가 세상을 휩쓸 날도 그리 머지 않았음을 믿어의심치 않았다.)
얼마 후 주인인듯한 사람이 들어와
다른 사람입장도 생각해야하지 않느냐며 그만 나가달란다.
넘 완벽하게 구사하여 남들의 사기를 꺾는 것도 문제가 된다는 걸 그제사 깨달았다.
더 이상 수준 낮은 이 무리에 남아 있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제 나름대로 도가 트였으니 이 무리에서 빠져나와 하산 해야할 모양이다.
결국 주인에게 등 떠밀려 밖으로 안내되어 나왔지만...
그런데
도통하여 하산하는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부러워해야할 시선이 좀 희한하다.
환성과 박수는 치지 않더라도
왜 눈은 그렇게 부릅뜨고 이는 또 왜 그렇게 악물고들 쳐다보고 있는지...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히 생각해봐도 그들의 태도가 이해가 안되었지만
나중에 정식으로 초빙되어 다시 여기 오게 되는 날
이들에게 포인트레슨 하나 해 줄 것이 있다.
첫댓글 은파님.....ㅋㅋㅋㅋㅋㅋㅋ.... 못말려.....
글제만보곤 ??? 읽고나선.ㅋㅋㅋㅋㅋㅋㅋㅋ완벽한로프스핀리드받구시포지네요~^^
등산하신단 말씀도 없이 하산이란?...뒈체 무슨말씀인가용????????????갸우뚱...띠옹~~~~^^ㅎㅎ
^.....^
댄스속으로~~~ 모두들 그렇게 빠져봅시당~~~
...*:..:*.........//
ㅋㅋㅋ언파니임^^ 혹~만화가 아니심꽈?^^ 오널 아니 어제 로프 거시기 무지 했는 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