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으로 시작된 작은 인연-
내가 그녀를 알게된건 지난달 중순이었다. 인터넷에 자신의 프로필을 올려놓구 이성친구를 찾는게 있었는데 거기 올려봤었다.
20대후반의 늦깍이 대학생인 나는 여자친구를 만들욕심으로 나이를 무려 4살이나 줄여서 올렸다. 며칠뒤에 나의 멜에 새로운 멜이 한통 배달되어왔다. 멀리 경상도땅에 사는 친구였다.
프로필두 괜찮구 사실 난 키가 크고 날씬한 여자를 조아하는 지라 그녀의 168-48거기다 깨끗한 마스크가 돋보이는 사진을 보니 더 솔깃했다. 하지만 그녀가 사는곳은 설에서 무려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라 만만치 않아보였다.
-설레이는 그녀와의 첫통화-
작년이맘때 충주에 사는 여자친구랑 사귄적이 있는데 그때두 대부분 그녀가 설루 올라왔었다. 2시간반정도 차타구서.. 암튼 그녀는 멜친구나 하자구 했었구.
나두 그때 친구라는 영화를 보구 경상도 아가씨에 호기심을 갖고 있던터라 그러자구 했었다. 그러나 멜은 건성으로 보냈었다. 보통여자 같으면 A4용지 2장분량의 멜을 보내구 2-3줄짜리 답장을 받으면 자존심이 상해서 멜을 안보냈을텐데 그녀는 오기인지 호기심인지 답장을 여전히 충실하게 보내주었다. 나두 첨엔 장난삼아 형식적으로 멜을 보내다가 그녀에게 점차 호감이 갔다.
지난달 말쯤 새벽에 피시방에서 밤새구 있다가 그녀에게 내 전화번호가 담긴 멜을 보냈다.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오구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일요일에는 학원에 다니는데 수업중에 전화가 와서 급히 끊으며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구 나는 문자로 연락처를 보내달라구 하구 끊었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그녀의 폰번호와 자취방전화번호가 찍혀있었다. 나는 설레임반 호기심반으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오세요~~! 아 그녀의 여보세요 소리는 매우 독특해서 아직까지 잊지못한다. 약간 비음이 섞인 애교가 섞인 목소리... 그후 우린 하루에 5-6시간은 기본으로 통화하는 사이가 되었구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지만 마치 몇달은 만난 앤처럼 서로를 가까이 느끼게 되었다. 첫통화때 나이속인걸 고백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나이차가 나는 오빠가 더 편하구 좋다구 얘기해줘서 넘 기뻤다.
-자꾸만 깊어가는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
하지만 서로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서로 간섭이 늘어갔고 그녀는 그녀대로 설에 있는 내가 딴여자 특히 라속에서 많은 여자들과 춤추는 것을 못마땅해했구 나는 나대로 방송국 리포터로 활동할 정도로 미모와 말솜씨가 뛰어난 그녀가 여러남자들을 만나고 다니고 그것을 숨김없이 나에게 다 얘기하는데 이골이 나있었다.
하지만 전화로 매일 다투었지만 우리의 친밀감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졌고 나는 난생첨으로 휴대폰요금을 커플요금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야호 나도 드디어 커플요금을 갖게 되다니.. 그녀는 나의 천생연분인가봐! 그날밤 들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밤12시부터 아침6시까지는 둘만의 무료통화시간이기도 했다.
-그녀의 생일-
그녀의 생일은 5월4일이었다. 아침부터 휴대폰 메시지로 추카를 해주고 통화를 했을때 그녀는 목이 아파서 학교에서 가는 답사를 가지 못하겠다고 했다. 왠지 목소리가 우울하게 들렸다. 그날 아침을 먹으며 읽어본 스포츠신문에는 꽃배달 광고가 나와 있었다. 난 대학생이라 용돈이 궁했지만 5만원짜리 꽃바구니를 그녀에게 보내주었다...
꽃을 받구 무척 기뻐하던 그녀와 통화하다가 밤이 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왠지 우울해 하면서 나에게 잼있는 얘기좀 해달라고 했다. 평소에 썰렁한 내가 유머사이트라두 들어가서 잼있는 얘기좀 준비해둘걸 하는 생각이었지만... 말없는 침묵이 흐르자 나는 그냥 낼통화하자고 끊었다.
잠시후 그녀가 안좋은 목소리로 왜끊냐구 따지고 전화를 끊었다. 아 실수! 그녀가 생일날 몸두 아픈데 자취방에 혼자서 덩그러니 남아있으면 신경이 예민해질만한데 내가 그녀에게 말 한마디 따뜻하게 못해줬단 생각에 힘들었다. 위로의 전화를 하려구 했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무작정 그녀의 집을 향해 새벽에 출발했다. 담날이 어린이날인지라 아침일찍 출발했다.
-그녀에게 나를 보내다-
서울역에 갔는데 거기 가려면 청량리 역으로 가랜다. 맥이 빠졌다. 택시를 잡아타고 청량리역으로 뛰어 올라갔지만 공휴일이라 밤까지 모든 시간대 매진... 다시 고속터미널로 갔다.하지만 역시 거기 가려면 동서울터미널로 가랜다. 마지막으로 동서울 터미널로 향했다. 경상도땅에 한발짝도 못디딘채 설안에서만 빙빙돌면서 두시간을 허비했다. 동서울에서 그곳으로 갔더니 2시간뒤의 차밖에 없단다. 다행히 첫차에 사람이 반도 안와서 대기하고 있던 나는 운좋게 차를 오를 수 있었다.
자며 깨며 4시간을 달려간 경상도땅. 모든게 낯설었지만 그녀를 만나서 위로해주겠다는 맘으로 힘든줄모르고 주소하나만 달랑들고 여기저기 수소문끝에 그녀가 산다는 건물앞에섰다. 우편함을 보니 그녀의 이름앞으로 카드요금 청구서가 와있었다. 안심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나인걸 알면서두 전화를 끊지 않았다. 이젠 기분이 좀 풀렸나. 그녀는 다짜고짜 오빠 미워하고 말문을 열었다. 내가 너앞으로 우편물와있다구 나 너의 집앞에 와있다고 했더니 믿지 않으려 했다. 내가 주변배경을 설명해주자 그제야 깜짝놀랐다. 그녀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퉁퉁부운 맨얼굴로 문을 삐끔이 열고 나타났다.
-그녀의 짧고 아쉬운 만남-
하지만 그녀는 전화통화할때의 그런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날대하지 않았다. 내 외모가 맘에 안들어서였을까 아님 갑작스런 나의 방문에 당황스럽구 적응이 안되서였을까. 밤새 한숨도 못잤다면서 자겠다구 한다.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내가 보기 안쓰러웠던지 그녀는 자기옆에 누우라고 했다. 그렇게 그녈 꼭안아주고 있었다. 난 진정으로 행복했다. 그리고 그녀가 맘을 푼것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한데 곧이어 들리는 그녀의 싸늘하고 가시돋힌 말들....
괜히 왔지? 난 오빠의 말투 생김새 웃는 모습 모두 맘에 안들어 그리고 전화통화때의 느낌과 너무 달라 하면서 나를 돌아보지 않으려 했다. 나는 무척 자존심이 상해 그녀에게 물었다. 나를 앞으로 보기 싫냐구? 그녀는 그렇다구 했다. 그리고 앞으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말없이 일어나 역으로 향했다. 얄밉게도 기차는 3분뒤에 날 그곳에 떠나도록 떠미는것처럼 기차가 이미 플랫폼에 와있었다. 설로 돌아오면서 너무 힘들었다.
-영원히 내맘속의 연인 너에게-
그녀와의 5통의 멜과 30시간의 통화 단한번 30분남짓의 만남-이것이 전부였지만 그녀의 휴대폰번호는 여전히 내메모리 1번자리에 있다. 언젠가 혹시 몹시 외로워서 내가 생각나서 내게 전화할때 그녀의 이름 석자가 내 휴대폰에서 떠오를 설레이는 상상을 하며....
비가 추적추적 오는 오늘 그녀가 조아하던 성시경의 처음처럼과 박효신의 바보가사가 더 나의 맘을 차갑게 적시는군요.
-성시경의 처음처럼-
이런 내모습 기다려줬나요
늘 그자리에서~ 다른 세상을 보며~
그대 자꾸 작아져 애써 멀리한나를
처음 그-대를 혼자사랑하며
나 흘린 눈물이 이제 그대 눈에서~
아픈사랑이 되어 자꾸 흘러내려요~
기억속으로 그 계절속으로
우리 함께한날들 생각나죠~
그댄 여기서 그대로 사랑했나요
변해가던 내 모습까지도~
다가가던 그 눈물로 그대 앞에 설께요
처음처럼 내가 다시 그자리로 가도 된다면~
눈물 뿐이죠 지친하루 끝에 그대가 없다면~
항상있던 자리에~
그대가 없어 지면 내가 살수 있을지~
아무말 없이 웃어준 그대에게 나 돌아와~
행복해도 된다면~워~
나에 뒤에서 얼마나 힘들었나요
알면서도 난 멀리 있었죠~
세상이 날 힘들게 해 이제야 찾아오는
바보같은 내가 그대에겐 삶의 전부였나요~
전불 잃고 많이 힘들었나요~
-박효신의 바보-
너무 모르고 있죠 이미 떠난 사인데
언젠가 올거란 생각에
마냥 웃고만 있죠
슬픈 상처뿐인데
곁에 있을 거라 믿었죠
걱정돼요 내가 없으면 어느것 하나도
할 수 없던 사람인데
꼭 한번 만날 수 있다면
아직 남겨진 내 맘 전하고 싶은데
내가 부족한가요 당신을 원한 이유로
이렇게 날 외면하려 하나요
단 한번 사랑을 믿어요
볼 수 있다면 나 웃고 살 수 있는데
허나 다른 사랑 찾아가란 말은 말아요
날 버리진 않겠죠
그럴 리 없잖아요 you
부탁해요 곁에 없어도
몸조심하세요 참 힘겨워 했잖아요
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아직 남겨진 내 맘 전하고 싶은데
내가 부족한가요 당신을 원한 이유로
이렇게 날 외면하려 하나요
단 한번 사랑을 믿어요
볼 수 있다면 나 웃고 살 수 있는데
허나 다른 사랑 찾아가란 말은 말아요
날 버리진 않겠죠
그럴 리 없잖아요 you
언젠가 잠시라도 기억 할 수 있다면
난 그걸로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