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심근경색에 취약한 겨울… 튼튼한 집 짓는 까치처럼 단단히 대비를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 까치(The Magpie),
1869년, oil on canvas, 89×130cm,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소장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는 눈 내린 겨울 풍경을 140여 점 그렸다. 눈과 서리가 내는 자연의 변화를 빛의 미각으로 담아냈다. 그림 <까치(The Magpie)>는 1869년에 완성했는데, 모네가 그린 가장 큰 겨울 그림이다. 하얀 눈빛과 엷게 푸른 그림자가 백미다. 까치는 눈 덮인 마을 울타리로 이루어진 대문 위에 홀로 앉아 있다. 갓 내린 눈 위로 햇빛을 받아 그림자가 푸르다. 해서 <까치>는 빛과 유색 그림자가 만들어낸 최고 설경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프랑스 지방의 혹독한 겨울이 인상파 화가의 겨울 풍경 수를 늘렸다는 평이다. 추위가 작품 소재를 늘린 셈이다.
하지만 우리 몸은 추위가 시련으로 작용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 myocardial infarction)*이나 뇌졸중(腦卒中: 뇌신경정신질환: Cerebrovascular disease)* 등 심혈관 질환 발생이 늘어난다. 추위는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관이 좁아진다는 의미다. 혈액의 점도를 높이고 혈압도 올린다. 핏줄 속 피가 굳는 혈전 가능성이 커지고 심장이 모세혈관 구석까지 혈액을 보내는 노동 부담도 커지는 것이다.
추위는 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도 늘린다. 추위로 신체 활동이 줄면서 심혈관 질환 발생 예방 활동도 줄어든다.
가뜩이나 겨울철에는 인플루엔자 독감이나 감기 등 호흡기 감염성 질환이 늘고, 건조하고 찬 공기가 기관지를 자극하여 감염에 취약하게 한다. 관절통의 민감도도 늘어나고, 일조량 감소로 계절성 우울증도 늘어난다. 겨울은 질병에 가장 취약한 계절인 셈이다.
겨울철 심혈관 질환 발생을 줄이려면 다른 계절보다 혈압을 정기적으로 재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가능한 한 햇빛을 많이 쬐고, 신체 활동을 늘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독감과 새 코로나 백신,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두는 게 좋다.
까치는 겨울에 튼실한 집을 짓는다. 그러기에 모네가 겨울 그림에 까치를 올려 놨지 싶다. 여름과 가을을 보내며 고단했던 몸을 보호하고 다가올 봄에 대비해 에너지를 충전하라고 겨울은 있다.
✵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 myocardial infarction)은 협심증과 달리 심장근육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완전히 막혀서 심장근육이 죽어 가는 질환이다. 발생 직후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환자의 1/3은 사망하게 되며, 병원에 도착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혈전이라는 피떡이 갑자기 막으면 심장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 뇌졸중(腦卒中: 뇌신경정신질환: Cerebrovascular disease)이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짐(뇌출혈)으로써 그 부분의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말한다. 뇌졸중은 뇌혈관 질환과 같은 말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중풍'이라는 말로도 불린다.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혈관이 막힘으로써 혈관에 의해 혈액을 공급받던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것인데, 이를 뇌경색(Infarction)이라고 한다. 허혈성 뇌졸중(Iscemic stroke), 경색성 뇌졸중이라고도 불린다. 둘째는 뇌혈관이 터짐으로써 뇌 안에 피가 고여 그 부분의 뇌가 손상당한 것으로, 뇌출혈(Hemorrhage) 또는 출혈성 뇌졸중(Hemorrhagic stroke)이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전자가 후자보다 3배 이상 많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허혈성 뇌졸중이 약 85% 정도로 출혈성 뇌졸중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 수련(Water Lilies) 연작 중.
[출처 및 참고문헌: 조선일보 2023년 11월 30일(목) 김철중 의학전문 기자, Daum·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 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