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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회합이 있고나서 5일이 흘렀다. 타마히코는 이제야 그 일에 대한 결정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바로 오늘이 회합이 있는 날이니까.
타마히코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남자는 언제 봐도 완벽한 모습이었다. 각 잡힌 정장과 시계, 넥타이핀 등 액세서리들이 잘 어울려져 신사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타마히코는 마지막으로 넥타이를 목에 메려는 고용인(雇用人이 아닌 雇傭人)의 시중을 받고 있었다.
당시에는 당황해서 거부감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성을 되찾아 저울질해봤다. 애국심을 지켰을 시 얻을 이익과 저들과 함께해서 얻을 이익을 말이다.
계산해보니 전자보단 후자가 자신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었다. 애국심을 지켰을 시의 자신은 현재와 별반 다를 바 없이 그저 돈 많은 평민 1에 불과하지만, 신 만주 정부 수립에 협력하고 저들의 계획대로 대동아 신질서 수립에 동참한다면? 자신은 한 나라의 개국공신이자 신아시아의 핵심인물이 되는 것이었다.
만주에 세워질 신생국에서는 많은 기회가 자신에게 올 것이다. 철도도 깔고, 도로도 깔고, 건물도 짓고... 그런 데에 필요한 자재와 인력을 납품할 회사도 필요할 것이고.... 개국공신이라면 그런 사업에서 우선 입찰권이 주어질 것이 분명할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만주의 경제권 상당수를 자신의 지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전 아시아로 확대된다면? 타마히코는 순간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아시아 전역에서 얻을 막대한 이익이 숫자로 계산이 안 되었기 때문에. 조선, 지나, 동남아시아, 인도, 태평양, 심지어는 내지... 그 모든 곳에서 엄청난 이득을, 그것도 거의 준(準) 독점적으로 챙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달콤한 유혹과 같았다.
그리하여 타마히코는 선택을 내렸다. 그들과 함께하기로. 대일본제국을 배신한다는 것은 그의 마음에 큰 짐을 지게 하였지만 혼자 도망쳤다가 그들이 들켰을 때, 자신의 이름을 실토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결의엔 그의 ‘친필 서명‘이 적혀있는데다 본 사람도 수두룩 하니 빠져나가긴 여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지켜주던 돈도 아무런 쓸모가 없을거고.
하지만 저들과 함께 한다면 엄청난 이득과 기회가 자신의 손에 쥐어질 것이다. 이전, 지금과는 상상도 불가능할 수준의... 다만 이득 만큼 실패했을 시의 손해도 막대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허나 타마히코는 저번의 회합에서 본 그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저들은 분명 자신의 말을 행동에 옮기고 그에 걸맞는 결과를 만들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자고로 기업인이라면 모험을 해봐야 할 때도 있지 않겠어?
그것이 기업가 정신이니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타마히코는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귀신이라도 있었나?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들과 한 배를 타기로 결심하자 그의 마음 속에 있던 대일본제국을 배신한다는 죄책감 같은 것은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솔직히 조국이란 자신이 택하는거니 말이다. 이미 한번 그런 적도 있고. 다른 점이라면, 지나에서 일본으로 조국을 바꿨을 때는 자신의 취향 때문에 바꾼거지만, 이번엔 이득을 보고 바꾼 것이라는 점이 달랐다.
타마히코 본인도 번벌, 화족들이 정치를 쥐고 있는 꼴을 그리 좋게 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자기 같은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신세대들이 정치를 이끌어야 변화가 생기지. 그들은 죽든 말든 자신이 알 바가 아니었다. 뭐 황가야...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어 구출해오면 그만이다. 그럼 되는거야.
몹시 모순적이고 개연성 0%인 자기합리화지만 타마히코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사장님. 모두 끝났습니다.”
“흠.”
타마히코가 고민에 빠져 있던 와중에 시중을 모두 마친 고용인이 그에게 말했다. 타마히코는 모든 준비가 끝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언제 봐도 깔끔하고 완벽한 모습이었다. 이제 회합이 있을 곳으로 갈 시간이다.
그가 드레스룸에서 나와 현관으로 향하기 위해 복도를 걷던 중 어깨에 비단으로 만든 숄을 걸친 아나스타샤가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이제 나가요?”
타마히코는 아나스타샤의 이마에 쪽 하고 가볍게 키스를 하곤 현관을 나섰다.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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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의 회합에서 맹세가 있었던 후 5일이 지난 6월 9일. 이번에는 여순에 있는 호소카와의 자택에서 회합이 열렸다. 지난번 회합과 차이가 있다면 에스페란토 학습회 회원 8명 및 지난번에 참석했던 기시 노부스케, 아마카스 마사히코, 이시와라 간지 3명 외에 또 다른 참석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관동군 소속 장교인 도이하라 겐지 대좌로. 이번 회합이 만주 출병을 위한 세부 계획안을 짜기 위함이었기에 그가 추가로 참여한 것이다. 첫 번째로 이시와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우리는 자랑스러운 동아의 자식들로서 장학량 세력을 만주에서 구축해내야 하오. 본국에서는 극구 말리고 있지만, 그정도로 우리의 일을 막을 수는 없소이다.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의지'가 중요해진 시점이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사변을 일으킬 확실한 명분... 그리고 수적으로 우세한 장학량 군벌을 확실하게 몰아낼 능력의 확보다, 이 말이오.
그러니 기탄 없이 여러분들의 의견을 말해주기 바라오.“
일행들의 앞에 있는 탁자에는 커다란 만주 지도가 놓여있었고. 그 위에는 두 가지의 말이 놓여있었다. 관동군, 조선군, 김상덕의 마적단 등 아군을 뜻하는 파란색 말, 그리고 적군인 봉천군을 뜻하는 빨간색 말이. 전자는 관동주와 남만주 일대에 집중되어 있었고 후자는 만주 전역에 분포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는 후자가 더 많았다. 하지만 질은 전자가 우세했다. 이시와라의 말을 들은 도이하라는 지도 위에 놓여 있는 파란 말을 이리저리 옮기며 현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했다.
"우선 현재 관동군에서 동원 가능한 병력은 1만 3천명 가량으로 추산되오. 만약 하야시 센주로 각하가 이끄는 조선군 3만 5천명이 합세하고 김 상의 일당까지 합치면 5만 명을 상회하는 병력을 가질 수 있게 되겠지. 질은 우리가 더욱 우세하니 12만 명으로 우리의 2배가 넘지만 오합지졸에 불과한 장학량 세력을 각개격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오만.
싸움에 들어가면 우리가 이길 확률이 높으니 우선 확실한 ’명분‘을 얻을 방법을 고민해보자고 주장하고 싶소만.”
제일 먼저 입을 연 사람은 타마히코였다.
”명분... 명분이라... 음...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관동군 장병 중 몇 명이 중국군으로 위장해 만철 또는 일본인 소유의 방송국, 신문사에 들어가 일본인들을 인질로 잡고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일본에 대한 적대적 논조의 일장연설을 하는겁니다.
그 사건을 일으킨 후 대대적인 가짜뉴스를 뿌려서 중국이 일본을 먼저 건든거로 하면 국제사회도 함부로 중국을 지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후지와라 상. 나쁘지는 않은 계획이오. 어차피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본국에서 '힘을 합쳐' 우리의 계획을 막으려 들지 않을 정도의 명분 뿐이니... 그 정도로도 진출에는 부족함이 없을 거요.
물론 더 좋은 계획이 있다면 그걸 채택해야겠지만.“
타마히코의 계획을 들은 이시와라는 괜찮다는 듯이 동의의 뜻을 밝혔다. 그때 가네다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했다. 그런 가네다를 본 기시가 가네다에게 물었다.
”가네다 상. 무슨 할 말이라도 있습니까?“
”그. 혹시 아편 있습니까?“
”?“
가네다의 말에 모두가 의아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 갑자기 웬 아편? 혹시 아편쟁이(아편중독자)인가 하는 눈치였다. 가네다는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저었다.
”아 내가 피우려는건 아니고. 다 쓸때가 있어서 그럽니다.“
가네다는 지도에 그려진 남만주철도를 손으로 짚으며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관동군 1개 연대를 장학량군으로 위장시키고 김 상의 마적단원 중 몇 명을 위장시켜 서로 싸우게 합시다. 거짓 전투를 벌이는 와중에 만철 소유인 철도를 폭파시킵니다. 동시에 근처에 창고를 하나 세워 아편을 잔뜩 채워놓고 장학량 세력의 건물로 위장하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조사를 나섰을 때. 그 창고를 ’우연히‘ 발견하는거죠. 사람들이 ’아, 장학량군과 마적단이 아편 때문에 서로 싸우다가 철도를 폭파시켰구나.‘라고 생각하도록 말이죠.
그리고 나서 철도 보호를 명목으로 관동군을 밀어 넣어 만주를 평정하면 됩니다.“
”괜찮은 방안이오. 그런데...“
이시와라는 말 끝을 흐리고선 김상덕을 슬쩍 바라보았다.
"이쪽에 있는 동지들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기쁘지만. 자원으로 받을 생각이라 당사자들의 의사를 봐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모으겠습니다.”
김상덕의 말에 이시와라는 ’그럼 됐군.‘이란 표정을 지었다. 이시와라는 손을 짝짝 치며 주목을 끌었다.
“남만주철도 선로 인근에서 가짜 전투와 폭발사건을 벌이고, 폭발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다 근처 창고에서 아편이 대량 발견, 그리하여 남만주철도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것을 출병의 근거로 삼는 안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다들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렇게 결정난 것으로-”
”잠깐만요.“
이시와라가 끝이라는 듯이 말하려던 그 순간. 호소카와가 손을 들어 이시와라의 말을 끊었다.
"괜찮긴 한데. 중좌님. 장작림도 이러한 '폭발 사고'로... '사망'하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그 건에 대해서 우리의 소행이라는 주장이 꽤나 힘을 얻는데. 또 철도 폭발이 일어났을 때, 다시 우리가 범인으로 몰릴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 말에 이시와라, 도이하라를 비롯한 관동군 인사들은 표정이 굳어졌다. 왜냐하면 관동군이 장작림을 죽인 것은 사실이기에. 같은 수법을 사용하면 그만큼 의심을 많이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으음... 듣고 보니 옳은 말 같군. 같은 일이 2번이나, 그것도 비슷한 지점에서 또 일어나면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리고 이러한 관동군 인사들의 반응을 본 다른 이들도 암암리에 떠돌던 ’장작림 암살의 배후는 관동군‘이라는 소문이 헛소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시와라는 굳은 얼굴로 투표를 철회했다. 가네다의 안이 불가능 판정을 받자 다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나쓰메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다른 좋은 안은 없으십니까?”
그 말을 듣고 머리를 검지로 툭툭 두드리며 무언가를 생각하던 도이하라는 목욕할 때 욕조에 들어가자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욕조 속에서 비중의 개념을 얻은 아르키메데스 같은 표정을 하고는 지도를 손으로 흝다 장춘 인근의 한 지점에서 손을 멈췄다.
"요근래 장춘 인근, 만보산...인가...에서 조선인들과 지나인들이 서로 싸우다가 지나인들이 지나 경찰을 불러 우리 측 치안당국과 한창 씨름을 벌인다는 얘기가 돌더군. 이 사태를 조금 더 키워서 좋은 명분으로 써먹을 수도 있지 않겠소?“
도이하라의 말을 들은 호소카와는 ’아 그거.‘라는 표정을 하고선 그 제안에 살을 붙였다.
"수로 공사라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조선인의 편을 들어 공사를 강행하여 지나인들의 분노를 부추겨 지나인 농민들이 공사 현장에서 소요 사태를 벌이게 합시다. 그 과정에서 '만철 직원'을 포함한 몇 명의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호소카와의 말을 들은 도이하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이하라와 호소카와는 서로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계획을 만들어나갔다.
"옳지, 그리고 덤으로 조선에는 지나인들이 조선인을 무참히 도륙했다는 가짜 기사를 싣게 해서 그들이 지나에 악감정을 품게 만드는 거요. 그러면 차후 그 뭐냐... 조선인들이 대동아공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수 있지 않겠소?“
”악감정을 부추겨 조선인들이 화교 밀집지역을 공격하게 하도록 공작을 해야 합니다. 이전에 봉천성 정부가 재만 조선인을 핍박한 적도 있는데다 쇼와 2년(1927년)에 조선 전역에서 반지나 폭동이 일어난 적 있으니 효과가 더욱 좋을겁니다.
이를 이용해 봉천성 정부가 재만 조선인들을 공격하게 만들어 우리가 ’재만 교민 보호’라는 명목으로 출병하는건 어떻겠습니까?“
”마사타케 군. 아주 괜찮은 계획일세. 나중에 지나의 장제스 정권을 평정할 때 조선인들의 반지나 감정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네.
이시와라 상. 어찌 보십니까?“
”괜찮다고 봅니다.“
도이하라와 호소카와의 대화가 끝나자 이시와라는 다시 손뼉을 쳐 주목을 끌었다.
”장춘 인근 만보산에서 벌어지는 조선인과 지나인과의 분쟁을 부추겨 싸움을 벌이게 하고. 이 사건을 침소봉대해 조선에서 대대적인 반지나 운동을 일으켜 조선인들이 재조선 지나인들을 공격하게 만든 후, 이를 지나에 알려 지나 정부가 조선인을 핍박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지나 정부의 조선인에 대한 핍박을 명분삼이 만주로 출병하는 안에 대해선 다들 어떻게 보시오?“
”그래선 안됩니다.“
이시와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부숙경은 제일 먼저 입을 열어 반대했다. 그러자 호소카와는 부숙경에게 물었다.
”그렇습니까? 부 상. 이유가 뭡니까?“
"다만... 그랬다가 만민협화에 누가 생길까 염려됩니다. 저희의 목표가 지나를 식민지화하는 것도 아니고 지나도 동등한 대아혁명의 파트너로서 함께하는 것인데. 그러면 지나인과 조선인도 서로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악감정을 심어주면...“
”대의를 위해서는 ’약간‘의 희생도 필요한 법입니다.“
호소카와는 컵을 들어 물을 마시며 부숙경의 반대를 가볍게 무시했다. 타마히코, 김상덕, 호소카와 등의 찬성을 받아 이 안이 거의 통과될 무렵...
”왜 이렇게 다들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 겁니까?“
이번엔 김필중이 인터셉트를 시전해 투표를 막았다. 이시와라는 슬슬 짜증난다는 듯 퉁명스러운 말투로 김필중에게 물었다.
”그럼 김 상은 이것보다 더욱 훌륭한 대안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김필중은 잠시 흠흠 헛기침을 하여 목을 풀고는 말을 이어갔다.
"이건 어떻습니까? 내지인이 만주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겁니다. 그걸 명분으로 만주에 군대를 파견하는 겁니다. 내지인이 습격당하는 것 만큼 직빵인 명분이 어딨겠습니까?”
그 말에 이시와라는 가슴 한구석에 막혀 있었던 것이 시원하게 뻥 뚫린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효과가 매우 좋긴 할 거요. 특히 우리가 명분을 조작하는 가장 큰 이유가 도쿄를 납득시키기 위해서이니, 내지인이 희생당하는 사건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
그런데, 누굴 희생시킬 거요?“
"고아 한명 정도야 구하기 쉽지 않겠습니까? 취업을 시켜준다고는 말에 만주에 왔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겁니다.“
김필중 다음으로 타마히코는 시가를 피며 넌지시 자신의 안을 내밀었다.
”아님 도쿄나 오사카 시내에서 룸펜(무직/실업자)이나 노숙자 하나 납치해오는게...“
후네스키는 그것보다 더욱 좋은 것이 있다는 듯 손사래를 치고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우리 육전대에 좌천당했답시고 일 안 하고 술만 마시는 대위가 한 명 있소. 그를 죽이는 것은 어떻소? 워낙 행실이 나쁜자라 누구 한 명에게 원한을 샀을 것이라고 하면 해군 내 의심은 없을게요.“
후네스키의 말은 이시와라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누군가? 그런 인간들이 한둘이겠나마는...“
"해군 장교쯤 되는 사람이 죽어야 개입할 명분도 더 서지 않겠습니까? 그 인간이 자주 다니는 술집을 알려드릴테니 그쪽 뒷골목에서 죽이죠“
이시와라는 후네스키의 말에 실소를 짓고는 자조적인 말투로 내밷었다.
"해군이든 육군이든, 어차피 이 황군이라는 조직은 9할 이상의 장교들이 쓸모없는 자들이오. 게다가 군기를 문란케 하고 물자를 착복하기까지 하니, 죽어도 싸지.“
황군이 같은 황군을 욕하는 것이 일본군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것과 같았지만. 그런 것에 크게 의미를 두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괜찮은 희생양을 구하기에 여념이 없었기에.
이시와라의 자아비판(?)이 있고 나서 몇 가지 의견이 더 나왔다. 그때 갑자기 도이하라는 소변이 마려운지 잠시 화장실을 간다고 자리를 비웠다. 도이하라가 방문을 닫고 나가자 이시와라는 기다렸다는 듯 작은 목소리로 다른 이들에게 말했다.
"사실 저 도이하라 대좌라는 사람은 우리의 대의에 도움이 안되오. 여전히 황국이 정신 차리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느림보라고 할 수 있지. 희생양이 필요하다면...”
이시와라는 말을 멈추고 오른손 엄지를 들어 따봉 포즈를 취해 그대로 목에 갖다 대곤 자신의 목을 지익 그었다. 그리고...
“저 자는 어떻소까?”
첫댓글 실제 본편에서 저런 말이 나왔나는 기억도 안나고 그당시도 큰차이 없었던것 같은데.
실제로 저말이 나오고 저도 알았더라면 김상덕은 진심 고아를 이용하자는 말에 격분해 김필중에게 총쏴 갈기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총을 만지작 거리는 정도로 끝내며 위로부터의 혁명을 운운하는 사람들은 다 저딴 마인드냐고 생각했을겁니다.
김상덕은 저때나 후나 성장환경상 위로부터의 혁명같은 사상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으니까요
저 말 본편에서 실제로 나온겁니다(...)
@돈이 곧 진리 그럼 제가 못봤거나 이해를 못해서 그냥 넘어갔나 보네요.
실제로 이후 쿠데타도 가네다가 죽었다는것만 확실히 이해하고 몇개 사건 보고 공산당을 탄압하는걸로 받아들여서(도중에 집안일 한것도 있지만 임팩트와 타이밍 보고 홧김에 저지른거니.
누가 막겠지 했기에 소련 부를 계획까지 세웠더니 걍 무혈혁명 수준이되서 당황했던
+ 어찌보면 저거 넘어간게 다행이네요.
당시 설정상 쌍욕이 가장 나은 수준이었을테니
아직까진 큰 변화가 없군요 ㅋㅋ 차이가 있다면 제안 하나가 스킵된거 정도?
원작과의 큰 변화는 가네다-마사타케 총싸움까진 가야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돈이 곧 진리 무슨일이 벌어지련지...
렌파님 글에선 절 죽인게 있어서 여기서도 분기점중 하나인 제가 타겟 1호 아닌가 하는 생각만...
뭐 쓰는 사람 맘이긴 하죠...
그걸 아직도 기억하십니까.
전 한창 플레이할때도 제분량 말고는 기억이 안났는데
@931117 당연히 모두 기억하진 못하는데, 아나스타샤가 제안 하나에 응수 한 기억이 있으니 그 제안이 뭔지만 알면 충분히 가능하다 싶습니다 ㅎㅎ.
+ 그리고 그 제안이 빠진 이유. 아나스타샤는 여캐, 현재 진행은 남캐. 라 겠더군요.
@dear0904 아 그 뭐냐...뭔말인지 뭔 전개인지 전혀 몰라 제가 자청하려다 통장님이 만류한거요?
딱 그것만 기억합니다.
근데 그건 알아봤으면서 왜 고아를 희생시키자는 건 전혀 못본거지...
@931117 고아 희생 케이스는 시간을 보면 간명합니다. 931117님이 댓글 올린 바로 다음 제안이고, 거기에 이의를 걸어서 판이 바뀌었으므로 못 봐도 이해가 가능합니다.
@dear0904 제가 뭔 댓글을 올렸는지도 모르기에 그부분은 답변 불가...
핑계대는거 아니냐고 하실수도 있겠는데.
진짜 기억이 1도 안나는걸 어떡합니까...오죽하면 만약 제가 별 사고 안터뜨리고 RPG 참여가 가능하다 해도,설사 제가 연재가 가능해도 망설이고 불안해할 상황입니다 이건.
실제로 이후 슈나이더님 연재하는걸 보긴 했는데.재미와는 별개로 댓글 상황을 모르니 본문만으론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더군요.지난번 핵엔딩은 갑툭튀로 보여서 결국 댓글 달아 이게 뭔 상황이냐고 물어보고 말았으니(저같은 경우는 그래서 아예 최대한 본문에 그대로 실었지만 그거야 뭐 개개인 차이니까)
집에서도 기억력이나 잘 안들리는 경우등을 갖고 장난으로라도 뭐라 한적 있는데.
답답합니다 저도.진짜 그러는걸 어떻게 말해야 하는건지.뭐 머릿속이나 귀속을 뜯어내 보여줄수도 없잖습니까.
@931117 김상덕을 가수로 위장시켜 다른 기녀들과 함께 만철 직원들에게 보냈다가 몰살시켜서 명분을 만들자는 제안이요(...)
@돈이 곧 진리 네...그나마 그건 좀 기억이 나는군요...내위주 아님 안되로 보일수도 있을까 불안해 미치겠는데.
제가 관여한 부분만 기억 나는걸 어떡합니까...
다음화는 언제쯤 올라올까 궁금하네요 ㅋㅋ 보통은 독촉 안하지만 독촉 받은적 있으니 해도 무죄(?)
전 진짜로 독촉받은적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