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지놈프로젝트는 단순히 염기서열이란 인체 설계도가 그려진 암호문을 확보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이 지닌 의미를 캐고 해독하는 작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생명의 기원, 개체 발생, 종의 진화라는 생명현상의 수수께끼를 풀고 의학, 약학, 농학 등 인간 생존과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실용적 가치를 현실화하는 엄청난 작업이 우리 앞에 남아 있다. 지도화된 지놈의 기능을 밝히고, 개체간의 특성을 비교분석하는 작업은 범인류적 동참이 요구되는 사업이다. 30억개의 염기가 모두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며, 그중 인간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종류는 약 10만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9만개 이상의 단백질의 기능이 아직 밝혀져 있지 않았다. 따라서 인간지놈 프로젝트의 완료후, 즉 인간지놈의 전체 염기서열 결정이 완료된 후의 나아갈 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기능유전체학(functional genomics)으로 유전자의 발굴 및 기능연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교유전체학(comparative genomics)으로 인간의 표준 염기 서열 결과를 바탕으로 인종, 질병의 발병, 의약품에 대한 개개인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다.
기능유전체학(Functional Genomics)
1999년 12월 1일 영국 BBC방송은 선진 5개국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22번 염색체지도를 성공적으로 작성했다고 보도하였다. 22번 염색체는 23쌍의 염색체중에서는 가장 작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결함이 생기면 광범위한 질병과 기증장애를 유발하는 유전자들이 가득 들어 있다. 이 염색체는 인간의 면역체계에 관여하고 있고, 선처성 심장병, 정신 기능 장애, 그리고 백혈병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유전자의 배열과 구조 등 외형적인 것을 파악했을 뿐이다. 즉 이 유전자가 가지고 있는 기능은 대부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22번 염색체 지도작성을 위한 국제 작업을 지휘한 영국의 생거센터(Sanger center)의 이언 던햄 박사는 "이제부터 할 일은 발견된 유전자들의 기능을 알아내고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 지식의 단절된 부분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의 기능을 알아내는 방법으로는 생물학적 접근법과 생화학적 접근법이 있다. 생물학적 접근법은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모델 동물로부터 특정 유전자를 제거해 생리작용이 변화하는 상태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하여 어떤 유전자가 질병의 원인인지를 알아낼 수가 있다. 인간과 유전자구조가 비슷한 동물들로부터 얻은 자료가 인간의 유전자질환의 원인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의학계는 벌써 술렁이고 있다.
이에 비하여 생화학적인 접근법은 이미 알고 있는 유전정보로부터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를 추적하고 그 구조와 기능을 밝혀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세포의 여러 소기관을 인공적으로 조립할 수 있고, 나아가서 인체의 모든 생체부품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져 상품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인간의 경우 현재까지 밝혀진 10만여개의 단백질 가운데 기능이 제대로 알려진 것은 9,000여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9만개가 넘는 나머지 단백질의 기능을 파악하는 것이 지금 생명과학자들의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다.
기능유전체학은 유전자와 유전자 산물의 기능에 관한 연구로 유전자가 발굴되어야 하는데, 임의적으로 전체 cDNA를 분리하여 염기서열을 결정하거나 중요한 유전자의 발굴을 위하여 기능이 잘못된 동물로부터 관련유전자를 분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지놈의 전체 염기서열을 얻음으로써 약 10만개로 추정되는 인간의 모든 유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인간지놈은 다른 모델 생명체의 유전체보다 훨씬 복잡하며, 유전자로 추정되는 부분은 전체의 2%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다가 거의 모든 유전자가 엑손(exon)과 인트론(intron)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놈 DNA의 염기서열 결과로부터 유전자를 발굴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Exon trapping과 direct cDNA selection으로 유전자를 찾을 수 있고, 혹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지놈의 염기서열부터 유전자의 존재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나 어떤 방법을 이용하더라도 완벽하지 않으며, 설사 유전자를 찾았다 하더라도 그 유전자에서 여러 개의 전사물이 생성되는 경우 그 모든 전사물의 발굴이 어렵다. 따라서 아무리 인간지놈의 전체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발현되는 유전자를 찾는 cDNA 프로젝트의 도움 없이는 모든 유전자의 발굴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인체의 완전한 cDNA 발굴 및 염기서열 결정에 주력하고 있다.
눈부신 분자생물학의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cDNA 프로젝트의 문제점은 시료확보 및 방법에 모두 존재한다. 우선 인체 조직에서 발현되는 전사물을 얻은후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를 이용하여 cDNA를 합성하기 때문에 구하기 어려운 조직이나 혹은 특정조직에서 발생과정 중에 잠시 발현되는 유전자의 발굴은 어렵다. 게다가 cDNA합성은 RNA분리, 클로닝 벡터(clining vector) 및 고열에 안전한 역전사효소 등 여러 단계에 의존하므로 길이가 긴 전사물의 완전한 cDNA 합성효율이 낮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현재 우선 크기가 작은 인체 cDNA 발굴 및 염기서열의 결정에 주력하고 있다.
인체뿐 아니라 지놈의 구조가 복잡한 동물의 유전자 발굴은 지놈 전체의 염기서열에만 의존할 수 없고, 발현유전자 발굴을 목표로 하는 cDNA 프로젝트와 병행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무작위적인 cDNA염기서열 결정 및 유전자 발굴방법은 유전자 목록을 작성하는데는 유용하나 기능연구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일부에서는 포유류 생물학의 중요한 유전자를 발굴 동정하기 위하여 쥐, 초파리, zebrafish에 화학적 돌연변이(genome-wide saturation mutagenesis)를 일으키고, 이들 돌연변이 동물의 결함 관련유전자를 위치적 클로닝(positional cloning)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이 방법으로 진행된 가장 좋은 예는 zebrafish의 ENU를 이용한 돌연변이 양산으로 zebrafish연구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초파리와 쥐에도 이 방법으로 돌연변이를 양산하는 일이 시도되고 있다.
모든 유전자를 얻게 되면 그 다음은 각각의 기능을 연구할 차례이다. 유전자의 기능연구는 곧 생물학 자체로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하는데, 크게 나누면 여러 상황에서 유전자의 발현양상을 DNA 칩을 이용하여 대단위로 비교분석하거나 생물체 생물학으로 인간보다 단순한 모델 생명체를 이용하여 유전자 돌연변이 혹은 소실된 생명체를 만들어 그 표현형을 분석함으로써 생명체내에서의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는 것이다. 전자는 생리적 유전체학(physiological genomics) 으로 조직이나 기관의 생리학적 상태의 기능 연구로 정상과 질병상태에서의 유전자의 역할을 조사하는 것으로 예로 미국 정부의 CGAP(Cancer Genome Anatomy Project)과 BMAP(Brain Molecular Anatomy Project)를 들 수 있다. 이들 프로젝트의 두 가지 결정적인 공통 요인은 유전자 발굴과 유전자 발현양상 조사이다.
유전자 발굴(gene discovery)은 정상과 암조직(CGAP), 성인과 발달과정에 있는 뇌의 여러 부위에서(BMAP) 발현하는 모든 유전자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cDNA library 구축, 3'와 5' EST sequencing과 EST clone들을 중복되지 않는 유일한 클론으로 clustering 하여 주어진 조직에서 발현되는 단일유전자의 목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유전자 발현 양상을 결정하고 발생, 전이 및 다른 병리 상태에서의 유전자 발현윤곽(profile)의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다. Laser-Capture Microscopy, cDNA microarray, 대단위 염기서열 결정기술은 이들 프로젝트의 진행을 돕는데, 모두 중요한 도구이며, 기술이다. 이들 연구를 통하여 약 10만개에 달하는 인간유전자 각각의 기능은 상세히 알 수 없어도 화학의 주기율표와 같이 인간 유전자의 분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cDNA microarray 기술의 발전으로 효모 뿐아니라 인간의 암 진단에 이 방법을 적용하는 시도가 이미 있었고, 현재 이 기술의 문제점이 해결되는 대로 이들 분류는 질병의 예후를 예측하거나 치료방법을 선택하는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비교유전체학(Comparative genomics)
인간지놈의 전체 염기서열이 결정되면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비교유전체학(comparative genomics)으로 표준염기서열 결과를 바탕으로 인종, 질병발병, 의약품에 대한 개개인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다. 유전학의 최고의 목표는 표현형이 다른 것을 DNA상의 차이와 연결하는 것이다. 즉 사람마다 모습이 다른 것은 어떤 유전자 때문인가? 또한 각종 유전병들은 어떻게 발생하고 유전되며, 장수하는 집안과 단명하는 집안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질환은 약 5,000여종에 이르지만 그 중에서 관련유전자가 분명히 밝혀진 것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대부분은 유전성향은 의심되지만 관련유전자가 여러 개이거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환들이다. 어떻게 생명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 요즘에도 아직 그렇게 모호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을까? 그것은 생물학의 중요한 기본 개념인 중복성과 다양성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97년 9월에 4.6Mb에 이르는 대장균(E. coli) 지놈의 전체 염기서열이 밝혀졌다. 비교적 단순한 미생물인 대장균에는 모두 4,288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그 중 38%는 그 기능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유전자를 찾는 것보다 그 기능을 밝히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어쨌든 적게는 4,000여 개의 유전자로도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인간에게는 10만개나 되는 유전자가 필요한 것일까? 그 뿐이 아니다. 고등생물에는 한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가 여러 개 존재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를 중복성이라 한다. 또한 한 유전자가 여러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는데 이를 다양성이라 한다. 그러면 한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도 그 기능을 다른 유전자들이 떠맡게 된다. 생명체는 자연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가 여러 가지라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며, 그래서 유전자를 모두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현재까지 유전질환과 관련되는 유전자를 찾는 방법은 두 가지로 기능적 클로닝(functional cloning)과 위치적 클로닝(positional cloning)이 있는데 전자는 질환 유전자의 기능을 예측하고 유전자를 발굴하는 것이고, 후자는 질환유전자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이 전 염색체에 존재하고 멘델유전하는 개인 구별이 가능할 정도로 다양성을 가진 지표(polymorphic maker)를 이용하여 관련 유전자의 대략적 위치를 찾아내고 그 부위에 존재하는 여러 유전자를 각각 분리한 후 돌연변이 여부를 분석조사하여 질병유전자를 찾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발굴된 유전질환 유전자는 대개 위치적 클로닝 방법을 이용하였고, 따라서 유전자가 발굴되었더라도 그 기능에 관한 정보가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위치적 클로닝에 사용한 표지(marker)를 유전적 표지(genetic marker)라하고, 이들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를 유전적 지도(genetic map)라 하는데 현재 가장 최근에 발표된 지도는 5,264개의 미세위성(microsatellite) 지표를 이용하였으며, 평균 간격은 1.6cM으로 상당히 자세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세위성 지표는 특정부위에 존재하는 두 개의 염기의 반복수의 다양성으로 개인을 구별하는 것으로, 그 빈도 및 안정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시료 DNA를 각 지표로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하고 그 산물의 크기를 비교분석하여 개인을 구별한다.
최근에는 DNA 칩 기술이 개발되어 이를 이용한 돌연변이 유전형분석과 다양성 발굴이 가능한데, 유전자 발현을 조사하는 cDNA microarray와는 달리 genotyping chip이라 한다. 원리는 cDNA microarray와 유사하게 핵산의 hybridization에 의존하며 다양성 발굴에 이용되는 genotyping chip은 1,28cm2 단위 면적에 25 mer 크기의 oligonucleotide를 고밀도(400,000개)로 놓고 분석할 유전체의 DNA로 hybridization하여 염기서열 변이를 발굴한다. 고등동물 지놈의 복합성 때문에 cDNA와는 hybridization 역학이 달라 지놈 DNA를 그대로 이용하려면 보다 나은 기술의 발전이 요구된다. 더욱이 반복되는 두 염기의 수가 다른 미세위성 표지를 칩에 얹어 분석할 수 없으므로 DNA chip이 개발된 이후 단일 염기 다형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염기서열 변이는 모든 유전체에 존재하는데 인간지놈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다형성(polymorphysm)은 단일염기변이(single nucleotide polymorphysm; SNP)라고 불리운다. 유전적 요소는 모든 인간의 질병과도 연관되는데, 질병에 대한 저항성, 민감성 및 질병의 정도가 다르다. 그러므로 DNA sequencing을 통하여 밝혀진 염기의 차이를 유전자의 기능적인 이해가 가능하다면 질병의 진단(diagnosis), 처방(treatment) 및 예방(prevention)이 가능할 것이다.
단일염기변이란 한 개 또는 몇 십개의 염기순서가 다른 것으로 개개인의 모든 차이를 만드는 원인이다. 인간의 경우 단일염기변이는 대략 1,000 염기쌍 마다 하나씩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현재 인간지놈프로젝트에서 연구하고 있는 몇 명의 선택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분석이지 사람간 대립유전자(allele)의 차이나 반복수(repeating number)의 차이를 고려하고 인종간의 차이를 고려한다면 이보다 더 높은 변이를 가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100-500 염기쌍에서 유전자다형성(genetic polymorphysm)이 발생할 수 있다.
단일염기변이는 그 빈도가 높고 안정하며, 지놈전체에 골고루 잘 분포되어 있어 자동화로 대단위 발굴이 가능하다. 단일염기변이는 발현되는 유전자뿐 아니라 유전자가 아닌 부위에도 존재하는데, 유전자의 단일염기변이를 cSNP(coding SNP)이라 한다. 유전자의 cSNP를 기능과 관련지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유용하지만 유전자에 따라 SNP의 수가 몇에서 몇 백개까지 존재하기도 하고, 변이에 따라 단백질 산물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아닌 것이 있으므로 그 구별이 어렵다.
인간 유전자 약 200개 cSNP 발굴논문에 의하면 cSNP를 이용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한 유전자는 진화적으로 selection pressure를 견딘 만큼 cSNP 발굴보다는 전체 지놈에 일정간격으로 존재하는 단일염기변이를 발굴하여 더욱 촘촘한 지도를 작성하면 인간 지놈에서 개개인의 차이를 발견하기 위한 유용한 단일 염기차원의 유전적 표지로서 genome-wide association study에 이용되어 복합형질인 암, 당뇨, 정신질환 등 질병관련 유전자 발굴에 사용될 뿐아니라 학제간 연구를 통하여 유전적 변이와 의약품에 대한 개개인의 차이를 예견하는데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미국 MIT의 화이트헤드(Whitehead) 연구소의 에릭 랜더(Eric Lander)박사팀으로 이미 인간지놈 전체에 3,000여 개의 단일염기변이를 발굴하고, 2,000여 개의 단일염기변이지표로 이루어진 유전적 지도도 작성 발표하였다. 일찍이 DNA 염기서열변이에 관한 정보가 질병의 분석, 진단, 치료 및 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인지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98년부터 3년간 100,000개의 단일염기변이발굴을 목표로 3,000만 달러를 투자하였고, 99년 4월에는 전세계 유수한 제약회사 10개가 단일염기변이 컨소시엄(TSC)을 구성하여 다음 2년간 300,000개의 단일염기변이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인간 지놈 염기서열 결정의 완성을 앞두고 그 결과가 가져올 파급효과를 몇 가지로 나누어 예측해 보면
첫째,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며, 자손에게 유전되는 유전질환들의 경우 유전자 검색을 통하여 이상 유전자의 보유여부를 미리 알아내어 자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유전병의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태아와 신생아의 유전자 검색을 통하여 초기에 유전자의 이상여부를 조사하여 가능한 한 유전병을 예방하고, 장래에 일어날 상황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전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질환들도 그 보인자를 검색하여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5,000여 가지의 유전질환중 검색가능한 유전질환의 수는 아직 100가지를 넘지 않지만, 인간지놈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검색 가능한 질환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들이 다수인 경우(중복성)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에는 관련 유전자만으로는 질병의 발병시기와 증상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럴 때 모든 유전자의 성향을 살펴보는 전체 지놈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로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인간의 표준 염기서열 결과를 바탕으로 인종, 질병발병, 의약품에 대한 개개인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이다.
셋째로 21세기는 지놈 서열연구에 이어 본격적으로 지놈 기능연구가 활발해져서 의료 및 산업분야 응용에 기여할 것이다. 인간지놈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신기술과 새로운 정보를 접목한 대단위 유전자 검색이 가능하게 되어 머지 않아 사람마다 각각 유전자 신분증을 소지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배우자도 앞으로 태어날 아이가 유전병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약리유전체학(Pharmacogenomics)
단일염기변이를 발굴하는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1996년까지만 해도 이름이 없었던 약리유전체학(pharmacogenomics)이 요즈음 생명공학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약리유전체학은 약물학(pharmaceuticals)과 신기술인 유전체학(genomics)이 결합한 학문으로, 개인의 유전성향이 여러 의약품에 대한 신체의 반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마다 키, 피부와 머리 색깔, 성격, 병에 대한 감수성 등이 분명하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의약품의 대사와 반응 역시 환자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차이는 대개 유전적 성향 때문에 발생한다. 그렇다면 환자가 어떤 약의 효과를 볼 것인지 또는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유전적 요인들을 이해하면 투약전에 이런 반응들을 예견할 수 있는 임상 검사를 개발할 수 있다. 약리유전체학은 의약품들이 개개인의 조건에 꼭 맞고, 각 개인자신의 유전적 조성에 적합한 것이 되도록 한다. 환경, 식이, 연령, 생활방식 및 건강상태 등 모든 것이 개인의 약물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의 유전적 조성에 대한 이해는 고효능과 안정성을 가진 개인화된 맞춤 의약품을 만들어내는데 핵심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약리유전체학 연구의 장점은 분명하다. 우선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좋을 지 알기 위하여 여러 복잡한 검사들을 거치지 않고도 가장 적절한 약을 즉시 처방함으로써 환자가 빨리 회복될 수 있다. 이 때 의료비도 물론 절감된다. 따라서 굴지의 제약회사들이 더 나은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약리유전체학의 잠재력에 흥분돼 있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파리에 위치한 한 지놈 전문회사(Genset)는 특정 의약품에 대하여 반응의 차이를 보이는 사람들의 DNA 염기서열을 비교할 수 있는 인간 지놈지도를 작성한 바 있다.
약리유전체학의 기대효과
● 더욱 강력한 의약품
제약회사들은 유전자와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 효소 및 RNA 분자에 근거하여 의약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의약품의 발견을 촉진시키고, 제약회사들이 특이 질병에 대하여 더욱 표적화된 치료법을 만들도록 해 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확성은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킬 뿐만 아니라 인접한 건강한 세포들의 손상도 줄일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 더 좋고, 안전한 의약품
환자와 의약품을 맞추는 전통적인 시행착오적 방법 대신에 의사들은 환자의 유전프로필을 분석하고 처음부터 환자에게 가장 유용한 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합당한 의약품을 찾아내기 위하여 어림짐작으로 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회복시간을 빠르게 하고, 부작용의 가능성을 배제시킴으로써 안정성은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 적절한 약품용량의 정확한 결정
최근의 체중이나 나이에 근거하여 용량을 결정하는 조제방법은 신체가 약물에 얼마나 잘 반응하고 약물이 대사화되는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등에 관한 개인의 유전학에 근거한 용량결정법으로 대체될 것이다.
● 진보된 질병의 검사
개인의 유전코드를 알게 되면 보다 적합한 생활양식을 만들어주고 어린 시기에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서 유전질병의 심각성을 피하게 하든지 그 정도를 완화시켜 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특정 질병의 감수성에 대한 진보된 지식은 주의 깊은 관찰을 가능하게 하고,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단계에서 처치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 더 좋은 백신의 개발
DNA든지 RNA든지 간에 유전물질로 만든 백신들은 위험성이 배제되어 백신들의 유용성을 보장한다. 그러한 백신들은 면역체계를 활성화하여 감염이 일어날 수 없도록 할 것이다. 그러한 백신들은 가격도 비싸지 않으며, 안정적이며, 보관이 쉽고, 한번에 여러 계통의 병원(pathogen)을 퇴치할 수 있도록 제조되어질 것이다.
● 약품발견과 허가과정의 개선
제약회사들은 지놈표적화를 이용하여 더욱 쉽게 잠재적인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 실용화되지 못한 의약품들은 그에 맞는 집단과 연결되어 새로이 부활될 것이다. 제약허가과정은 최고의 성공도를 제공하는 특정 유전 집단군을 표적으로 하는 시험으로 촉진될 것이다. 임상시험은 의약품에 반응가능한 사람들만을 표적으로 하게됨에 의하여 그 비용과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 건강관리비용의 절감
약물 부작용의 수, 실패한 약물시험의 수, 약품허가를 얻기 위하여 소요된 시간, 환자들의 약물치료 기간, 효과적인 치료를 위하여 환자들이 받았던 약물치료방법의 종류, 신체에 대한 질병의 영향 및 가능한 약물표적의 범위의 개선은 건강관리 비용의 순수한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단세포동물인 아메바의 DNA는 인간보다 크다. 기능과 자료의 양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유전학 패러닥스이다. 그러므로 30억개가 넘는 유전정보중에서 생명현상에 필수적인 유전정보를 찾아내어 기능과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 생물정보의 핵심이다. 방대한 유전정보를 통계적으로 비교.분석.종합할 수 있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 생명현상을 풀어갈 수 있는 핵심수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