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선거는 4년마다 있습니다. 선거일은 언제나 그해 11월의 첫번째 월요일이 지난 뒤 첫 화요일이 됩니다. 따라서 올해는 11월2일이지요. 대통령은 연임에 제한이 있어 두번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2000년 대선에서 당선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거지요.
선거일을 그렇게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1845년 미 의회가 내린 결정으로,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11월 초로 잡은 것은 너무 늦추면 눈 때문에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기 힘들고, 너무 앞당기면 농사에 지장을 줄까 우려했기 때문이랍니다. 굳이 화요일로 정한 데는 더한 사연이 있습니다. 일요일을 포함한 주말은 교회 출석 등으로 아예 배제됐기 때문이고 월요일과 금요일은 각각 한 주의 첫 날과 마지막 날이라 빠졌습니다. 목요일은 독립 이전 압제를 폈던 영국의 선거일이라 피했다고 하네요.
그 결과 남은 화요일과 수요일 중 의원들이 화요일로 낙점했답니다. 여기에 매월 초하루는 회계처리 때문에 바쁘다는 당시 사정을 감안해 피하다 보니, ‘첫 월요일 다음의 화요일’ 이란 복잡한 규정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대통령은 어떻게 뽑나요?
대통령은 우리처럼 국민이 직접 뽑지 않고,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출 방식으로 뽑습니다. 선거인단 총원은 538명입니다. 따라서 국민들의 경우 실제로는 각 정당이 내세운 대통령 선거인단후보에 대해 투표를 하는 식으로 의사를 표시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1787년 미국 헌법 제정 당시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자는 직접투표 방식과 의회에서 선출하자는 간접투표 방식이 맞서 절충안으로 나온 것입니다.
11월 첫째주 화요일에 각 주별로 대통령선거인단이 뽑히고 나면 이들이 12월 둘째주 수요일이나 다음 월요일에 대통령후보를 선출하게 됩니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한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만약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득표 순위 3위까지의 명단이 연방 하원에 보내지고 다음해 1월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됩니다.
선거인단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주별로는 하원의원(인구 비례에 따라 할당) 수에 상원(각주마다 2명) 수를 더한 만큼 할당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상원 100명과 하원 435명에 워싱턴 DC의 3명을 더한 538명이 됩니다. 이 방식은 작은 주에 유리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가령 캘리포니아주는 실제 미국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의 10%에 해당하는 55표만 갖습니다.
반면 인구 비례로는 0.18%밖에 안되는 와이오밍주는 0.56%에 해당하는 3표를 갖게 되지요. 아무튼 각 정당은 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을 놓고 치열한 득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것이지요. 선거인단 후보는 각 정당별로 주 정당의 지도부에 의해서 선정되고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정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합니다.
‘승자 독식 제도’란 무엇입니까?
득표수에 따라 선거인단을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정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상원의원 2명에 하원의원 52명의 숫자를 합친 54명의 선거인단을 뽑게 되는데, 이 때 민주당이 한 표라도 더 얻으면 54명 전체 선거인단이 민주당의 몫이 됩니다.
이 때문에 총 득표수와 선거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그런 결과가 빚어졌지요. 공화당의 부시는 민주당 고어에 승리했지만 실제 득표수는 적었습니다.
선거인단의 투표가 주민 의사가 달라질 가능성은 없나요?
선거인단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히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에 따라 어느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 선거일에 당선이 될 지는 이미 판가름이 나는 것이지요.
선거인단을 뽑기 위한 대의원 선출 과정은?
주별로 당원대회(코커스)나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통해 뽑습니다. 첫 코커스는 아이오와주에서 열리는데 이번엔 1월19일 열렸습니다. 뉴햄프셔에서 시작되는 예비선거는 올해 1월27일 있었습니다.
주별로 당원대회·예비선거에서 뽑힌 대표단은 여름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선출하게 됩니다. 대표단으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최종 지명을 받게 되지요. 주별 예비선거나 당원대회가 몰려있는, 따라서 승부의 분수령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날이 2월3일(미니 수퍼 화요일)과 3월2일(수퍼 화요일)입니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은 무언가요?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은 최근 몇년간 ‘테러와의 전쟁’의 기치를 높이 들어 왔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그는 이 국가적 의제에 매진해 미국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늘 선거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는 부시에게 한결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그는 선거자금에 있어서도 민주당에 비해 한결 넉넉한 상태입니다.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안보 우려에 공감을 표시하되, 부시의 호전적 태도와 일방주의 정책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라크전의 주된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내지 못한 점과 이라크의 계속된 치안 불안 등을 선거 쟁점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의 주 방위군 복무 진위 시비와 케리 후보의 반전 활동 논란 등 ‘병풍’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선거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연초부터 예비선거 열기가 불을 뿜으면서 지금의 추세로는 민주당의 경우 3월까지 후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공화당은 물론 현재 대통령인 부시가 후보로 나서게 될 것입니다. 여름에 각 당별로 후보를 뽑기 위한 형식적인 전당대회가 열리지요.
전당 대회는 민주당의 경우 7월26부터 29일까지 보스턴에서, 공화당은 8월 30일부터 9월2일까지 뉴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그 후 9월 30일, 10월 8일과 13일, 세 차례에 걸쳐 후보간 토론이 있습니다. 최종 투표는 11월 2일(화요일)입니다. 여기서 이긴 사람이 2005년 1월20일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게 되지요.
이번 선거는 어떤 선거인가요?
제44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입니다. 미국은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부터 현재 43대 부시 대통령까지 모두 42명의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역대 대통령의 숫자와 대수가 다른 것은 제 22대 대통령을 지낸 클리블랜드 대통령이 제24대 대통령에 다시 당선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회 선거도 함께 치른다던데.
미국의 의원 선거도 매2년마다 대통령 선거일과 같은 11월 첫째주 화요일에 치릅니다.
연방 의회는 우리와 달리 양원제이기 때문에 상원과 하원의 선거를 별도로 갖습니다. 6년 임기인 상원의원은 총원 100명 중 2년마다 3분의1씩 ‘물갈이’를 합니다. 미국 정치체제 특유의 견제와 균형 원칙에 따른 것이지요. 올해도 34석을 새로 뽑습니다. 총원이 435명인 하원의 경우 2년마다 다시 선거를 치릅니다.
상원보다 더 자주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한 것이지요. 결국 미국은 2년에 한번씩 11월에 연방 차원의 선거를 하는 셈입니다. 한번은 하원의원 선거와 상원의원 3분의 1 선거를, 다음 한번은 여기에 대통령선거까지 더해지는 거지요. 대통령선거 사이에 치러지는 앞의 선거를 중간 선거라고 합니다. 따라서 올해는 11월 2일에 대통령선거뿐 아니라 하원의원 선거와 상원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르게 됩니다.
미국은 왜 양원제인가요?
양원제는 미국의 건국 과정에서 주의 대표성에 관한 큰 주와 작은 주간의 대타협의 산물로 탄생한 것이지요. 즉 각 주는 상원에서 인구(크기)와 상관없이 2명의 대표를 보냄으로써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 반면, 하원에서는 인구비례로 의원을 선출함으로써 대표성의 차이를 인정한 것입니다.
상원의원은 주단위 또는 전국적 이익을 대변하게 돼 있는데다, 임기가 길어 장기적 관점에서 의정 활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 반면 하원의원은 보다 작은 지역구를 대표하고, 2년이라는 짧은 임기 때문에 지역구민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데다 재선의 부담 때문에 대체로 지역구나 소속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데 주력하게 됩니다.
이번 의회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현재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1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48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하고 있지요. 공화당은 다수를 보다 확고히 하려 합니다. 현재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주마저도 탈환하겠다는 각오지요. 하지만 접전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이 435석 중 229석을 차지,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05석, 무소속 1석이지요. 여기서도 공화당은 계속 다수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만약 공화당이 대선은 물론 상·하원에서도 이기면 집권 기반이 더욱 튼튼해 질 것임은 물론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 차이는 무엇인가요?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연방정부 축소와 주정부의 권한 증대, 개인의 자유와 경제활동의 확대를 기본노선으로 합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연방정부의 역할증대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 소득재분배와 시민권 보장을 옹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낙태에 대해 민주당은 여성의 결정권을 지지하는 반면, 공화당은 종교·윤리적 관점에서 불법화를 주장합니다.
총기규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찬성, 공화당은 반대하고, 동성애에 있서도 민주당은 관용적인 반면 공화당은 부정적입니다. 대외정책에 있어서도 공화당이 힘의 우위에 기반한 현실주의를 강조한다면, 민주당은 대화와 협력에 의한 이상주의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 당의 지지기반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공화당은 미국내 다수파인 백인과 기독교인 그리고 대기업이 주요 지지기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초기 지지기반은 주로 남부의 백인, 변방의 정착민들, 도시 근로자들,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었지만 지금은 흑인·히스패닉 등 소수민족과 여성·가톨릭·중소기업·노동조합 등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당의 정책이나 지지기반은 역사적으로 변화가 있었습니다. 원래 공화당은, 링컨 대통령 당시 노예해방전쟁을 주도했을 정도로 흑인들의 자유와 투표권을 지지하는 정당이었지요. 당시 공화당은 대기업에 반대하고 강한 연방정부를 선호했을 뿐만 아니라 독점을 깨기 위한 반트러스트법을 지지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개별 주의 권리를 지지했으며 노예해방에 적극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흑인들과 여성들 중에 공화당 지지자가 오히려 많았지요.
예비선거와 코커스란?
미국 대선에서는 2월에서 6월에 걸쳐 각 주별, 각 당별로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대통령후보를 공언한 대의원을 선출합니다. 여기서 뽑힌 대의원들이 여름 각 당별로 전당대회에 모여 대통령후보를 공식 선출하게 되지요.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 방식에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와 코커스(후보지명 당원대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현재 약 40개의 주에서는 예비선거 방식을 나머지 주에서는 코커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예비선거는 유권자가 직접투표의 방식에 의해 대의원을 선출하는 것으로, 당원만이 투표할 수 있는 ‘폐쇄적 예비선거’와 유권자가 등록만 하면 누구나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정당의 예비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개적 예비선거’ 두 가지로 나뉩니다. 대통령후보에게 대의원을 할당하는 방식도 주에 따라 득표 비율별로 배분하거나 최다득표 후보가 주의 전체 대의원을 독식하는 등 주마다 규정이 다르답니다.
전당대회란?
전당대회는 예비선거나 코커스를 통해 뽑힌 대의원들이 모여 대통령후보를 공식 결정하는 행사입니다. 4년에 한번씩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에 열리게 되지요. 전당대회에서는 대통령후보가 러닝메이트가 될 부통령후보도 지명하고 당의 강령을 채택하기도 합니다. 보통 7월말에 야당이 먼저 열고 8월에 여당이 열게 되지요. 올해에는 민주당의 경우 7월26부터 29일까지 보스턴에서, 공화당은 8월 30일부터 9월2일까지 뉴욕에서 전당대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미국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이외에 또 어떤 정당들이 있나요?
역사적으로는 수백 개의 소수 정당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곤 했습니다. 이념 정당으로는 공산당·사회당·사회주의 노동당·개혁당·진보당 등이 있었고, 특정 이슈를 앞세운 녹색당·채식주의자당·금주당(禁酒)당·가족가치당, 심지어 미국 나치당 등도 있었습니다.
역대 대선에서 제3의 정당이 돌풍을 일으킨 적도 있지요. 개혁당은 1992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억만 장자 로스 페로가 1995년에 만든 당입니다. 1998년 11월 선거에서는 전 레스링 선수였던 제시 벤추라가 이 당 후보로 나와 미네소타 주지사에 당선되기도 했지요. 2000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출신의 뷰캐넌이 이 당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녹색당의 랠프 네이더 역시 1996년과 2000년 대선에 잇따라 출마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이외 제3의 후보가 없나요?
양당 후보에 가려서 그렇지 제3의 후보는 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비자 운동가 출신의 랠프 네이더(Nader)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출마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2000년 선거에도 나와서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지요. 진보 성향의 그가 고어 후보의 지지표를 뺏아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화당 부시에게 대통령직을 상납했다는 거지요.
하지만 네이더는 자신의 목적은 주요 이슈에 대해 기존의 양대 정당에 공히 맞서 싸우는 것이었으며, 만약 자신이 출마하지 않았더라도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편도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수했습니다.
미국 정치에서 제 3당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첫째는 소선거구제를 들 수 있습니다. 즉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을 뽑는 다수결 대표제는 구조적으로 군소정당이 의석을 차지하기 힘들게 돼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현실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투표를 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둘째, 승자독식제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선은 각 주별로 치러지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정당이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전원을 독식하게 되어 있습니다.
1992년 개혁당의 로스 페로 후보가 전체 국민들로부터는 18.9%의 득표를 했지만 선거인단은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셋째, 한번에 너무 많은 선거를 동시에 치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한 선거에서 연방과 주, 지방의 선출직 등을 한꺼번에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립하는 후보들을 앞에 두고 유권자들은 그냥 알기 쉽게 양당 중심으로 투표하려들기 마련인 거지요.
미국 시민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미국 시민은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과거 21세에서 18세로 낮춰진 것은 1971년 월남전이 한창이던 때, 당시 반전운동으로 분출된 젊은 학생들의 정치적 요구를 투표를 통해 정치권에 흡수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피선거권의 경우 대통령은 35세의 연령 규정과 14년의 주거 규정 외에 출생 시 또는 본 헌법 제정시의 합중국 시민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상원의원의 경우에는 30세의 연령 규정과 9년의 거주규정을 두고 있으며, 하원의원은 25세의 연령규정과 7년의 거주 규정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정치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모으나요?
미국 정치인의 경우 주로 지지자들로부터의 헌금에 의존합니다. 그 외에 정치활동위원회(PAC)나 정당의 기부, 공공 기금 등이 있습니다. 정치활동위원회의 기부는 대부분 이익단체로부터의 기부를 말합니다. 이익단체가 정치자금 기부나 연방선거 참여를 원할 때에는 연방선거운동법에 의해 반드시 정치활동위원회를 결성해야 하지요. 선거에 나선 후보는 전국 및 주정당위원회로부터도 지원금을 받는데 통상 정당 기부금은 후보들 선거비용 총액의 5~9%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또 연방선거운동법에 따르면 대통령 예비선거와 본선거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일반 납세자들이 기부한 돈으로 대통령선거운동기금을 조성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일반 납세자는 연방소득세 환급 청구서 서식에 기록함으로써 3달러를 기부할 수 있으며, 이 기부금이 대통령 선거운동기금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것이지요.
‘하드머니’(hard money)와 ‘소프트머니’(soft money)란?
미국의 선거자금은 크게 하드머니와 소프트머니로 나뉩니다. 하드머니란 후보 개인에게 직접 기부하는 선거자금으로, 모금과 소비 과정이 연방선거법의 규제를 받게 됩니다. 이 돈은 연방선출직의 선거에만 사용되어야 하며 모금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우선 기업과 노조는 하드머니를 연방 후보들에게 한푼도 줄 수 없습니다.
개인의 경우엔 어느 한 후보에게 연간 1000달러까지 줄 수 있으며, 정당이나 정치활동위원회에는 연간 50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 개인이든 정당·정치활동위원회든 기부금 총액은 1년에 2만5000 달러 이하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소프트머니는 후보 개인이 아니라 정당에 기부하는 돈으로, 연방선거법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즉 주나 그 이하 자치단체의 선거를 위해서나 정당 건설, 투표참여 독려 등의 목적을 위한 돈이라면 주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개인이나 정치활동위원회, 기업이나 노조까지도 무제한으로 정당에 제공할 수 있는 돈을 가리킵니다. 이 돈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도 파악하기 힘듭니다.
지난 2월18일 미 연방선관위는 시민단체의 소프트머니 사용을 허용한다고 판정한 바 있습니다.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기부금을 무제한으로 모금해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거나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TV광고 등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거지요. 이 조치는 선거자금 모금에서 공화당에 비해 2대1의 열세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투표자 등록제도’란 무엇인가요?
미국에서는 투표권이 있다 해도 실제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주선거위원회에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복수투표 등 부정선거를 방지하고 이민자들이나 노동자계층의 투표 참여를 보다 어렵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이 제도는 무교육자와 저소득층의 투표 참여를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개선하거나 폐지하지 않는 이유는 정당간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인 빈곤층과 소수자 계층의 등록 확대를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