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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프레임 안에 담긴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 Bazilika)과 대관람차는
부다페스트(Budapest)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속 장면처럼 몽환적이다.
‘부다페스트=야경’이라는 여행 공식을 증명이라도 하듯 놀랍도록 황홀한 야경은 부다페스트를 다시 찾게 만든다.
살다 보면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은 순간이 쌓인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 다시 찾은 여행지에서 익숙한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얼굴이 불쑥 튀어나오면 못내 아쉽고 속상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는 건 그만 큼 사랑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부다페스트(Budapest)가 그렇다. 다뉴브강을 따라 쭉 이어진 고고한 자태의 19세기 건축물은 진정한 클래식의 가치를 보여준다. 낮과 밤, 빛과 어둠이 수없이 교차하며 빚어내는 환상적 풍경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다. 건축가 승효상은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는 오래됐고, 그래서 더 아름답다.
낮이든 밤이든 눈부시게 빛나는 부다페스트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2번 트램.
부다페스트 해발 약 235m의 게레르트 언덕은 12세기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하려다 순교한 이탈리아인 성 겔레르트가 순교한 장소로, 그의 이름을 따서 겔레르트 언덕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부다페스트와 도나우강(다뉴브 강) 전경과 야경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아름답다. 겔레르트 언덕의 정상에 오르면 바로 보이는 구 소련군이 독일군으로 부터 헝가리를 해방 시켜준 것을 기리기 위한 해방 기념비(높이 34m)와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다. 이는 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점령했던 도시를 소련이 점령하며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어부의 요새(Halászbástya)에서 도나우 강과 페스트 지구가 내려다보면서 전망을 감상
마차시 성당(Mátyás templom, Matthias Church)은 역대 헝가리 왕들의 결혼식과 대관식이 행해진 성당이다. 정식 이름은 '성모마리아 성당'으로 불리다가 1470년 마차시 왕의 명령으로 88m의 고딕탑을 세웠다. 헝가리의 가장 유명한 통치자 중 한 명인 '마차시 코르비누스 왕'이 이 성당에서 두번의 결혼식과 그가 죽은 후 이 성당의 남쪽 탑에 그의 머리카락이 성체처럼 보존되어 있어, 그의 이름을 따서 ‘마차시 성당’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그 옆으로 어부의 성채가 자리잡고 있다.
성채의 언덕 위에 세워진 거대한 부다 왕궁(Buda Castle)에서 전망 감상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 Bazilika)
영웅 광장(Heroe's Square)은 1896년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 졌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헝가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대 국왕과 영웅들의 상이 즐비하다. 중앙에 있는 기마상과 높이 약 35m의 기념비 정상에 자리잡고 대천사 가브리엘상이 왕관과 이중 십자가를 내걸고 있다. 주변에는 시민공원, 부다페스트 국립서양미술관, 현대미술관이 있다.
2번 트램을 타세요
고요한 다뉴브강 서쪽에 자리한 ‘부다(Buda)’와 동쪽 의 ‘페스트(Pest)’가 하나로 합쳐져 부다페스트가 된지 고작 150년 남짓이다. 부다 지구가 왕궁과 성채를 거느린 과거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면, 페스트 지구는 도시의 발전사가 집약된 부다페스트의 중심지다. 그래서 어느 한쪽만 봐서는 진짜 부다페스트를 알 수 없다. 부다페스트를 다녀간 이들 대부분이 다시 오길 소망한다. 유럽에서 부다페스트처럼 저렴한 물가, 맛있는 음식, 풍성한 볼거리를 다 갖춘 도시는 사실 흔치 않다. 부다페스트 여행 코스는 대략 이러하다. 헝가리 역사의 상징인 부다 왕궁과 어부의 요새에서 전망을 감상하고,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 Bazilika)을 둘러본 뒤 쭉 뻗은 언드라시 대로 (Andrássy Ave.)를 따라 영웅광장으로 이동해 세체니 온천(Széchenyi Baths and Pool)에 몸을 담근다. 뜨끈한 온천욕으로 피로를 푼 후 매콤한 굴라시 한 그릇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밤에는 크루즈를 타고 도시의 황홀한 야경을 감상하는 식이다. 판에 박힌 듯하지만 여행 만족도는 아주 큰 코스다.
무수한 골목마다 헝가리의 찬란하고 슬픈 역사를 간직한 부다페스트.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면, 무작정 2번 트램에 몸을 싣자. 탁트인 강변을 따라 달리는 오래된 노란색 트램은 부다페스트를 관망하는 최적의 방법이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한 편의 슬로 무비다. 나라는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해 상영하는 영화 같달까. 멍하니 창밖만 바라봐도 따스한 환대를 받는 기분이 든다. 끝과 끝을 오가는 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으니, 그저 한 바퀴를 돌아도 좋다. 2번 트램의 클라이맥스인 국회의사당(Kossuth Lajos tér) 주변 전경이 가장 아름답다.
시리도록 투명한 다뉴브강과 웅장한 위용의 헝가리 국회의사당. 영국의 국회의사당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부다페스트 대표 야경 명소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 앞으로 크리스마스 마켓과 거대한 트리가 화려한 12월을 수놓는다.
겨울밤이 기다려지는 이유
부다페스트의 겨울은 길고 긴 밤이 있어 찬란하다. 까만 도화지 위에 금빛 가루를 잔뜩 뿌린 듯 숨막히게 반짝인다. 겨울에 부다페스트를 여행해야 하는 이유는 이토록 아름다운 야경을 더 오래 감상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여행자의 하루는 길다. 짧은 낮 동안 유명 관광지 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다 어둠이 깔리면 야경 명소까지 섭렵해야 하기에.
부다페스트 도나우 강(Donau)과 부다페스트의 랜드마크,
세체니 다리(Széchenyi Lánchid) 다리에 사자상이 있어 ‘사자 다리’라고도 한다.
페스트 지구의 랜드마크, 성 이슈트반 대성당(Szent István Bazilika)은 마치 신이 인간세계를 내려다보듯 부다페스트의 면면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초대 국왕이자 기독교를 헝가리에 전파한 ‘성 이슈트반’을 기리기 위해 지었다. 대리석과 금박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민 성당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천장 돔이다. 스테인 드글라스를 투과하는 빛은 여느 장식품 못지않게 성스럽고 장엄하다. 높이 96m에 달하는 성당 탑은 부다페스 트에서 가장 높다. 강 주변의 모든 건축물은 이 탑보다 높게 지을 수 없도록 규제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페스트 전경은 부다 지구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른 감동이다. 부다 왕궁과 어부의 요새에 올라 야경을 감상하려면, 세체니 다리를 건너야 한다.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상징적 다리로, 밤이 되면 전구 수천 개가 불을 밝히는데 그 모습이 사슬처럼 보여 ‘체인 브리지’라고도 한다. 세체니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푸니쿨라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힘 하나 들이지 않고 부다 왕궁에 오를 수 있다. 야경 스폿으로 부다 왕궁보다는 어부의 요새가 더 인기다. 다뉴브강과 세체니 다리, 국회의사당까지 한 시야에 담기는 페스트의 스카이라인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또 하나 꼭 들러야 할 야경 스폿은 버차니 광장(Batthyány tér)이다. 국회의사당 야경을 정면에서 직관할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이자 인증샷 명소다.
1 호화로운 인테리어로 유명한 뉴욕 카페. 2 바삭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길거리 간식, 퀴르퇴슈컬라치. 가운데가 비어 있어 일명 ‘굴뚝빵’이라 하며 체코에서는 트르들로라 불린다. 3 트리 오너먼트와 아기자기한 장신구로 가득한 크리스마스 마켓은 부다페스트 겨울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100년의 시간을 음미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였던 부다페스트에는 커피 하우스가 500개 넘게 있었다. 문화의 요람이자 도시인이 일상을 나누던 공간은 여전히 부다페스트를 상징하는 명물 가운데 하나다. 기본 100년 이상된 고풍스러운 격조가 넘치는 커피 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행위는 이 도시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경험이자 특권이다. 카페 게르베어우드(Café Gerbeaud)와 뉴욕 카페 (New York Kávéház)가 대표적이다.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늘 붐비는 뵈뢰슈머르치 광장(Vörösmarty tér)의 12월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더욱 분주하다. 광장을 찾는 관광객 중 상당수는 카페 게르베어우드를 방문하기 위해 광장 한편에 줄을 길게 선다. 1858년 개업 후 160여 년 넘게 전통을 이어온 카페 게르베어우드는 유럽 귀족이 방문하던 장소답게 클래식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유명세 만큼 카페 안은 북적이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지만, 우아한 분위기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나쁘지 않다. 시그너처 초콜릿 케이크 ‘게르베어우드 셀레트(Gerbeaud Szelet)’도 커피와 함께 맛보 길 추천한다. 카페 게르베어우드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하우스로 명성을 잇는다면, 뉴욕 카페는 화려하다 못해 호화로운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당대 헝가리 최고의 건축가가 지은 뉴욕 카페는 1894년 개장한 이후 부침의 역사를 반복하다 2006년 과거의 영광을 복원했다. 대리석과 크리스털, 샹들리에, 프레스코화가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공간의 오라는 훌륭한 라이브 연주가 곁들여지며 한층 빛을 발한다. 워낙 방문객이 많은 명소라 세심한 응대 서비스와 특별한 커피 맛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여행에서 한번은 누려 볼 즐거움이다.
1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세체니 온천. 온천욕은 부다페스트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체험 거리다. 2 고풍스러운 궁전 목욕탕을 연상시키는 겔레르트 온천 내부. 3 소고기와 각종 야채, 파프리카 가루를 넣어 끓인 수프 굴라시(헝가리어 구야시). 살짝 매콤하고 달큼해 겨울철 부다페스트 여행에 든든한 솔푸드가 돼준다.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되는 온기
일교차가 크지 않다지만 엄연히 겨울이다. 손끝이 저릿저릿해지는 추위를 견디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걷고 구경하다 보면 피로가 엄습한다. 다른 여행지였다면 그저 참을 인(忍)을 새길 도리밖에 없겠지만, 부다페스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도시 아래로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가 흐른다. 덕분에 온천욕은 부다페스트 여행에서 최고의 경험이다. 고대 로마인은 온천수가 솟아나는 헝가리를 온천지로 개발했고, 지금도 헝가리 곳곳에 온천이 450 여 개나 있다. 그 가운데 100여 개 온천이 부다페스트에 모여 있다. 특히 부다 지구의 겔레르트 온천과 페스트 지구의 세체니 온천이 유명하다.
겔레르트 호텔 내 자리한 겔레르트 온천(St. Gellért Thermal Bath and Swimming Pool)은 150년 역사를 자랑한다. 야외가 아닌 따스한 실내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 특히 겨울에 방문하기 좋다. 온천 내부는 궁전만큼 우아하다. 스테인드글라스로 뒤덮인 천장에서 햇빛이 쏟아져 내리고, 화려하게 조각된 웅장한 기둥과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한 벽, 2층 발코니를 채우는 싱그러운 식물은 가히 ‘목욕탕의 궁전’답다. 세체니 온천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라면, 겔레르트 온천은 소수에게 허락된 공간처럼 느껴진다. 세체니 온천에 가려면 언드라시 대로와 영웅광장을 거쳐야 한다. 언드라시 대로는 프랑스의 샹젤리제를 모티프로 한 거리로, 성 이슈트반 대성당부터 영웅광장까지 쭉 뻗어 있다. 헝가리의 위대한 역사적 인물을 기린 영웅광장을 지나면 울창한 숲과 호수, 그리고 그림 같은 성이 자리한 시티파크가 나온다. 부다페스트 시민의 도심 속 휴식처로, 평소 뱃놀이 장소로 애용되는 호수는 겨울이 되면 동화 속 겨울 왕국처럼 순백의 아이스링크로 변신한다. 여기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베일에 싸인 궁전 같은 세체니 온천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큰 온천이자 황산염, 칼슘, 마그네슘, 불소같은 성분이 함유되어 치유 효과가 큰 온천수를 경험하려고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광대한 야외 온천탕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얼굴은 시리지만 온몸을 휘감는 뜨끈한 온기에 피로가 절로 풀리며 노곤해진다. ‘행복이 뭐 별거 있나, 이런게 행복이지’. 부다페스트의 겨울이 내게 말하고 있었다.
헝가리의 국기는 빨간색, 흰색, 녹색의 가로 줄무늬로 구성되어 있다. 각 색상은 각각 강인함, 충실함, 희망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깃발은 헝가리의 국가적 자부심을 반영한다.
헝가리 국장은 적백의 줄무늬는 헝가리 왕국의 초대 왕조인 아르파드 왕조의 상징이며 대주교 십자가는 성 이슈트반 왕관으로 이후 헝가리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십자가와 왕관 밑의 3개의 봉우리는 헝가리 왕국에 존재하는 3개의 산맥인 타트라, 파트라, 마트라 산맥을 가리킨다. 20세기에 헝가리 왕국의 영토가 갈기갈기 찢어진 결과 마트라 산맥만 헝가리 영토 내에 있으며 타트라와 파트라 산맥은 슬로바키아에 있다. 대주교 십자가와 3개의 봉우리는 수백 년간 헝가리의 일부였던 슬로바키아의 국기 및 국장에도 그려져 있다.
헝가리(Hungary)의 공식 명칭은 헝가리 공화국 (Republic of Hungary)이다. 중부 유럽의 내륙 국가. 수도는 부다페스트(Budapest)이며 국민의 대다수가 마자르족이다. 인구수는 9,597,722명(2023년 추계), 면적은 93,030㎢, 국화는 튤립(Tulip), 국조는 까마귀이다. 화폐는 헝가리 포린트이다. 사적 소유를 기반으로 한 자유시장경제체제로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서유럽의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지만 동유럽의 국가들 가운데서는 상당히 앞선 편에 속한다. 16세까지의 무상 의무교육을 실시한다. 의학 수준이 높다.
헝가리 왕실의 보물, 성모자상(Virgin Mary with the Infant Jesus),
18세기 말, 다색판화, 45.6x31.7cm, 머리어젤 대성당 소장.
헝가리 노디올푈드(Nagy-Alfold)
부다페스트(Budapest)는 다뉴브강의 진주로 헝가리(Hungary)의 수도이자 중앙유럽 최대의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되어 있다. 인구는 1,778,000명(2023년 추계), 면적은 525.2㎢이다. 1873년 다뉴브강(Danube River) 서편의 부더(Buda)와 오부더(Óbuda), 동편의 페슈트(Pest)가 합쳐져서 현재의 부다페스트로 불린다. 부다페스트로 여행을 가면 세체니 다리(Chain Bridge)를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 두 지역으로 나뉘어져 매우 다른 도시이미지를 보게된다. 특히 부더(Buda)의 사적들과 의사당이 아름다우며 1956년 헝가리 혁명으로 유명하다.
[참고문한 및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WISE, 2023년 12월호, 글: 이은혜(자유기고가)》, 《Daum, Naver 지식백과》|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