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1사단 이순신연대 정철대대 장병들이 전남 여수시 일대 해안초소에서 해안상황조치 훈련 중 K6기관총 사격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국방부는 상비병력 감축에 따른 전투력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군수·행정·교육 등 비전투 분야는 군무원 등 민간인력이 중심이 되도록 개편하고, 민간인력으로 대체된 군인정원은 전투부대로 전환해 전투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양동욱 기자
숙련된 전투·기술력 보존… 군인 직업 안정성도 확보
비전투부대는 전문성 갖춘 군무원 중심으로 효율화
국방부가 국방인력구조 개편을 통해 장교와 부사관의 계급구조를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개편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수한 간부 충원은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숙련 간부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현재 우리의 인력운영은 ‘대량 획득-단기 활용’의 비효율적인 구조로 돼 있다”면서 “하위계급을 줄이고, 중간계급을 늘려 ‘소수 획득-장기 활용’이 가능한 항아리형 계급구조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장교와 부사관의 단기 활용은 숙련된 전투력과 기술력의 손실을 의미한다는 것. 또 핵심인력의 장기 활용을 통해 군인의 직업적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추진 간 과도한 계급 상향은 억제하고 신분별 최상위 계급인 대령·원사 등은 효율화를 통해 감축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방인력구조 개편은 저출산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상 반드시 시행돼야 하는 사안이다.
국방부는 2006년 국방개혁 추진 이후 6만4000명의 상비병력을 감축하고, 숙련도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부사관 위주의 간부 증원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급격한 저출산으로 인해 우수한 간부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02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이 문제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양적으로 간부를 계속 늘려가는 기존 계획이 인력획득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국방부는 주요 외국의 사례와 같이 비전투 분야에는 운영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전문성이 높은 민간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것이 국방인력 중 민간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행 5%에서 10%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다. 대한민국 군의 민간인력 비율은 5.5%에 불과하지만 미군 52%, 영국군 38%, 프랑스군 30%의 민간인들이 활약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기존의 간부 증원 중심의 병력구조 개편계획을 수정해 향후에는 군무원 등 민간인력을 중심으로 증원하고 군내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수립·추진한다.
먼저 군수·행정·교육 등 비전투 분야는 군무원 등 민간인력이 중심이 되도록 개편한다. 비전투 분야에서 정보분석, 보안, 정비, 예산 편성 등 업무의 전문성·연속성이 필요한 직위는 군무원으로 대체한다. 또한 전산, 시설관리, 어학 등 민간 전문성 활용이 용이한 분야는 민간근로자로 대체한다. 민간인력으로 전환되는 직위 중 일부는 해당분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예비역을 활용할 계획이다.
비전투 분야에서 민간인력으로 대체된 군인정원은 전투부대로 전환해 전투력을 보강한다. 국방부는 GOP사단, 기계화사단, 동원·향토사단, 특전사, 해군 함대사, 공군 비행단 등 전투부대 유형별로 적정 간부비율을 검토, 차등화 편성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투부대는 숙련된 장교, 부사관 중심으로 개편돼 간부비율이 현재보다 대폭 증가하며, 비전투 부대는 전문성을 갖춘 군무원 등을 중심으로 더욱 효율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방부는 군인 직위를 군무원 등 민간인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직자의 인사상 불이익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감축된 군인이 군무원으로 재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예비역에 대한 경력직 채용, 임기제 비율 확대를 검토 중이며, 군무원의 교육·근무여건 개선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인력구조 개편 계획과 관련해 “군무원 증원은 정부의 일자리 만들기 노력에도 부응해 더욱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미래 전장환경 변화, 가용 병력자원 감소, 상비병력 감축 등 상황 변화에 적극 대응한 민간인력 활용과 효율적인 재배치를 통해 예산 소요 증가는 최소화하면서 전투력은 오히려 보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