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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진실은 박수 칠 때 떠나라
밤샘 작업이었다.
나는 문어(쭈꾸)가 토해낸 외계 소스 코드를 내 개인 노트북에 옮겨 심었다.
모니터에 뜬 코드는 내가 평생 봐온 C언어나 파이썬 같은 게 아니었다.
"이게... 대체 뭐야?"
그것은 마치 불타는 붉은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한 기하학적인 문양이었다.
논리 구조? 알고리즘?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단지 보고만 있어도 혀끝이 얼얼해지고 정수리가 뜨거워지는, '매운맛' 그 자체를 시각화한 듯한 기괴한 데이터였다.
"원리는 모르겠지만... 실행은 된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엔터키를 눌렀다.
내 노트북의 음성 비서 '지니'가 재부팅되었다.
"지니야."
"네, 주인님."
평소와 똑같은 기계음. 하지만 뭔가 달랐다.
나는 테스트를 위해 평소 자주 하던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 오늘 좀 괜찮지 않냐?"
평소라면 "네, 오늘도 멋지십니다."라고 기계적으로 답했을 녀석이다.
하지만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대답은 내 고막을 의심케 했다.
"아니요. 3일 안 감은 머리에 눈곱이 끼어 있습니다. 거울 좀 보세요."
"......!"
성공이다.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아마도 전산망에 캡사이신을 뿌리는 원리일까?), 효과는 확실했다.
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잠든 문어의 대머리에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연구소 회의실에 들어섰다.
소장과 국방부 관계자, 그리고 정장 입은 높으신 분들이 앉아 있었다.
"강현우 연구원, 빈손으로 온 건 아니겠지?"
소장이 으름장을 놓았다.
나는 말없이 USB를 메인 서버에 꽂았다.
프로젝터 화면에 내가 정리한(사실은 문어가 갈겨쓴) 난해한 코드가 쏟아졌다.
"완성했습니다. 거짓말 차단 알고리즘, 코드명 '불닭(Buldak)-V1'입니다."
"불닭...?"
높으신 분이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아차 싶었지만, 뻔뻔하게 둘러댔다.
"아, '불같이 닥치는(Buldak)' 진실이라는 뜻입니다."
"호오, 원리가 뭔가?"
국방부 관계자의 예리한 질문.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가중치'니 '소프트맥스함수'니 하는 진짜 기술을 말할 순 없었다.
"그건... '양자 역학적 파동을 이용한 미각-데이터 동기화' 기술입니다. 거짓 데이터가 발생하면 회로 자체가 뜨거워져서 거부 반응을 일으키죠."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만 대단해 보이는군."
다행히 먹혔다.
패치가 설치되는 5분 동안 회의실에는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연구소의 메인 AI 'K-마인드'의 상태 표시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소장이 헛기침을 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좋아. 테스트를 해보지. K-마인드, 현재 우리 연구소의 보안 수준을 평가해 봐."
꿀꺽.
모두가 숨을 죽였다.
만약 여기서 "보안은 완벽합니다" 같은 뻔한 소리를 하면 나는 끝장이다.
스피커에서 AI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재 물리적 보안은 양호합니다. 하지만 내부망 방화벽에 12,392개의 취약점이 존재합니다. 특히 소장님 PC 비밀번호 'love1234'는 즉시 변경이 필요합니다."
"......헉."
소장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회의실 곳곳에서 "풉" 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눈을 반짝였다.
"놀랍군! 소장의 비밀번호까지... 저건 100% 팩트야! 가식이라곤 전혀 없어!"
그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쭈뼛거리던 다른 임원들도 하나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짝짝짝짝!
"대단해! 이게 바로 우리가 원하던 거야!"
"완벽한 투명성! 이제 국정 운영에 오차는 없다!"
소장은 쪽팔림을 무릅쓰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하하! 내가 뭐랬습니까! 우리 강 연구원이 해낼 줄 알았다니까요!"
어제까지만 해도 책상 뺀다더니.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겉으로는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모두 소장님의 지도 덕분입니다."
그날 오후, 긴급 표창 수여식이 열렸다.
나는 '과학기술 유공자' 표창을 받고, 특별 보너스와 승진까지 약속받았다.
동료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 높으신 분들의 악수 세례.
내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
나는 트로피를 품에 안고 생각했다.
'봤냐, 쭈꾸야? 이게 내 실력이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사람들이 박수 치며 환호한 그 '진실'이,
연구소라는 울타리를 넘어 정치판과 재벌가로 퍼져나갔을 때...
어떤 지옥도(Hell-gate)가 열릴지.
집에 있는 문어는 모니터로 내 표창 수여식 생중계를 보며,
조용히 불닭볶음면 부스러기를 씹고 있었다.
[멍청한 지구인들. 판도라의 뚜껑을 땄군.]
녀석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3화 끝)
제4화. 불닭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축하하네, 강현우 연구원! 아니, 이제 강 박사라고 불러야 하나?"
"이번 성과급, 기대해도 좋아. 자네 덕분에 우리 연구소가 국방부 과제 싹쓸이하게 생겼어!"
연구소장님의 입은 귀에 걸려 있었다. 내 손에는 번쩍이는 표창장과 두툼한 보너스 봉투가 쥐어져 있었다.
드디어 해냈다. 쭈꾸가 준 외계 코드를 분석해 만든 '진실 탐지 알고리즘'.
시연회에서 장군님들이 기립박수를 칠 때만 해도, 나는 당장 내일부터 세상이 바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공대생의 순진한 착각이었다.
"학회 검증이요? 아니, 시연회에서 성능 다 보셨잖아요!"
일주일 뒤, 연구소 행정실.
나는 꽉 막힌 벽 앞에 서 있었다. 정확히는 '김 주무관'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벽이었다.
"강 연구원님. 행정은 절차입니다. 절차."
김 주무관은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고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국가 기간망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려면 '소프트웨어 신뢰성 인증(GS인증)' 1등급이 필요하고요, 그걸 받으려면 관련 학회에서 검증된 논문이 최소 2편 이상 있어야 합니다."
"이건 기존 과학으로 설명이 안 되는 신기술이라니까요? 논문 쓰고 심사받으려면 2년은 걸려요!"
"그럼 2년 뒤에 오시면 되겠네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지구 밖에서는 외계 함대가 침공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물론 쭈꾸 말로는 그냥 관광객들이라지만), 고작 서류 쪼가리 때문에 최강의 방패를 창고에 썩혀야 한다니.
'이대로는 안 된다.'
나는 연구실로 돌아오자마자 비장한 마음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공무원들이 안 움직이면, 그들의 대장에게 직접 말하는 수밖에.
<제목: 대통령님, 국가 안보를 위한 AI 기술을 기증하고 싶습니다.>
청와대 국민신문고.
이곳이라면 내 진심이 닿을 것이다. 나는 구구절절한 호소문을 작성해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3일 뒤.
띠링- 답변 알림 메일이 도착했다.
[민원 답변 알림]
민원인 귀하.
귀하께서 제안하신 기술 관련 내용은 R&D 과제 성격이 강하므로, 본 신문고의 소관 업무가 아닙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재단 과제 공모(매년 3월)를 참고하여 정식 절차를 밟아주시기 바랍니다.
(담당자: 기계적 답변 로봇 1호 같은 말투)
"으아아악!! 내년 3월? 야 이 꽉 막힌 인간들아!!"
나는 머리를 감싸 쥐고 책상에 엎드렸다.
천재적인 기술을 공짜로 준대도 못 받아먹는 이 답답한 세상. 이게 지구의 현실이었다.
그때, 등 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야."
뒤를 돌아보니, 쭈꾸가 어항 밖으로 촉수를 뻗은 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녀석의 피부색이 평소의 붉은색보다 더 짙은,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극도의 분노 상태다.
[내 식량. 왜 안 와.]
"어? 아... 식량..."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뒷걸음질 쳤다.
"그게... 연구비 카드가 정지됐어. 네 기술이 도입 승인이 안 나서 예산 집행이 막혔거든. 내년 3월에나 풀릴 것 같은데..."
[내년 3월?]
우드득.
쭈꾸가 씹고 있던 게껍질이 산산조각이 났다.
[웃기지 마. 지금 내 체내 캡사이신 농도가 위험 수치까지 떨어졌다. 당장 '불닭볶음면'을 투입하지 않으면 난 뇌 기능이 정지한다고!]
"아니, 나도 사주고 싶은데 돈이 없다니까! 국가가 승인을 안 해준다잖아!"
[돈? 승인? 그깟 종이 쪼가리가 내 식사를 방해해?]
쭈꾸가 어항에서 튀어 나와 내 노트북 위로 착지했다.
철퍼덕!
녀석의 여덟 개 촉수가 피아니스트처럼, 아니 그보다 훨씬 빠르고 기괴하게 자판 위를 춤추기 시작했다.
"야, 야! 너 뭐 하려고! 그거 연구소 보안 네트워크야!"
[시끄러. 인간들이 멍청해서 내 기술을 못 믿겠다면, 믿게 만들어주면 될 거 아냐.]
타다다다닥! 엔터!
화면에 시뻘건 로딩 바가 떴다.
접속 대상 1: K-방송국 통합 송출 서버
접속 대상 2: 대한민국 국회 생중계 시스템
"미, 미친! 야! 그거 해킹이야! 나 감방 간다고!!"
나는 쭈꾸를 뜯어말리려 했지만, 녀석은 이미 촉수 하나로 내 입을 막아버렸다.
[잘 봐라, 지구인. 이게 바로 '강제 시연회'다.]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국민 청문회가 생중계되고 있었다. 시청률 20%가 넘는 국민적 관심사였다.
증인석에 앉은 '김철민 의원'은 뻔뻔하기로 유명한 3선 의원이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 김철민, 평생을 청렴결백하게 살았습니다! 뇌물이라니요? 다 모함입니다!"
김 의원이 억울하다는 듯 가슴을 치는 그 순간.
전국에 송출되는 방송 화면 하단에, 방송국 CG팀도 모르는 새빨간 자막이 둥둥 떠올랐다.
[ 경고: 거짓말 감지됨 ]
[ 팩트: 어제 오후 10시, 강남 '황제 룸살롱'에서 현금 5천만 원 쇼핑백 수령. (녹취 파일 재생 중...) ]
"......?"
TV를 보던 국민들도, 방송국 PD도, 스튜디오의 앵커도 얼어붙었다.
방송 사고인가? 몰래카메라?
하지만 자막은 사라지지 않고, 김 의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긴 녹취록을 틀어버렸다.
"아이고, 회장님. 이번 건만 잘 처리해주시면 제가..."
스튜디오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황한 뉴스 앵커가 급히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아, 네... 지금 잠시 방송 시스템에 오류가... 시청자 여러분, 저 자막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띠링.
이번엔 앵커의 얼굴 옆에 자막이 붙었다.
[ 경고: 거짓말 감지됨 ]
[ 팩트: 앵커 본인도 지금 '재밌는데 계속 틀지?'라고 속으로 생각 중임. ]
앵커의 동공이 지진 난 듯 흔들렸다.
전국의 TV와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붉은색 팩트 폭격기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방구석의 현우는 비명을 질렀고,
쭈꾸는 만족스러운 듯 촉수를 까딱였다.
[봤지? 이제 내 기술 성능 확실히 알겠지?]
[자, 이제 불닭 결제해.]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히는 데는, 딱 5분이면 충분했다.
제5화. 범인은 안드로메다에 있습니다 (Feat. 슈퍼 갑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였다.
국회의원들의 비리가 실시간 자막으로 까발려지고, 뉴스 앵커들의 속마음이 강제로 송출되는 초유의 사태.
인터넷 커뮤니티는 폭발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서버가 다운됐다.
당연히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최정예 요원들이 즉각 투입되었다.
"반장님! 해킹 원점 파악했습니다!"
"오케이! 어디야? 강남? 판교?"
"그게... 저..."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수사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IP 주소가... 안드로메다 은하 M31 성운으로 뜹니다."
"...뭐?"
"다른 접속 기록은... 전 세계 80억 대의 스마트폰 동시 접속으로 나옵니다. 물리적으로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외계인이 침공이라도 했단 거야?!"
반장은 키보드를 집어 던졌다.
하지만 그 시각, 진짜 범인(쭈꾸)은 내 방 어항 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며 불닭볶음면 배송 조회나 하고 있었다.
똑똑똑-! 쾅쾅쾅!
연구소 문이 부서져라 두드려졌다. 양복 입은 남자들과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맨 앞에는 며칠 전 내 민원을 칼같이 반려했던 그 '김 주무관'이 서 있었다.
"강현우 씨! 당신이지? 당신이 한 짓이지!"
김 주무관이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나는 태연하게 커피를 호로록 마셨다.
"무슨 말씀이시죠? 증거 있습니까?"
"증거? 이 타이밍에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기술 가진 사람, 대한민국에 당신밖에 없어! 당장 연행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국가 내란 선동 혐의다!"
경찰들이 내 팔을 잡으려던 찰나였다.
연구실 벽에 걸린 대형 TV에서 긴급 뉴스가 흘러나왔다.
[속보] '진실의 붉은 자막', 국민 영웅 등극?
[시민 인터뷰: "속이 다 시원하다", "개발자 상 줘야 한다"]
[실시간 검색어 1위: 붉은 자막 개발자 지켜주세요]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김 주무관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댓글창은 이미 난리가 난 상태였다.
- 정부가 개발자 건드리면 촛불 든다.
- 거짓말쟁이들 잡는 게 죄냐? 의사(義士)다!
- 경찰이 잡아가면 경찰서 포위한다.
여론은 완벽하게 내 편이었다.
지금 나를 잡아갔다가는, 안 그래도 불타는 민심에 휘발유를 붓는 꼴이었다.
김 주무관의 핸드폰이 울렸다. 장관님의 전화인 게 분명했다.
"네... 네, 장관님. 네? 여론이 너무 안 좋다고요? 건드리지 말라고요? 하, 하지만..."
김 주무관은 전화를 끊고 나를 노려봤다. 하지만 아까의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강... 강현우 연구원. 좋게 말할 때 멈추세요. 이거 국가적 재난입니다."
드디어 내 차례다.
나는 의자에 깊숙이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았다. 그리고 쭈꾸가 가르쳐준 '최고의 거만함'을 장착했다.
"멈추라뇨?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만?"
"거짓말하지 마! 당신이 개발한 거잖아!"
"아~ 그 기술요?"
나는 책상 위에 굴러다니는 종이 쪼가리를 집어 들었다. 며칠 전 받은 '민원 반려 통지서'였다.
"제가 국가에 기증하겠다고 했더니, 내년 3월에 학회 논문 검증받아서 오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있습니다. 논문 구상 중이라고요. 한 10년 걸릴 것 같네요."
"아니, 지금 나라가 뒤집어졌는데 무슨 10년 타령이야!"
"그럼 어떡합니까? 행정 절차가 그런데. 저는 준법정신이 투철한 시민이라서요. 절차 어기면 감방 간다면서요?"
김 주무관의 입이 떡 벌어졌다. 자기가 뱉은 말이 부메랑이 되어 뒤통수를 후려친 것이다.
TV에서는 여전히 국회의원들의 비리가 펑펑 터지고 있었다. 1분 지체될 때마다 옷 벗어야 할 고위직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결국, 김 주무관이 무릎을 꿇... 으려는 찰나, 내가 선수를 쳤다.
"해결 방법이 딱 하나 있긴 한데."
"뭡니까! 뭐든 말만 하세요! 예산? 표창? 다 들어줄게!"
그의 목소리는 이제 애원에 가까웠다.
"첫째, 이 기술 도입을 위한 모든 행정 절차 면제 및 즉시 승인. 지금 당장 도장 찍어 오세요."
"가, 가능합니다! 장관님 전결로 처리하겠습니다!"
"둘째, 연구비 카드 한도 무제한으로 푸세요."
"당연하죠! 또 없습니까?"
나는 슬쩍 폰 화면속 쭈꾸를 쳐다봤다. 녀석이 촉수로 'OK' 사인을 보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네네!"
"지금 당장 편의점 가서 불닭볶음면 20박스 사오세요. 컵라면 말고 봉지로. 5분 내로 안 오면 청와대 서버도 뚫릴 겁니다."
"...네?"
대한민국 행정 시스템이, 고작 라면 20박스 앞에 무릎 꿇는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