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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살구꽃. 우리 고향의 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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杏花春雨는 '살구꽃과 봄비'라는 뜻이다. 살구꽃 피고 봄비 내리는 촉촉한 봄 경치를 가리킨다.
'齊民要術(제민요술)'은 이리 말한다.
'매화꽃은 일찍 피고 희지만 살구꽃은 늦게 피고 붉다. 梅實(매실)은 작고 시큼하지만 살구는 크고 달다. 梅實은 조미료로 쓸 수 있지만 살구는 쓰지 못한다. 매화와 살구를 구분하지 못하고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매화 살구도 구별 못하는 菽麥(숙맥)이 예나 지금이나 많았나 보다.
우리가 기억하는 살구꽃은 복사꽃과 더불어 고향의 꽃.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널리 알려진 童謠(동요) 한 소절, 열네 살 소년 李元壽(이원수)의 童詩(동시)에 洪蘭坡(홍난파)가 곡을 붙인 '고향의 봄'이다.
李元壽는 朝鮮(조선)이 식민지로 轉落(전락)한 이듬해 1911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한 살배기 때 창원으로 이사하여 양산에 대한 기억은 없고 '작고 초라한 창원'이 그의 고향이라 했다. 마산에서 천도교소년회 활동을 하던 그는 小波(소파) 方定煥(방정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小波의 권유로 쓴 동시가 이듬해 1926년 잡지 '어린이'에 실렸는데 바로 李元壽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린 '고향의 봄'이다.
'성문 밖 개울이며 서당 마을의 꽃들이며 냇가의 수양버들, 남쪽 들판의 푸른 보리'.
李元壽가 기억하는 '꽃 대궐'은 이런 모습이다. 떠올리면 웃음 짓게 하는 어린 날의 기억, 당신네만 가지고 있을 텐가? 오늘 아이들을 정녕 꽃 대궐에 살게 해줄 수 없는 건가?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
첫댓글 언제나 변함없이 좋은 글을 올려 주시는 우천님 정말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