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094] 진묵대사(震默大師) 선시(禪詩)시
진묵대사(震默大師) 선시(禪詩)
天衾地席山爲枕 천금지석산위침
하늘은 이불 땅은 자리 산을 베개 삼고
月燭雲屛海作樽 월촉운병해작준
달은 등불로 구름을 병풍으로 바다를 술통삼아
大醉居然仍起舞 대취거연잉기무
居然 =뜻밖에. 생각 밖에. 의외로.
크게 취해 거연히 일어서 춤을 추니
劫嫌長袖掛崑崙 겁혐장유괘곤륜
긴 소맷자락이 곤륜산에 걸릴까 하노라
天衾地席山爲枕(천금지석산위침) :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자리삼고, 산을 베개 삼으니
月觸雲屛海作樽(월촉운병해작준) :
달은 등불이요 구름은 병풍이고, 바다는 술통이로다.
大醉遽然仍起舞(대취거연잉기무) :
遽然=깊이 생각하거나 느낄 겨를도 없이 갑자기.
크게 취해 홀연히 일어나서 흥겹게 춤을 추노라니
却嫌長袖掛崑崙(각혐장수괘곤륜) :
행여 긴 소맷자락이 곤륜산에 걸릴까 염려 되는구나.
진묵 대사(震默大師))
진묵대사(1562~1633)는 조선 16대 왕인 인조대왕(11년) 때의 고승(高僧)으로 속명은 일옥(一玉)이고 진묵은 법호이다. 그는 김제군 만경면 화포리에서 태어났다.
서산 대사와 쌍벽을 이룰 만큼 뛰어난 고승이지만 깊은 산중에서 은둔하고 지낸 까닭으로 크게 역사에서 알려지지 않은 전설상의 인물처럼 되어버렸다. 서산, 사명 대사가 임진왜란 당시에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처한 조선을 구하기 위하여 승병을 모집하여 일본을 상대로 크나큰 업적을 이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가 주로 머문 사찰로는 변산 월명암(月明庵), 전주 원등사(遠燈寺), 대원사(大元寺)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