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들여오는 매미 소리에
커피 한 잔 태워 베란다로 갔습니다.
눈 아래 펼쳐진 푸른 숲속의 악사들......
그 우렁찬 매미의 소리는 사실 비행기 소리보다 더 요란한 것 같습니다.
도심의 빌딩 숲에서 듣는 매미의 소리는
매미의 흥취와 그 풍류로 들으면 요란한 소리는 우렁찬 소리로 들릴 것입니다.
매미 소리는 날씨와 비례하고
맑고 무더운 날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전원 도시의 숲은
매미의 생태 환경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녹색 지대의 매미 소리는
커피향에 녹아 어느듯 추억의 서정이 피어오르고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시골에서 자라 매미 소리에 익숙하지만
요란한 매미 소리에 기절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때인가 커플을 모델 삼아 경산의 반곡지에 출사를 갔는데
그 때 반곡지의 매미 소리는 가히 살인적이었습니다.
반곡지 못둑에 수 십년된 왕버드나무의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는데
그 숲의 매미 소리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과 같은 영혼을 파괴할 정도였습니다.
반곡지 못둑에 들어서자마자 몸을 숙여 귀를 막지 않으면 안되었고
오만상 찡그린 표정으로 몸을 숙인 채로 본능적으로 나무 위를 올려다 보았습니다.
과연 나무 가지에 붙어 있는 있는 매미는
개미떠와 같았으며 가히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경산의 반곡지는 청송 주산지의 서정으로 넘쳐
서정어린 출사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반곡지는 비탈의 복사꽃과 작은 연못, 그리고 그 못둑에 일렬로 심겨진
수 십년된 왕버드나무의 울창한 숲으로 무성하고
연못의 물빛에 드리워진 왕버드나무의 늘어진 가지는 사진의 서정,
그 한자락을 선사하는 출사의 정감으로 빛났습니다.
가장 시골스런 그 옛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반곡지의 서정은
개미떼와 같은 매미의 우렁찬 소리는 출사의 변주곡이 되어 반곡지의 서정에 녹아들면서
또 다른 정감으로 느껴졌습니다.
반곡지의 서정은 계절마다 달라서
언제 찾아도 출사의 먼 길을 보람의 서정으로 답하였습니다.
반곡지의 출사를 동행하였던 소중한 분들의 추억은
연도와 날짜별로 정리되어 테라의 바이트가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매미잡이는 곤충채집을 위해서이지만
여치집을 짓는 즐거움과 함께 소중한 추억으로 빛났습니다.
나무의 높은 곳에 붙어있는 매미는
나무에 올라가는 순간 그 흔들림으로 날아가버립니다.
그래서 매미 잡는 기술은
창의적 동심으로 자라났습니다.
가늘고 긴 대나무 끝에 소 꼬리의 털을 뽑이 홀매듭을 만들고
매미가 붙어있는 높은 가지에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매듭안으로 들어오면 매미채를 잡아끌어 잡습니다.
매미를 잡았을 떄의 그 손맛은
낚시의 손 맛이나 카메라의 손 맛과 동급일 것입니다.
정성을 기울인 것은
무엇이든 보람의 꽃으로 피어날 때 손맛의 그 감격을 느낍니다.
대나무와 소꼬리 털로 만든 매미채는
높은 가지의 매미를 손쉽게 잡는 추억의 동심으로 마음의 한자락이 되었습니다.
매미를 잡아 여치집에 넣어 관찰하였던 동심은
여치집의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여치집의 동심이 말해주듯
풀벌레 가운데는 여치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산에 소먹이러 가면 항상 여치를 잡았는데
여치집을 만드는 것은 짚의 문화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릴 떄이 기억으로
시골의 거의 모든 생활 도구는 짚으로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짚신은 물론 가마니와 새끼줄과 덕석과 돗자리와 망태기와 소쿠리 등
거의 모든 생활 도구는 짚의 문화였습니다,
그러나 여치집은 짚으로 만들지 않고
보릿대로 만들었습니다.
어릴 때 보리 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도리깨로 보리 타작을 하고 나면 보릿대는 주로 떌감으로 사용하였고
도리깨질에 파손되지 않는 보릿대를 골라 여치집을 만들었습니다.
보릿대로 여치집을 만들지 못한다면
시골에서 자란 베이비부머 세대가 아닐 것입니다.
시골의 정서는
동심의 추억으로 가득한 삶의 보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시골 이야기는
거의 비슷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침부터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출사의 추억과 함께 동심의 풍요로운 정취를 담아 카페의 글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나라 매미는 7년 동안 땅속에서 유츙으로 살다가 허물을 벗고
여름 한철 울어대다가 짝찍기를 끝내고 죽는 생태환경을 가졌습니다.
여름 한철의 매미 소리는 7년을 기다린 날개짓이어서
매미의 흥취와 그 풍류가 절정으로 느껴집니다.
매미는 수컷만 우는데
암컷을 유혹하는 소리요, 화창한 날씨의 풍류입니다.
매미의 아름다운 짝찍기 모습은
매미의 소리에 관심을 가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