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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명 미만을 기록하면서 ‘국가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장애 여성의 출산율도 비례하여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2010년 2,968명에서 2021년 828명으로 현저하게 감소했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만들고, 제4차_저출산·고령화사회 기본계획(2021~2025)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지만 지난 15년간 정부가 28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문제 해결의 탈출구를 못 찾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범위를 장애인으로 한정을 해보자. 여성장애인의 출산을 위해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장애친화산부인과 등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확산이 더디기만 하다. 산후조리원도 중증의 여성장애인에게는 친화적이지 않다. 임신 출산과 관련된 보조기기의 개발과 보급도 초라하다. 출산 이후 양육의 문제에 대해서는 촘촘한 대안이 마뜩잖다.
임신장애인을 위한 방석(좌)과 인공지능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한 IoT 기반 스마트 아기 요람(우). © ㈜엠엘피, 엠마헬스케어
여성들에게 거의 전적으로 주어지던 자녀에 대한 양육책임이 이제는 여성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남편에게도 부부 모두에게 공동으로 있다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출산 이후 양육을 공동책임 져야 하는 장애인 배우자에게는 공동양육이라는 것이 매우 낯설고 두려울 수도 있다. 특히 중증의 장애인 배우자일수록 그럴 것이다.
여성장애인에게는 이런저런 정보제공과 사회서비스가 제공되고 출산과 관련된 보조기기의 개발을 하는데 장애인 배우자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아이를 낳았는데 안아줄 수도, 놀아줄 수도 없다는 불안감과 죄책감으로 출산에 대한 생각조차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든다.
특히 최중증 장애인을 위한 공동양육에 필요한 보조기기를 만들어서 보급하여 양육과 관련된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친밀감 강화를 위한 아기 띠(좌), 전동휠체어용 베이비 캐리어(중), 훅 온 유아용 의자(우). © https://newmobility.com
최근 미국의 척수장애인을 위한 정보지(New Mobility)에 ‘최중증의 사지 마비 척수장애인의 육아 첫해를 위한 팁’과 관련된 기사에서 소개되었다.
척수장애인 아빠는 아이와의 친밀감을 위해 핸즈프리 접착이 되는 천으로 된 아기 띠를 사용한다. 또한 존스 홉킨스 대학의 공대생들과 협력하여 전동휠체어에 부착이 되는 베이비 캐리어를 만들었고, 테이블이나 조리대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는 훅 온 유아용 의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육아를 담당해야 하는 장애인 남편을 위해서 필요한 필수 보조기기 들이다. 당사자인 여성뿐만 아니라 육아를 공동으로 담당해야 하는 장애인 배우자를 위한 보조기기도 지원이 필요하다. 이것이 진정한 출산을 위한 정책이고 개인별 맞춤형 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철학이 출산과 양육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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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찬우 elvis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