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통신 216/200707]“채송화·봉선화 핀 집으로”
우리집 대문앞 ‘동네꽃밭’이야기가 ‘전라도닷컴’7월호 기획특집 ‘나의 시골집 살기’코너에 빼식히 얼굴을 내밀었다. 몇 분이나 그 졸문을 읽고 공감할지는 모르지만, 사진까지 실려 나는 기분이 우쭐우쭐하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어떤 꽃이든, 꽃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든다. ‘꽃을 든 남자’라는 유행가가 히트친 걸 봐도 그렇지 않은가.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는 오래오래 남을 절창絶唱이다.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가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듯이, 어느 누가 <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나의 이름>도 불러줬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그에게로 가서/그의 꽃이 되고 싶>기 때문에. 사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무엇이 되고 싶>지 않던가.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 말이다.
지난 주말, 유제(이웃) 80대 아주머니의 생일이었던 모양이다. 마을회관 광장에 승용차 몇 대가 나래비를 선 것을 보니, 각지에 흩어져 살던 3남2녀 총생(자녀)들이 1년에 한번 제대로 모인 것이다. 대문앞이 시끌짝해 나가보니, 아버지와 내가 만든 ‘동네꽃밭’앞에서 가족사진을 찍는 게 아닌가. 그집 큰아들이 반색을 하며 “형님이 꽃밭을 만들어놔 우리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네요. 고맙습니다” 인사를 한다. 아하-, 그렇구나. 우리도 다음주 아버지 생신때 가족사진을 찍어야겠다. 며칠 전 동네 아주미 한 분도 “꽃밭 때문에 동네가 훠언허네. 고마워. 동네는 역시 젊은 사람들이 살아야헌디…”하셨다.
그렇다. 늙으나 젊으나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예쁘다. 아버지는 아침마다 50여평의 꽃밭에 풀을 뽑으신다. 이름도 모르고 이것저것 뿌린 꽃씨가 자유분방하게 자라 꽃을 피웠는데, 그중의 하나, 까맣고 작은 열매가 동글동글 많이도 열렸다. 전주에 사는 친구가 보더니 대뜸 “이거 까마중 아니야?” 한다. 나는 처음 보고 들어본 것이나, 자기는 소싯적 많이 따먹어봤단다. 농촌지역에선 예전에 흔했다한다. 곧바로 검색을 해보니 “대박”이다. 옥션에서도 파는 등 관련 뉴스가 즐비했다. 한번 찾아보시라. 안토시아닌 성분이 복분자의 50배, 블루베리의 30배, 갱년기 여성에 특히 좋은 만병통치약에 다름 아니었다. 눈 나쁜 나는 시력 보호부분이 눈에 확 띄었다. 잎, 줄기, 열매 등 버릴 게 없다니‘횡재橫財’가 아닌가. 이 꽃밭은 여러번 밝혔듯, 40여년만에 귀향한 기념으로 동네사람들이나 타지 사람들이 완상玩賞하라고 만든‘나의 작은 선물’이다. 말하자면 공용公用인 것이다. 무엇이든 좋은, 착한 마음씨를 갖고 살면 생각지 못한‘소득’도 오는 것일까? 흐흐. 씨를 받든지, 아니면 저절로 확 번지든지, 내년엔 몽땅 까마중밭을 만들어 상용화를 할까? 얄팍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집안 마당에는 우리 식구들만의 아주 작은 꽃밭을 꾸렸다. 내년 6월쯤이면 라벤다 향기가 풍기게 될까? 장꽝 옆 앵두나무에 앵두를 따먹을 수 있을까? 고불매의 매화가 여지없이 피겠지? 라일락은 또 어떻고? 자꾸자꾸 쪼금쪼끔씩 꽃밭을 늘리리라. 야생화도 신중하게 고르고, 꽃잔디로 테두리를 삼으리라. 그렇게 온갖 꽃과 함께 늙어가리라. 지금‘6학년 4반’이니까 앞으로 이 집에서 20년은 살 수 있을까? 충분히 살 수 있을 듯도 한데, 인명재천人命在天, 그것을 누가 알 수 있으랴.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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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찬샘통신’은 오늘 1,2부 통합 216회(108회의 두 배. 200자 원고지 기준 3100여장 분량)를 끝으로 접는다. 나의 졸문은 대개 길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지만‘따르릉길’이라는 친구의 짧은 댓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다. 미안한 일이다. 언제 다시 친구들의 눈을 어지럽힐지는 모르겠다. 하지만‘배운 것이 도둑질’이라는 말처럼, 일기문日記文 쓰는 게 오래이고 못된 버릇인지라, 꼭두새벽 컴퓨터책상에 다시 앉기는 앉을 것이다. 그때는 오래 숙성되어 곰삭은 삶의 사색思索과 사물에 대한 성찰省察의 결과물이 나오길, 스스로 빌어본다. 아래의 url은‘새살새살 찬샘통신’이라는 이름으로‘전라도닷컴’에 일곱 번째 실린 졸문의 밑글이니 참조하시압(http://cafe.daum.net/jrsix/h8dk/713).
첫댓글 대문앞 화단에 백일홍도 가득 피우고 여러가지꽃을 이웃들을 위해서 심어었다는 갸륵한 ㅎ 마음씨에 감탄을 했는데ㆍ
다음에 쓴글 이게 왠일?
아침마다 글이 올라왔나 여러번 확인한후 읽어보던 참샘통신이 사라진다 고라고라? ㅉ
새벽부터 미치고 환장하긋네ᆞ
얄팍한 상술로 쓸만하면 유료화 한던가 가격을 올리던가 하던데 ㅎ
그동안 공짜로 친구의 글을 몽땅 읽었으니 지금부터라도 유료회원제를 하던지 주간지로 바꾸던지 대책을 세워라! 세워라!
치사하다! 치사하다!
글 좀 쓴다고 독자를 우롱하는 우천은 각성하라 각성하라ᆞᆞ
ᆞ
매일매일 생활문 쓰느라 얼매나 힘들것나
쪼금만 쉬었다 재게하시를 기대한다
그게 아니고요. 유튜브 대본을 써볼라고요. 아주 당분간 중지합니당.
'기록의 나라' 대한민국을 주제로 30여회 생각하고 있슴당. 흐흐.
혜량하시압.
꽃밭에는 향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야기도 줄줄이 나오는구나!
드디어 유튜버로 데뷰하는가? 기대만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