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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을 이고 서서 " 그리운 이" 를 쓴다.
텅빈 가슴에도 소태 같았던 여름 밀어낸 가을이 채워져,
살강 살강 씹히는 가을볕이 자박 자박 집 안으로 걸어들어온다.
억겁[ 億 劫] 쪽빛 동해 바다물, 대붕[ 大 鵬] 의 날개짓 으로 퍼올려,
하늘 가득 한획 붓칠 펼치니, 하늘 화폭 드넓어, 빗살무늬 구름조각 한가롭다.
이승 의 고단했던 삶의 무게로 키가 줄어 바짓단이 길어진,
"그리운 이" 에게 이 가을볕 을 보내드린다.
오다 가다 만난 필부 필부[ 匹 夫 匹 婦] 들 포장마차 의 인정 넘치는 술잔을 가득 채운체,
고단 했던 세상사 씻어내는 푸념들을 하현[ 下 弦]달 늧게까지 서로 나눈다.
지면서 살아온 유장[ 悠 長] 한 세월을 칭칭 동여매고,
오늘도 안간힘인 여물지 못한 칠십 나신[ 裸 身] 은,
세상 매서운 바람에 할퀴어 울음 주머니 만 커졌다.
흔적[ 痕 跡] 없이 이 가을 떠나면 겨울이 자리할터,
가을 떠난 뒤자리 에 골목길 가득 눈송이 쌓여,
가난한 사연 사연들 화석[ 化 石] 으로 박제[ 剝 製] 되리.
삼동[ 三 冬] 을 얼어도 훈훈한 입김 서린 세파[ 世 波] 로 겨울의 기억은 따스해,
푸르렀던 시간을 태우는 모닥불이 있었고,
장작불 지피고 알밤 구워내는 낭만도 있었다.
그 낭만속 도회 위로 무질서 의 질서로 눈이 덮히면 문명의 구각[ 舊 殼] 을 벗어던진,
현란[ 絢 爛] 의 춤사위 로 백의[ 白 衣] 를 갈아입은 티없는 맑음이 되는것,
그 환호는 겨울의 백설애애 한 서정시 다.
그런 낭만 뒤안, 어둑한곳을 소시민 의 애환[ 哀 歡] 서린 연탄불이 피어난다.
제몸을 태우며 불을 토해내는 숨구멍은 심장 에서 뿜어 내는 불구멍 이다.
세파 에 시달려도 번뇌[ 煩 惱] 는 별빛인,
찬바람 휘감아 드는 얼어붙은 겨울을, 초라한 삶이 제 몫인양,
빈한[ 貧 寒] 한 시간에 길들여진 "애비" 는
연탄 같이 한숨을 불길로 내뿜으며 스스로를 창백히 태워 가족을 덮힌다.
"이시호" 회장,
그는 그렇게 "일면불[ 日 面 佛] 월면불[ 月 面 佛],
[낮에는 해를 보고 살았고, 밤에는 달을 보고 살았다]
그렇게 살았었다.
동토[ 凍 土] 를 가쁜숨 으로 살아온 "애비" 등에,
굳은살로 박혔던 "못" 이 살아지듯,
세상의 가장 낮은곳에서 한숨을 불길로 뿜어 올려,
가족을 덮히는 연탄 같은 삶 을 다한 육신을 편안이 눞히면,
지친 일생으로 굽어진 허리가 그제서야 펴지리라.
또 한편, 연탄 없는 겨울은 따뜻한 낭만을, 감상적 시상[ 詩 想] 을,
정서적 울림을 떠올릴수 없다
그 존자[ 尊 子] 는 그렇게 뜨거운가슴 한조각 뭉텅 베어주며,
낮게 낮게 로 옷깃을 여미며 칠십 동행인 에게 어깨 를 내어주더라.
덜어 낸다는건, 곧 완성으로 채워가는 "빔"[ 虛] 를 만드는 것이리라.
그의 오른손 은 "미켈란 제로" 의 성 베드로 성당, "시스티나" 성당 천정 높이,
"천지 창조" 속 조물주 에 맞닿았고,
그의 왼손은 인간사 힘에 겨운이 의 어깨를 감싸 안아,
두손 의 "함" 은 서로 다름 이더라.
그의 삶은 시뻘건 불덩이로 불덩이로 세상 을 덮힌후,
부서지기 쉬운 잿빛으로 늙어 왔다
그 존자 는 자신의 참됨을 삶의 큰 미덕 으로 작정했으며,
그의 내면[ 內 面] 은 타자와의 소통에서,
언제나 스스로 를 낯게 낯게 매무새 를 여미었다.
고추 보다 매운 진애[ 塵 埃]의 구덩이 사바[ 娑 婆]를,
동행인 의 아픈 눈물을 말없아 닦아주며, 손을 잡아준다.
그 존자는 칠십생을 추억 할수있는, 마중물 이며, "마디바" 다
고단한 세파로 생채기 난 그의 속삶이 익어온 향[ 香],
천리 를 멀다않고 퍼져나간 서향[ 瑞 香] 이어라.
타향 에서 우정[友 情] 은 향수[ 鄕 愁] 다.
왠지 슬플것 같은 국밥 말아 서로 나누고,
먼들판 끝으로 저무는 강물이 느슨해 지듯,
갈수밖에 없고, 또 가야만 하는 삶 과 죽음이 함께있는 길의 지도 위를,
할만큼 다한 삶은 까마득히 멀어진 날을 추억한다.
힌 눈 덮힌 겨울 뜨락에 꽃등불 흐르던 추억,
겁[ 劫] 의 세월을 수긋할 그 존자의 고졸[ 古 拙] 의 정을 셈해보리.
존재 자체로 당연하게 느끼고, 등돌리고 멀어지면 새록 새록 기억을 살아오는,
그런 이 가 깊은 우정 을 얘기 나눌수 있는 친구 이리라.
고집스레 이기려는 시늉 하면서 낮, 밤 을 달리다니
길 끝나는 곳 까지 와버렸다.
그 존자, 쑤세미 같이 뜨겁던 염천[ 炎 天] 인 사바[ 娑 婆] 의 회오리 에서도,
솔숲에 이 는 한줄기 푸른 바람 이었다.
그 존자 는 "우리" 라는, "나" 와 "너" 를 아우르는 공동 주체성 으로,
타자의 타자성 을 인정하며, 자신의 아픔 속에서도,
"우리" 의 고통 을 경청 하며,
"남" 을 "너" 라 부르는 "우리" 를 얘기 하더라.
그 존자는 경청 한다.
그저 흘러 듣는것이 아닌 "나" 와 "남" 사이에 존재된 거리를 좁혀가며,
"남"을 "너" 로 부르며 친구라는 관계 로 구속 시킨다.
타자성을 인정 하는 그런 삶은 자칮 자기의 안녕을 잃을수 있지만,
애써 태연한 그 존자의 모습에서 성자 의 지혜 를 엿본다.
"해불양수"[ 海 不 讓 水] 그 마음,
언제나 점잖은체 말없이 조용히 출렁이는 바다,
어떤 강물도 마다치 않고 받아들이는 바다 같은 넓은 마음,
"언불진의"[ 言 不 盡 意] 그의 자태.
어떤 미사여구 로도 표현할수 없는 그의 "함"
그 존자 는 상선약수[ 上 善 若 水], 곧 "수류육덕"[ 水 流 六 德] 그 자체인,
"어떤 그릇 에나 담기는 융통성,
낮은곳을 찾아 흐르는 겸손,
막히면 돌아 갈줄 아는 지혜,
바위 도 뚫는 물방울 의 인내와 끈기,
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력,
흐르고 흘러 바다를 이루는 대의[ 大 義]
낯설은 땅 찬자리 에서 거짓웃고 거짓 운,
가슴 이우는 70 성상[ 星 霜] 으로, 가슴 속 생채기 부등키고,
석양을 걷는 그의 뒷자락 따라 떠나는 가을,
먼길 돌아 이 가을 을 추억하며, 다시 찾아 오려무나.
"ONE WORD MORE" [ 한 마디만 더]
"ONCE, AND ONLY ONCE, AND FOR ONE ONLY'
[ 한번, 단 한번, 그리고 단 한사람 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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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원파님!
가을에 쓴 글이에요?
겸손과 지혜.융통성,인내와 끈기.포용력 다시한번 배우며 마음을 읽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가람이 님.
매우 고맙습니다.
문득 문득 살아온 날 을 기억 하려는. 안간힘 의 70 고개 입니다.
가을바람 소슬 한 날.
옛날 같은 심심한 달빛이 그림자로 따라와.
툇마루 를 적시면 아득한 고향달이 가물거려
콧잔등 이 시큰 거리기도 합니다.
추억 된 연탄냄세 는 비렸던
젊은 피 를 붉게 붉게 익어가게
했을것.
고지 를 바로 앞두고 옛날 의
흔적 도 기억 해 봅니다.
편안 한 밤 되시기를 소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