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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지난 정초에 본인의 블로그(낙도오지)에 올린 글을 옮겨왔기에
내용상으로 낯선 구절들이 더러 있을겁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사다난 했던 2011년도 한해가 어느 덧 다 지나가고
대망의 2012년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해동안도 비릿한 낙도오지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시고
살가운 성원으로 함께 해주신 친구분들과 단골손님들 - 등대지기와 우렁각시가 엎드려 절을 올릴랍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잠시 멈춤도 없이 줄기차게 달려온 지난 1년/
보람과 회한이 교차하는 가운데 새로운 한해를 맞아서 또다시 부지런히 달려가야 할 시점입니다.
오늘 뜻깊은 새해 첫날을 맞아서 지난 한해동안 육지와 낙도오지를 수시로 오가며
등대지기를 뒷바라지를 한답시고 땀흘린 우렁각시가 손수 만들었던 음식을 월별로 소개코자 합니다.
우렁각시표 음식들이 비록 전문 요리축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겠지만
등대지기가 뭘 섭취하면서 지난 한해를 용케 견뎌왔는지 어렴풋이나마 짐작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 그럼 1월달부터 시작할랍니다.
코를 막고서 경건하게 뒤따라 오시던지요.
1월 달 ① - <전복 칼국수>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전복이 들어간 칼국수입니다.
가끔 우연찮게 전복이 생길 때마다
우렁각시가 곧잘 시도하는 칼국수입니다.
여기에 묵은 김치를 함께 투입하여
얼큰하게 먹어야만 제맛입니다.
한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전복 먹고서 힘내라는
우렁각시의 정치적인 계산이 다분히 엿보이는 메뉴입니다.
1월 달 ② - <새우 꽃게탕>
기실 1개월에 한가지씩만 소개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놈이 바지가랭이를 붙잡고 난리부르스를 치기에 그냥.........?
겉보기에는 울긋불긋하게 생긴 것이 제법 그럴듯하게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맛보면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 음식입니다.
더군다나 우렁각시가 제 나름대로는 염분량을 조절한답시고
국물맛이 싱겁다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2월 달 - <볶음밥과 콩나물국>
2월 달에는 단출한 메뉴가 주류을 이룹니다.
명색이 볶음밥이라고 콩나물 국 하나만 경호를 서고 있습니다.
볶음밥 속에는 김치조각 나부랭이와 고기 조각들이 뒹굴고 있습니다.
우렁각시가 주방담당이라서 주면 주는대로 먹어야지 딴지를 걸었다가는 국물도 없음을 잘 압니다.
참고로 이 등대지기는 밥상에 국물이 따로 없으면
굉장히 난감해 하는 유별난 남정네이옵니다.
3월 달 - <잔치국수>
꽃피고 새우는 3월이 돌아왔습니다.
계절탓에 자칫 입맛이 없어질 수도 있는 애매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시도한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렁각시의 전공이다시피 한 그 유명한 [우렁각시표] 잔치국수입니다.
등대지기가 매우 좋아하는 음식중에 하나인데
여기에는 경상도식 양념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렁각시는 경상도식 양념장을 잘 만들지 못하고 또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등대지기는 그게 큰 불만입니다. 주부 역할을 감당하기가 식은 죽 먹기같습니다.
4월 달 - <낙지 수제비>
만물이 약동하는 4월/
땅에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봄의 향연이 완연한 시기입니다.
보시다시피 수제비가 분명하온데 낙지가 목욕재계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렁각시는 아무 음식에나 이런 해물종류를 체포해서 마구잡이로 투입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5월 달 ① - <합창단 김밥>
계절의 여왕이요 가정에 달 5월입니다.
예전에 얼핏 한번 소개를 했었지만 오와 열을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 김밥입니다.
이 김밥은 우렁각시가 자주 시도하는 메뉴가 아니오라 장난삼아서 처음으로 시도해 본 작품입니다.
열창한답시고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빤히 바로보고 있기에 한놈씩 잡아먹으려니 정말 민망할 노릇입니다.
5월 달 ② - <골뱅이 비빔국수>
5월 달의 두번째 출품작입니다.
우렁각시의 나름대로는 신경을 쓴 특별기획 음식입니다.
낙도오지의 사무실 동료들이 가끔 시도하던 것을 몰래 밴치마킹하여 목포집에서 시도해 본 것 같습니다.
등대지기는 이것보다도 짭조름한 국물이 있는 일반 잔치국수가 더 좋습니다.
우렁각시 본인도 보기보다도 별로라고 실토를 했습니다.
두번 다시 시도하지 않았으면 하는 메뉴입니다.
6월 달 - <낙지 라면>
보훈의 향기가 감도는 6월 달입니다.
초여름을 맞아 진초록이 온누리를 색칠하는 시기입니다.
6월 달에는 기존의 라면에다 낙지만 투하시킨 것 뿐입니다.
별로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
예전에 한번 소개를 했었지만
낙도오지 선착장 음식점에서 라면을 5인분 시켰는데
그릇마다 낙지가 한마리씩 투입되었다고 해서
1인분에 10,000원씩 받던 몸값 비싼 낙지 라면에 기절할 뻔 했던 추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7월 달 - <낙지 떡국>
장마철이 지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달입니다.
먹거리가 별로 없는 빈궁한 등대지기네는 이 시기에도 떡국을 먹습니다.
계절에 관계없이 시도 때도없이 손에 걸리는대로 밥상위에 올려놓는 우렁각시는
약방에 감초처럼 여기에도 또다시 낙지를 투하시켰습니다.
8월 달 - <바지락 칼국수>
등대지기 하계휴가는 매년마다 8월 초순으로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계 휴가기간에는 인천 처가라든가 팔공산자락 고향집 방문 등 별미를 맛 볼 기회가 더러 있기에........!!!
낙도오지에 거주하는 베트남 이주여성이 쬐끔 건네 준 바지락을 갖고서
이열치열을 느끼라고 오랫만에 바지락 칼국수를 만들었나 봅니다.
짭조름한 바닷냄새가 입안 가득 자극하는 바지락 칼국수/
껍데기를 분리하는 작업이 번거럽기에 게으른 양반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음식입니다.......!!!
9월 달 - <산낙지 비빔밥>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포함된 9월입니다.
초가을로 접어드는 9월 달에 등대지기네는 뭘 먹고 살아갈까요?
라면과 수제비는 물론이고 심지어 떡국에까지 손잡고 혈맹관계를 유지하는 낙지가
이번에는 비빔밥에도 산낙지로 변장하고서 출몰을 했습니다.
부추와 함께 낙지 다리가 두리뭉실 섞힌 비빔밥을 입안에 넣고서 우득 우득 씹노라면
세상 근심 걱정 인순간에 다 달아납니다.(믿거나 말거나)
10월 달 - <반찬통>
결실의 계절 10월이 돌아왔습니다.
오곡백과가 언뜻 생각나듯이 여기 저기 먹거리가 풍부할 시기입니다.
10월 달에는 반찬통이 예선을 통과하여 이 자리까지 올라왔네요.
여기에도 어김없이 낙지가 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습니다.(우렁각시는 낙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꺼나?)
주중에 우렁각시가 등대지기만 홀로 낙도오지에 남겨두고서
급한 일을 보러 혼자서 목포땅으로 나올 때
공기밥과 함께 김밥을 싸다 남은 재료를 이용하여
등대지기가 손쉽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챙겨놓고 간 눈물겨운 배려입니다.
11월 달 - <새우 잔치국수>
추수감사절이 끼어 있는 11월 달입니다.
초겨울이 시작되는 이 시기에는 우렁각시가 또 무슨 메뉴를.........???
보시다시피 이번에는 낙지대신 새우와 굴이 들어간 잔치국수입니다.
낙도오지가 섬마을이다보니 아무래도 해산물은 쬐끔 흔한 것 같습니다.
12월 달 - <닭 백숙>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입니다.
그 누구에게나 따끈 따끈한 음식이 땡기는 시기입니다.
보시다시피 희말건 닭 백숙에
인삼이 쭈욱 엎드려서 폼을 잡고 있습니다.
우렁각시가 지난번 친정에 들렀을 때
친정어머니가 몰래 챙겨주신 인삼이 비축되어 있기에
한해동안 낙도오지에서 골목대장 하느라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등대지기에게
몸보신 시킨답시고 닭 백숙을을 시도해 본 것 같습니다.
바로 옆자리에 삶은 닭 몸통도 있는데
행여 군침이라도 흘릴까 봐 생략했음을 고해성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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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낙도오지의 자칭 골목대장이라는 이 등대지기가
2011년 한해동안 아마추어 주부인 우렁각시로부터 대접받은 음식을 월별로 대충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른바 날고 뛴다는 주부 9단님들께서 보시기에는 꼬맹이들의 소꼽장난 같이 어설프고 우습게 보이겠지만
이 등대지기는 이런 것들을 섭취하고서도 현재까지 용케도 생명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십시요.
그건 그렇다치고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낙도오지의 단골손님으로서 등대지기랑 인연이 더욱 깊어지고 우렁각시의 결재까지 떨어져서
그대께서 등대지기랑 정상회담하려고 홀연히 목포땅까지 행차하실 경우에
우렁각시가 손님 접대용으로 차려낼 밥상이 위에 열거한 음식중에서 한가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입맛이 너무 까다롭다거나 음식 투정이 심한 양반이라면
아예 도시락을 싸들고서 행차하시는 것이 세계평화를 앞당기는 지름길입니다.
그래도 당신께서 백번 양보하시어 우렁각시의 시덥잖은 요리 작품에 동참을 하시겠다면
몇월 달에 목포땅으로 내려오시겠습니까요........???
또 공사가 다망하시어 굳이 목포땅까지 꾸역 꾸역 행차하지는 못하시더라도
몇월 달 음식이 제대로 구색을 갖춘 음식으로 보이시는지요?
2012/ 1/ 1 등대지기
첫댓글 다~~맛나보이네요, ^*^
해물을 듬뿍넣은 떡국이요,,,ㅎ 초대해 주신다면,,,,^*^
우렁각시표 밥상이 그 무엇인지 알수없는 먹먹함이 느껴집니다.
월별로 차려주신 맛깔스런 음식들 눈이 터지록 먹고 남은건 퍼가지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