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김정호
이 책은 김정호에 관한 책이다.
고산자는 김정호의 호다.
내가 알고 있는 김정호.
대동여지도를 만든 사람. 끝이다.
그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
역사책을 봐도 그에 대한 기록도 별로 없다.
예전에 학창시절에 우리나라의 옛지도를 여럿 보다가,
대동여지도를 보는 순간,
오늘날 지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을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그래서 다른 지도와 지도 제작자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잊혀지지 않았다.
그런 그에 관한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제목을 적어 두었다가 기회가 되어 보게 되었다.
김정호.
그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도 많지는 않다고 한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찾아보아도, 생몰년이 나와있지 않다.
그저 추정으로 1804년에서 1866년으로 되어 있는데, 정확하지 않다.
고작 150여년 전 사람인데도...
그리고 대동여지도라고 대단한 지도를 제작한 사람인데도...
그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것은,
당시 지도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부족하다고 유추하기도 한다.
그렇게 김정호에 대한 기록이 많이 부족해서,
그를 이야기하는 이 소설 또한 작가적 상상력이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1. 어린시절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다.
중인 집안이던 김정호의 집안.
김정호의 아버지는 징집군으로 진압되었다.
그리고, 일행 20여명과 함께 실종되었다.
도망갔다는 누명을 쓰게된 아버지.
열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김정호는 관아에 가서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달라고 탄원을 올렸다.
계속된 탄원으로 지쳐 쓰러진 어린 김정호.
그때 그와 함께한 아이가 있었으니,
판관어른 댁 자제인 최한기였다.
이후 그 둘은 오랫동안 친한 친구사이가 됭ㅆ다.
...
실종된 아버지가 다른 일행과 함께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아버지의 품 속에는 관아에서 받은 지도 한장이 발견되었다.
그 지도는 엉터리였고, 아버지는 그 지도를 보고 가다가
길을 잃고, 추위와 굶주림으로 객사한 것이다.
어린 시절의 이런 기억이 후에 지도를 제작하게된 동기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김정호에 있어 지도는 저울과 같았다.
살림살이의 저울이요,
세상살이의 균형추요,
생사갈림의 나침반이라 생각하였다.
나라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 대동여지도와 대동여지전도
그렇게 백성들이 편리성을 고려한 지도가 바로 대동여지도이다.
목판본으로 직접 제작하였다.
이 지도는 분첩절첩식으로된 지도첩이라고 할 수 있다.
충 22층으로 구순하여 필요한 부분만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서 김정호가 직접 한반도를 두루 돌아다녔는지,
아니면 기존의 제작된 지도들을 참조해서 만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있다고 한다.
방법이 어떤 것이든, 이런 정밀한 지도를 그당시에 제작하였다는 사실하나만으로,
그의 업적은 대단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서문격인 지도유설이 실려있다.
이것에는 지도의 기원과 지도의 필요성, 지도의 기준의 내용이 실려 있다.
...
대동여지도 말고, 대동여지전도란 것이 있다.
이것은 대동여지도를 다시 축소한 것으로,
한 장에 우리나라 전체를 그린 지도이다.
장거리 여행을 하는 백성들이 갖고 다니기에 대동여지도는 지도첩 형식이라 부담스럽기 때문에,
편리를 위해 제작된 것이 바로 대동여지전도이다.
...
3. 인연
앞서 이야기했듯이 어린시절 김정호는 아비를 잃었다.
아비를 잃은 것 뿐만 아니라, 아비가 역적으로 몰리는 누명을 쓰게 되었다.
이를 안 이웃집 아주머니는 김정호를 피신시켰다.
열살배기 고산자는 무작정 도망길에 나섰다.
추위와 배고픔...
사경을 혜메던 김정호... 환상을 보게 된다.
돌아가신 엄마... 엄마는 김정호에게 젖을 물려주었다.
김정호는 있는 힘껏 젖을 빨고 잠을 잤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자신은 동굴에 있었고, 옆에는 한 아주머니의 주검이 있었다.
자신이 엄마인줄 알고 빨았던 젖은 그 아주머니의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이미 중상을 입고 있었다.
김정호는 다시 길을 나섰다.
그리고 한 여자아이를 만났다.
나중에 지도를 그리기 위해 세상을 떠돌던 김정호.
태안반도의 망월암이란 곳에서 혜련스님을 만났다.
눈이 심하게 와서 며칠 그곳에 머무르게 되었다.
혜련스님과 이야기하다보니, 그 옛날 도망길에 만난 여자 아이가 바로 혜련스님이었고,
그 혜련스님의 어머니가 바로 동굴 속에 죽은 아주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 어찌 이런 인연이...
그들은 특별한 인연임을 알게 된 후, 또다른 감정이 생겨났다.
그 감정은 운우지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난 김정호.
몇년이 지나고, 한 중늙은이가 혜련스님이 죽고 남긴 아이라면서
한쪽 다리를 절룩거리는 여자아이를 김정호에게 데리고 왔다.
그 아이의 이름은 순실이였다.
4. 방황
그리고 또 세월이 흘렀다.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떠돌던 김정호도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았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이후 비변사에서도 김정호를 감시하는 듯하였다.
김정호의 일을 도와주던 바우가 피나무를 훔쳤다는 협의를 받고, 한성부에 잡혀갔다.
다행히 혜당 최한기, 묘허 최성환 등에게 부탁하여 잘 마무리되었다.
비변사에서 계속된 추적이 있고, 순실이가 천주학을 접했다는 사실을 알고,
김정호는 순실이와 함께 양주목으로 피신하였다.
묘허 최성환이 알선해 준 집에 순실이를 맡기고,
김정호 자신은 다시 길을 떠났다.
자신이 어린날 숨었던 동굴을 다시 찾아가 보았다.
그곳에서 그는 죽은 줄 알았던 혜련 스님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김정호는 태안반도 망월암에 다시 가서, 예의 중늙은이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되었다.
혜련스님은 죽은 것이 아니고, 남해로 길을 떠났다고 한다.
김정호를 발길을 경상도로 옮겼다.
그곳에서 위당 신헌, 난고 김병연, 오주 이규경과 술한잔을 하기도 하였다.
술자리에서 불콰해진 김병연이
대동여지도에 왜 대마도, 독도, 간도가 포함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사실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포함안된 것 때문에,
일본인들이 이를 이용하여 독도가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기도 한다고 한다.
김정호가 왜 독도를 대동여지도에 포함하지 않았을까.
지은이 박범신은 그 이유를 이 소설을 통해 대신 말하고 있었다.
김정호가 생각하는 지도는 편의성, 정확성이다.
그런데, 똑같은 축적으로 독도를 그려넣기 위해서는,
목판의 수량이 서너개가 더 필요하고,
그에 따라 지도첩의 분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인으로써 자본이 넉넉하지 않았던 김정호.
사용자의 편리성과 지도의 정확성을 중시하였다고 하면,
그리고 당시 지도에 대해 크게 중요시하지 않던 시절이었다고 하면,
박범신의 추측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일행들과 헤어진 김정호는 남해에 가서 결국 혜련스님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예의 혜련스님이 아니다.
혜련스님은 외면으로 답을 하고, 김정호는 그렇게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간도지역까지 가서, 간도 지역을 독립된 지도를 만들고자 답사한다.
그러다가 청군에 붙들리게 되고,
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첩자로 몰리게 된다.
엄청 두들겨 맞고 쫓겨나게 된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또 몇년이 흘렀다.
때는 흥선대원군이 막강한 권력을 잡고 있던 시절...
흥선대원군은 천주학에 대해 강력한 박해를 가했다.
김정호의 딸 순실이가 천주학을 접했기 때문에 그 위기가 찾아왔다.
순실이를 숨길 요양으로 옛친구들을 다시 부탁했다.
하지만, 다들 꺼려하였다.
그리고 어느날, 안동 김씨 김성일의 호출이 있었다.
별로 좋은 관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찾아갔다.
혹시나 순실이를 구해줄 수 있을까 해서 말이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그것도 최악의 상황이었다.
김성일의 아버지. 그는 바로 김정호의 고향 토산의 현감이었던 사람이다.
어린 김정호의 계속된 탄원으로 좌천까지 되었던 그 사람.
그 옛일의 복수를 위해 김성일의 아버지가 김정호를 불러들인 것이다.
김정호를 무대포로 청나라의 첩자로 몰아 세웠다.
그리고 모진 매를 가했다.
그래도 부족했는지 스스로 격분한 노친네는 화로를 뒤집어 쓰고 중상을 입고,
며칠만에 죽고 말았다.
계속 갇혀 있던 김정호에게 김성일이 찾아왔다.
뜻밖의 김성일이 김정호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며 그를 풀어주었다.
그렇게 풀려난 김정호.
하지만, 순실이는 이미 갇혀버렸다.
혜강을 통해 간신히 당상관으로 있던 위당 신헌을 만났다.
위당 신헌도 친분이 있던 사이였다.
위당이 말하길, 순실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
순실이가 배교하는 길이라고 한다.
순실이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배교를 선택하고 풀려났다.
지긋지긋한 속세...
김정호는 순실이를 데리고, 먼 길을 떠난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그렇게 소설은 끝을 맺는다.
5. 단어
이 책에는 잘 안쓰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옛 이야기를 해서 옛말들을 많이 사용한 것 같다.
문맥으로 대충 뜻을 유추했지만,
처음 보는 단어 또는 들어봤지만 정확한 뜻을 모르는 단어들을 적어놓았다가
사전으로 찾아보았다.
* 비칠비칠 : 몸을 바로 가누지 못하고 쓰러질 듯이 이리저리 어지럽게 자꾸 비틀거리는 모양
* 황망 : 마음이 몹시 급하여 당황하고 허둥지둥하는 면이 있음.
* 지수굿 : 고개 따위를 숙인 모양.
* 앙바틈하다 : 짤막하고 딱 바라져 있다.
* 언필칭 : 말을 할 때마다 반드시
* 퉁바리 : 퉁, 퉁명스러운 핀잔.
* 궁뚱망뚱하다 : 몹시 후미지고 너절하다.
* 섬쩍지근하다 : 무섭고 꺼림칙한 느낌이 남아 있다.
* 자오록하다 : 연기나 안개 따위가 잔뜩 끼어 흐릿하고 고요한 느낌이 있다.
* 두새두새하다 : ‘들썩들썩하다’의 방언(충남).
* 툽상스럽다 : 말이나 행동 따위가 투박하고 상스러운 데가 있다.
* 새퉁스럽다 : 어처구니없이 새삼스러운 데가 있다.
* 투가리 : ‘뚝배기’의 방언(강원, 경북, 전라, 충청).
* 덴바람
* 옹심 : 옹졸한 마음.
* 매지구름 : 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구름.
* 우두망찰하다 : 정신이 얼떨떨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
* 된비알 : 몹시 험한 비탈.
* 옹두라지 : 나무에 난 자그마한 옹두리.
* 돌비알 : 깎아 세운 듯한 돌의 언덕.
* 숨탄것 : 숨을 받은 것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 암팡지다 : 몸은 작아도 힘차고 다부지다./들러붙거나 모여든 것이 보기에 빽빽하고 촘촘하다.
* 그들먹하다 : 일정한 범위 안에 거의 그득하다.
* 푸서리 : 잡초가 무성하고 거친 땅.
* 바위너설 : 바위가 삐죽삐죽 내밀어 있는 험한 곳.
* 부드레하다 : 꽤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약하여 맞설 힘이 없다.
* 들까불다 : 몹시 경망하게 행동하다.
* 강팔지다 : 성질이 까다롭고 괴팍하다.
* 고뿔 : 감기를 의미하는 우리말.
* 끄무레하다 : 날이 흐리고 어두침침하다. ‘그무레하다’보다 센 느낌을 준다.
지핀 불의 불길이 오르지 아니하고 스러질 듯이 약하다.
* 살똥스럽다 : 말이나 행동이 독살스럽고 당돌하다.
* 원융하다 : 1 한데 통하여 아무 구별이 없다.2 원만하여 막힘이 없다.
3 모든 법의 이치가 완전히 하나가 되어 융합하여 구별이 없다.
책제목 : 고산자
지은이 : 박범신
펴낸곳 : 문학동네
페이지 : 359 page
펴낸날 : 2009년 6월 12일
정가 : 11,000원
읽은날 : 2009.12.07 - 2009.12.10
글쓴날 : 2009.12.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