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여러분!
잘 들어가셨는지요!
월요일에도 다른 지역답사가 이어져서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많은 분들이 답사출발을 우려하셨던 것과는 달리
정작 일요일 답사일엔 비는 몇 방울 구경도 못했고
각오하고 준비했던 우천대비 장비들은 꺼내보지도 못했던 하루였습니다.
더구나 저는 비가오는 와중에 카메라들고 우산들고 할 일이
너무도 버거울 듯하여 아예 포기하고 그냥 갔었지요.
그러는바람에 단체사진도 없고 답사후기도
사진없이 올리고 있습니다.
천우신조天佑神助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할 수 없었던 날씨완 달리
두타연은 우리를 들이지 않았습니다.
좋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날까지 내린 비로인해
다리가 범람우려에 놓이고
탐방로가 패인 곳이 많아서
탐방로 폐쇄결정이 출입예정시간을 넘기고서야
내려지는 통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에 얻은 것도 있었습니다.
두타연을 뒤로하고 양구 백자박물관을 간 우리는
양구백자의 혼을 담아내는 열정을 지닌 정두섭 관장이라는
장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전예약도 없이 찾아간 방문객들을 친절하게 맞아주고
열정어린 시선으로 설명하는 그를 보며
우리 도자문화의 미래가 어둡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갔던 박수근미술관에 들러 그의 작품세계를
다시금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에게 박수근 같은 화가가 있음을 감사해하며
양구답사를 마치고 시래원이라는 식당에 도착해
시래기정식을 먹었지요.
참 행복하고 즐거운 식사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화천으로 이동하여 곡운구곡과 화음동정사터를 갔습니다.
답사하는 그날 내내 우리는 성난 계곡물을 볼수 있었습니다.
만갈래 계곡에서 쏟아져내리는 물이 하류로 갈수록
색도 더 탁해지고 솟구쳐오르는 기세도 등등하던 그 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 물의 위력과 힘을 보여주는 사진을 찍은게 있다면 올려주시길...
법장사는 1680년에 금강산을 둘러보고 풍악일기를 쓴 곡운선생이
금강산에서 홍눌弘訥이라는 승려를 사귀고는 화음동정사 위쪽 오백미터 쯤에다
반수암伴睡菴이라는 암자를 지어주고 자기집 드나들듯이 다니시던 곳이어서,
다른 때 답사에서는 화음동 정사터만 둘러보고 돌아왔었지만,
이번엔 물이 넘쳐서 계류를 건너가볼 수 없었기에 후보지로 물색했던 곳입니다.
자료집의 화음동지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또 내가 전에 교주交州(강원도 회양군)의 재宰(수령)가 되었을 때 금강산의 승려 홍눌弘訥이 있었는데 따라와 화음동에 왔을 때 내가 그에게 쌍계동雙溪洞 가에다 작은 암자를 지을 것을 권유하고 그 이름을 반수암伴睡菴이라 했으며 숲과 골짜기와 수석水石이 아름다웠다. 내가 항상 가서 노닐거나 하룻밤을 지내면서 밖에 있는 집으로 여겼으니 그 또한 화음동의 승경 중에 하나이다.'
'반수암은 내가 있는 곳에서 불과 1里쯤이다. 내가 항상 걸어가거나 소를 타고 언덕하나를 돌아서 남쪽으로 가는데 산골물이 숲 속을 뚫고 나와 너른 비탈진 바위를 따라서 맑은 물이 휘돌아 쏟아져 흐른다. 조금 위로 십여 보를 오르면 승도들이 물레방아를 설치했고 이곳을 지나 서쪽으로 수십 보를 꺾어들면 좁은 길에 소나무를 심어 숲을 이룬 길을 끼고 가면 암자에 이르는데 땅이 자못 상쾌하고 높다. 암자는 서쪽에 자리하고 동쪽을 향해 있고 화악산의 여러 봉우리가 눈 아래로 어렴풋이 비친다. 암자는 겨우 10여 칸이며 감실 내에는 작은 금불상 1구를 안치하였다. 암자 우측에 부도가 하나 있는데 홍눌弘訥 승려의 사리가 안치되어있고 그 아래 돌우물은 맑고 차며 우물 아래에는 미나리를 심었고 계단 아래에는 채소를 심었다. 작은 샘이 암자 뒤편에 있어서 홈을 판 나무로 끌어들여 부엌문 앞에 나무통을 설치하고 물을 대서 쓰니 물 길어 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마당에는 매괴玫瑰․ 작약․ 황국․ 해바라기․ 오얏․ 배나무 들이 있고 큰 살구나무 서너 그루가 그 좌측에 있어서 꽃이 필 때면 골짜기를 환히 비추니 그 또한 아름다운 경관이다.'
이런 글을 회상하면서 홍눌스님의 부도라도 찾아볼 생각으로 올랐었지만
여의치 않아 다음 기회로 돌리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홍천의 수타사를 마지막으로 둘러보러갔는데
오전에 들렀더라면 물이 불어 통제되었을 느낌이 들만큼 불어난 물은
수타사계곡을 가득 채우며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더하여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수타사를 더욱 신비롭게 했었지요!
귀한 장면을 보게 해주었던 날씨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했던 날이었습니다.
다음 답사는 8월 25일에 진행합니다.
폭염에 건강유의 하시고 다음달에 뵙겠습니다.
첫댓글 두타연을 보지 못하였지만 비온뒤에 절경을 언제 볼수 있답말입니다
좋은 공부 경험 눈이 즐겁고 머리가 풍부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답사였습니다 8월에 또한 기대 된답니다
동안 건강하세욤 ^^ 순후두용
사람을 쉽게 허락하지 안는 두타연을 가보고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자기박물관에서 양구dmz야생화 사진전이 있다는 안내를 보고 깜빡 지나친것도 다시 가고픈 이유입니다
또하나 ㅡ 박수근 미술관 개관당시 멀미를하며 찾았건만 허허벌판에 너무나잘생긴 미술관외관때문인지 자기그림하나 변변이 못가진 가난한 박수근 동상에 유감이 많았었지요 무슨생각을하시나요
정작 가난하고 쓸쓸한 사람들은 구경조차 하지 못하는 당신 그림은 창신동집마루에서 어디에 모셔져 있는걸까요 ㅡ 세월이 지나 미술관 주변은 자꾸 꾸밈이 많아지는데 욕심 없는 눈빛은 그대로군요
맞아요. 창신동 집 마루에는 재고가 쌓여있는데도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더군요. (나처럼 속이 없었나봐요.)
동상 - 몇 미터만 옮겨가면 비바람 피할 수 있으련만 그 몇 미터를 못 옮기고 고무신 신고 비 바람 맞고 있더군요.
배경으로 또는 함께 사진을 찍어대는데도 무정한 표정은 변화가 없더군요. 한 번쯤 웃어주면 좋았으련만 ...
그렇더군요........
나이 50을 넘기면서 기대에 어긋나도 서운하지가 않더군요. 다음에 다시 오지 뭐 ....
오늘, 일 같지도 않은 일이 끝나고 자료집을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제가 꼼꼼부리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가 늘 답사지에서 딴전 피우고, 해설하시는 곳을 떠나 휭~ 하니 사진이나 찍고... 죄송합니다. ㅎ 그래도 들어야 할 말은 다 듣는답니다.
애써 준비하시고 열정을 다해 해설하시는데 딴전이나 피우는 불량회원이라 미안합니다. 앞으로는
쭈욱 ~ 그러겠죠. ㅎ
미술관입구에 나목이 있어 겨울에가면 그저 좋았는데 이젠 그마저 무슨소나무로 꾸며져 있더라요 바로 옆집ㅡ이쁜 시골집ㅡ만 여전한 풍경일뿐
양구도 ! 조화를 잃지안는 발전 이란게 쉽지 않은일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