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년 4월 13일 15:30 (화요일)
장소 : 성남시 영장산 산책로
참석자 : 김영용 김명수 김재화 박인환 박창호 송관순 신수호 (+1)
이영호 이용일 조성춘 뒤풀이 (전인구) 계: 12명
최근 걷기 열풍이 등불처럼 일고 있다. 걸음마다 길 위에 마음의 짐을 뚝뚝 떨구고, 친구들과 함께 담소하며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 것에 눈길 한 번 주는 것만으로도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
산책길 군데군데 흐드러지게 핀 노오란 산수유, 개나리, 분홍색 진달래꽃들, 제자리를 지키는 등대가 있어 밤배들이 순항할 수 있듯이 철 따라 제자리를 지켜주는 꽃과 나무가 있기에 산이 아름다운 것 같다.
아직도 봄을 시샘하듯 차가운 바람이 옷깃 속을 스며들었다. 날씨 탓인지 숲길을 걷는 사람은 우리들 이외에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애당초 계획은 지난 3월 전광선동문이 동문 카페란에 소개한 청와대 뒷산 북악 스카이웨이로 계획하였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곳으로 워킹코스를 변경하였다.
추위에 웅크렸던 몸을 김명수동문의 지도에 따라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고나니 굳어진 몸이 풀리는 것 같았다.
2시간 남짓 걷고 나서 신수호동문의 안내로 버스를 타고 분당 야탑역 근처에 있는 사철숯불갈매기 음식점으로 향했다.
식당에 자리 잡고 앉자마자 얼마 안 있어 신수호동문의 어부인께서 동참하시어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영호동문의 건배로 술잔이 오가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이영호동문의 유럽여행기, 우리들의 건강에 관한 문제(성생활의 중요성)등 그밖에 이런 저런 대화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나누었다. 여러 대화 중에서도 특히 17일 동문 야유회 영흥도 봄꽃놀이에 적극 참여하자고 서로를 독려했다.
숯불에 구운 갈매기살은 담백하고 쫄깃 야들하다. 간장소스에 송이버섯, 무우생채, 구수한 우거지국을 곁들여 소맥을 하니 모두 맛있다고 이구동성이다. 오늘 모임은 참석 인원이 적었지만 가족적 분위기에 차분하고 건전한 대화가 오갔다. 식사도 평소와는 달리 과음과 과식을 피하고 절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식당을 나서는 순간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우보회 전인구 고문이 반가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때 마춰 이영호 동문이 그냥 헤이지기 아쉬우니 생맥주 한잔을 하자고 제안했다.
야탑역 부근까지 나와 일부 동문들은 가고 남은 친구 몇 명이 여흥의 자리를 같이했다. 이 자리에서 우보회 1주년이 되는 6월경에 지방 나들이를 가자고 여러 동문들과 같이 합의를 보았다. 장소는 전인구고문이 물색하여 추후 결정되면 상세하게 통보하기로 했다.
오늘 모임을 마치면서 나의 작은 바램이 있다면 오랜 동안 건강을 지키면서 친구들과 함께 걷고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늦게 온 봄
창밖으로 하얀 목련화가 꽃망울 터트려 아파트 입구를 메웠다. 봄은 볼 때마다 신기하고 반갑다. 겨울엔 도무지 이런 봄 풍경이 펼쳐지리라는 걸 상상할 수 없다. 올해처럼 겨울이 꾸물대고 쉽게 가지 않은 때는 더 그렇다. 그런데도 때가 되면 찬바람 속에도 꽃망울은 고개를 내밀고 마른 나무에도 잔뜩 움이 터 오른다. 좋은 계절에 그저 보통 사람들이 새 출발과 설렘, 그리고 꽃놀이 같은 평범한 봄 소망을 품었을 봄이 다 이러하리라.
혹독한 그 계절 겨우 넘겼는데 왜 이리 봄빛이 처연한가!
수십 명 장병들을 잃은 천안함 침몰사고 소식 때문일까. 온 나라가 비탄에 잠긴 올해의 봄만큼 아픈 봄은 없을 것이다.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돌덩어리가 내려앉는데, 차디찬 고통 속에 몸부림처야 했던 그들과 남겨진 가족들의 심정을 우리가 미루어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느리적 거리며 왔기에 더 반가워야 할 올해의 봄 햇살은 이제 어쩐지 원망스럽다. 어쨌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봄볕은 세상을 밝히고 꽃은 피어나고 때가되면 질 것이다. 노래말 따라 당신들을 ‘부디 잊지’ 않겠다는 말을 조용히 되뇌어 보지만 이게 무슨 소용이나 있겠는가.
알림:
1. 이영호동문이 여흥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 맛있는 숯불 갈매기 맛집을 안내해준 신수호동문 고맙습니다.
3. 차가운 날씨에도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동문들 고맙습니다.
4. 볼거리도 많고 다양한 놀이게임 등 뜻 깊은 봄꽃놀이 야유회 행사를 주선한 회장단의 노고에 감사하며 많은 가족 동문들이 참석하여 돈독한 우애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회계 현황:
회비 : 20만원
지출 : 19만 7천원 (식사)
잔액 : 3천원
전 잔고 : 56만 6천원
현 잔액 : 56만 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