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기대는 많고,
할일은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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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신 이후의 시간적 순서에 따라 글을 올리려 하다보니,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글의 진도가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야, 옴니버스 형식으로 글을 올릴까 합니다.
문체와 시점도 자주 변경될 것입니다.
그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서...
더불어, 다른 쪽에 올려 놓았던 글 들을 우선 퍼다가
올려 놓으려 합니다.
먹고 사는 일이 우선이다 보니, 그렇습니다.
웃자고 시작한 일이,
노동이 되지 않기 위해 택한 방법이니,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조폭 결혼식"
아주 오래전 일산에서 부업할 때의 일이다....
손님중에 술 안 마시는 40대 후반의 조폭 아저씨 있었다..
그냥 나한테 술만 사준다.. 자기는 사이다 마시고.....
그분은 현업에서 은퇴하신 분이었다.
거칠었지만, 순박했다.
갓 스무살이 되던 해에,
누군가를 담갔다가 하늘로 보내시고,
7년 복역하신 이후에 출소하셨다고 들었다..
현업에 계실 때 업무상(?) 경험했던 일들을 많이 들려 주셨고,
나는 예의바르게 경청을 해 드렸다.
그 당시 나온 영화가 "친구"였다. 공전의 히트를 친 조폭 영화.
시골 촌놈이 그런 세상을 알리 없으니,
정말 생소한 이야기였지만,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나의 모습에 더욱 신이 나셨는지,
더욱더 자주 나를 찾아 오곤 했다.
그분은 진심으로 나를 좋아하셨다.
그분 친형의 딸, 그러니까 조카를 나에게 소개시켜 주려 하셨다.
어느 추석날 아침 성묘 중에 전화가 왔다.
그 아저씨 : "야! 너, 지난 번에 말한 우리 조카 만나봐라."
나 : "말씀은 감사하지만, 조금 부담이 됩니다. "
그 아저씨 : "왜?"
나 : "남녀 사이라는 것이 좋게 잘 만나다가도 헤어지기도 하고, 좋지 않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
그 아저씨 : "사귀다가 헤어지게?"
나 : "아뇨... 그러니까, 제 말은,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
그 아저씨 : "그럼. 내가 너 화~악 담가 버리지.. "
나 : "..............엄................."
어느 화창한 가을 날이었다.
그 분과 동종업계에 종사하셨던 옛 동료들을 나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하셨다.
그 아저씨 : " 야! 너, 우리 애들 한번 보고 싶냐?"
나 : "네? .... 음.. 눼^^; "
그분이 나를 그들의 결혼식에 초대하셨다.
조폭의 결혼식에 가 보았는가?
그쪽분들은 평일에 결혼하신다..
주말에는 업소 관리하시느라 바쁘단다..
신랑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도 있으신 분인데,
결혼식을 꽤나 늦게 치루는 모양이었다.
아저씨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셨다.
"저 새끼 뽕 팔다가 들어가서 좀 늦게 나왔어.. 신문에 많이 나왔잖어, 너 몰라?"
그날, 전국에 있는 내노라하는 조폭 다 모였더라..
3보 이상은 구보로 이동하고,
형님뻘 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95도로 인사하는 예의바른 청년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조폭 영화가 허구가 아님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왜 그런데, 그들은 신성한 전쟁 기념관에서 결혼을 하는 것일까?
배OO(유명 개그맨)이 사회 보고, 김OO(방송에 나오는 유명 교수)교수가 주례 봤다..
기념 촬영할 때 가관이었다..
신랑의 친구들.......
양복 제대로 입고 오신 분 없었구...
캐쥬얼 스타일이나, 콤비 스타일인데,
바지통은 대부분 아래로 갈수록 폭이 상당히 좁아지는 스타일의
기지 바지를 대부분 착용하셨구..
카라 없는 어두운 색깔의 목티를 많이들 입고 계셨고,
한쪽 겨드랑이에 손가방(일수가방 디자인) 찌르고 계신 분 다소 있었구..
머리는 모두들 과도할 정도로 단정하게 이발하셨구..
손가락에 두개 이상 반지 끼신분 많았구...
부케 던질 때 축하 박수가 한 템포 느리게 엇박자가 나게 쳤으며..
시선은 모두들 다른 곳을 쳐다 보고들 계셨다..
얼굴엔 항상 미소가 없었다.
신부의 친구들.........
아무리 봐도 친구들은 아니었다...... 한참 어린 동생들처럼 보였다..
그녀들의 헤어스타일은 대부분 사자 머리를 하고 있었다..
미스코리아에 나오는 언니들처럼..
의상은 모두들 화려했으며, 섹쉬하고 도도해 보이는 여성들이었다.
손톱에 메니큐어 바르지 않은 여성 없었으며,,,
결혼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에겐 파티였다..
조폭 아저씨에게 그녀들에 대해 물어보니,
신부 쪽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19시 이후 야간에 출근하시는 분들로 추정이 되었다..
식사는 부페였다..
조폭 아저씨의 친구분들과 겸상을 하게 되어....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그 테이블 중에 상당히 말쑥하고 점잖게 양복 입으신 분 계셨다.
전혀 같은 계통에 종사하시는 분 같지 않았다..
은행원이나 공무원 같아 보였다.
그러나,, 숟가락질 하시는 그분 가운데 손가락 등에 해골 바가지 문신이 깜찍하게 그려져 있었다..
식사중에 조폭 아저씨에게 여쭤 보았다..
나.......: "신랑되시는 분 직업은 뭐에요?"
조폭 아저씨....... : "직업?...................음......... 깡패"
나.......: "아니, 그러니까.... 무슨 직함 같은 거 있잖아요..
지배인이나, 상무나, 사장이나, 무슨 실장이나,,,
보통 회사나 업소를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런거 어떻게 되시냐구요.. "
아저씨......: "응......... 그거............. 깡패"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계셨던 그 아저씨의 동료들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