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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시지요?
오늘도 수강생과의 대화 하나 보내드립니다.
너무나 힘들게 살아오신 어머니, 그분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서
자신이 살고자 하는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우리 수업에 동참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군요.
상당히 진지한 자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여러분들의 인생도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2006. 5. 16. 새벽
김기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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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5오솔길
어머니를 위해서 내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 오솔길 -- 2006. 5. 15.
오솔길 ▷ 안녕하세요 교수님
벅수 ▶ ...
벅수 ▶ 그래.
오솔길 ▷ 개학 후 드디어 대화를 나누게 되는군요. ^^
벅수 ▶ 드디어..
오솔길 ▷ 사실 처음에는 대화를 하려고 해도 머리 속이 어지러워서 말할 거리가 없었습니다
벅수 ▶ ㅎ
벅수 ▶ 지금은 뭔가 좀 있단 말이군.
오솔길 ▷ 네 처음 수업 들어갔을 때 보다는 뭔가 좀 있는 것 같아요
벅수 ▶ 글쎄..
벅수 ▶ 뭘까?
오솔길 ▷ 이 수업 사실 두번째 강의 때까지만 해도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벅수 ▶ 저런..
오솔길 ▷ 케이 할배 책도 읽고 조금 눈이 트이고 귀가 들릴 것 같으니까
오솔길 ▷ 솔직히 좀 괴로워졌습니다 그때부터
오솔길 ▷ 아무 것도 모를 때는 오히려 괴롭지도 않았어요
오솔길 ▷ 어떨 때 생각하면 그냥 예전 그대로 살면 이렇게 괴롭지는 않을 텐데 하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고
벅수 ▶ ㅎ
벅수 ▶ 은각시 얘기랑 꼭 같네.
오솔길 ▷ 그런데도 역시 케이를 알게 된 지금의 내가 예전보다 더 올바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오솔길 ▷ 이미 되돌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오솔길 ▷ 특히 충격을 먹었던 게
오솔길 ▷ 관찰자 쪽 이야긴데
벅수 ▶ 관찰자 쪽,이라..
오솔길 ▷ 밤에 자기 전에 아주 가끔씩 예전에 제가
오솔길 ▷ 했던 행동이나.. 기억에서 사라져 있던 것들이
오솔길 ▷ 갑자기 생각이 날 때가 있어요
오솔길 ▷ 그런데 그걸 떠올리는 순간 몸이 흠칫 놀랄 정도로 기억해내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벅수 ▶ ...
오솔길 ▷ 막 머리를 흔들고 지워버리려고 하기도 해요
벅수 ▶ 그런 것들도 있지, 그래..
오솔길 ▷ 내가 그때 한 것이 얼마나 쪽팔리는 짓이었는가 생각하니
오솔길 ▷ 그런데 항상 그렇게 자신을 관찰하며 살아갈 걸 생각하니
벅수 ▶ ㅎ
벅수 ▶ 더 이상 그런 행동이 안 나올 때까지..
벅수 ▶ 정말 지성적인 행동만 나올 때까지..
오솔길 ▷ 그게 정말 고통에서 벗어나는 삶을 사는 길인가 싶을 정도로
오솔길 ▷ 도달하기 전까지는 참으로 괴로운 길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벅수 ▶ 아니지..
벅수 ▶ 지금 당장 ..
벅수 ▶ 그 차원이 다른 건데..
벅수 ▶ ...
벅수 ▶ ‘도달하기 전까지’가 아니란 말이지.
벅수 ▶ ...
오솔길 ▷ 아, 도달한다는 과정이란 것도 틀린 말이군요
벅수 ▶ 그렇지!
벅수 ▶ ...
오솔길 ▷ 지난 시간에 말씀하셨던 이상에 대해서도
오솔길 ▷ 그 말을 들을 때는 참 괴로웠습니다
오솔길 ▷ 20년간 제가 추구해오던 것을 부정 당하는 광경을 보니..
오솔길 ▷ 그래도 사실 간디 이야기를 하실 때는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벅수 ▶ 아.. 비폭력 말이군..
오솔길 ▷ 저도 간디의 행동에서 모순을 많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벅수 ▶ 그러니..
벅수 ▶ 이상이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말이지.
벅수 ▶ 오로지 사실로서의 내 모습, 그것만이 문제란 말씀!
벅수 ▶ ...
오솔길 ▷ 네. 그래서 참
오솔길 ▷ 지금은 뭐라고 해야 하나
오솔길 ▷ 제 자존심에 무지막지하게 상처 주는 느낌이 수업시간마다 드는 것 같습니다
벅수 ▶ ㅎ
오솔길 ▷ 이상과 사실과의 문제에서
오솔길 ▷ 확실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게
오솔길 ▷ 이상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현재를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게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오솔길 ▷ 이제껏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이상을 위해서 죽을 때까지 노력을 했지만
오솔길 ▷ 그 중에 과연 얼마나 만족한 삶을 살고 갔을지
벅수 ▶ ...
오솔길 ▷ 저도 아직 이 나이가 됐는데 부모님으로부터 자유롭질 않은 것 같습니다
벅수 ▶ 그러니 삶은 사실의 연속인데, 대부분 생각의 연속으로 살다 가니까..
벅수 ▶ ...
벅수 ▶ 부모님..
오솔길 ▷ 지금 부모님께 묶여 있는 제 모습이 바로 생각의 삶의 결과인 것 같군요
벅수 ▶ ㅎ
오솔길 ▷ 부모님이 저한테 뭐라고 하라고 시키는 게 아니라
벅수 ▶ 너도 엄마가 엄청 무서우냐?
벅수 ▶ ㅎㅎ
오솔길 ▷ 무섭다기 보다는.. 항상 미안하고 괴로운 느낌입니다
벅수 ▶ 그거나 저거나 비슷한 거다.
벅수 ▶ ㅎ
오솔길 ▷ 내가 하려고 하면 부모님이 바라시는 건 이뤄드릴 수 있는데
오솔길 ▷ 그건 정말로 내가 바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벅수 ▶ ...
벅수 ▶ 그래..
오솔길 ▷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하면서도 항상 부모님에 대한 괴로움이 남아 있어요
벅수 ▶ 그러나...
벅수 ▶ 결국 누구 인생을 살다가 갈 건데?
벅수 ▶ ...
오솔길 ▷ 네, 바로 제 인생이죠. ^^
벅수 ▶ 가만..
벅수 ▶ 부모님이 바라는 게 뭐냐?
오솔길 ▷ 부모님이 바라시는 건 제가 돈 많이 벌고 편안하게 인생을 사는 겁니다. ㅡㅡ;
벅수 ▶ ...
벅수 ▶ 넌 형제는 몇이냐?
오솔길 ▷ 부모님이 워낙 힘들게 사셔서 당신들의 삶을 저한테 투영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오솔길 ▷ 형하고 둘입니다
벅수 ▶ 힘들게..
벅수 ▶ 형도 지금 대학생인가?
오솔길 ▷ 대학원생입니다
벅수 ▶ ㅎ
벅수 ▶ 돈은 못 벌겠네?
오솔길 ▷ 그렇죠
벅수 ▶ 내가 그러고 살았는데..
오솔길 ▷ 자신들이 그렇게 가난에 대해 비참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사는 걸 보지 못 하겠다는 뜻이죠
벅수 ▶ 그래도 너거 형제 학비는 다 부모님이 마련해 주시는 거지?
오솔길 ▷ 네
벅수 ▶ 기본적으로는 벌어놓으셨네, 뭐.
벅수 ▶ 그 빚은 꼭 갚아야 할 거다.
벅수 ▶ ㅎ
오솔길 ▷ 부모님이 두 분 다 소년소녀가장으로 어머니는 8남매의 장녀로서 동생들을 맨손으로 키우면서
오솔길 ▷ 정말 눈물 날 정도로 힘들게 일하셔서
오솔길 ▷ 평생의 맹세가 자식들에게 가난은 안 물려주겠다는 거라서
벅수 ▶ 우와...
벅수 ▶ 동생들을 다 자기가 키우신 거네?
오솔길 ▷ 14살 때부터 혼자 일하셔서 동생들 먹여 살리고
오솔길 ▷ 결혼도 다 시키고
오솔길 ▷ 그렇게 사셨죠
벅수 ▶ ...
오솔길 ▷ 그래서 그 마음이 저한테는 너무 와 닿고 이해가 됩니다
벅수 ▶ ...
오솔길 ▷ 케이 책을 보고 저렇게 평안한 삶을 살려고 노력해보려고 하는데도
벅수 ▶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사랑할 수 있는 인생이란.. 정말 고귀한 거라서..
벅수 ▶ ...
벅수 ▶ 노력,이 아니지..
오솔길 ▷ 어머니에 대한 은혜를 갚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오솔길 ▷ 계속 생각이 분열되고 있어요
벅수 ▶ 그거야.. 다 그런 거니깐...
벅수 ▶ 그 분열이 끝나야 갈등이 사라지겠지..
벅수 ▶ ...
벅수 ▶ 그나저나..
오솔길 ▷ 네.. 그게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벅수 ▶ ...
벅수 ▶ 너도 OO과네..
오솔길 ▷ 넵
벅수 ▶ OO과 애들이 물건이 좀 많은 편인데..
오솔길 ▷ 왜 그럴까요.. ^^
벅수 ▶ 글쎄..
오솔길 ▷ 저는 지금은 제 자신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다 소비해 버리는 것 같습니다
벅수 ▶ 그래?
벅수 ▶ 그럼 알아채기가 상당히 잘 된다는 말인데..
오솔길 ▷ 어느 순간 정말 몸서리를 칠 정도로 꼴불견인 나 자신이 보이는 게
벅수 ▶ ㅎ
벅수 ▶ 그게 모든 인간들이 다 그런 거에요.
벅수 ▶ 너만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오솔길 ▷ 그렇군요. ^^
벅수 ▶ 다른 인간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안 보는 것이고, 혹시 보이더라도 합리화해 버리는 거거든요.
벅수 ▶ "딴 놈들도 다 그런데 뭐.." 하는 식으로 말이다.
벅수 ▶ ...
오솔길 ▷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솔길 ▷ 내가 이 정도로 보기 싫은 나를 이제서야 본다는 건
벅수 ▶ 흠..
오솔길 ▷ 아예 여기에 대해서 일부러 생각을 하질 않고 살았다는 증거라는 느낌이죠
벅수 ▶ 그렇지. 일부러 피해온 거에요.
오솔길 ▷ 결국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 몸서리 쳐지는 모습이 보인다는 건
벅수 ▶ 도저히 인정하기도 싫은 모습이니깐..
오솔길 ▷ 결국 그렇게 살았다는 거니까
벅수 ▶ ...
오솔길 ▷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벅수 ▶ 그게 이 세상 모든 인간들의 모습이다.
오솔길 ▷ 결국은 안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예 그 모습이 없어지도록 살아야 하는데
벅수 ▶ 그래서 세상이 요모냥요꼴인 거고..
오솔길 ▷ 그게 케이 할배의 가르침이라고 제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벅수 ▶ 그래서, I am the world, the world is me. 그렇게 말하는 거니깐..
벅수 ▶ 그렇지.
오솔길 ▷ 네 그래서 그 수업에서 정말 가슴이 찌릿한 게 많았어요
오솔길 ▷ 내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벅수 ▶ ...
오솔길 ▷ 그런데 지금은 그 치부를 드러내는 것 여부가 아니라
오솔길 ▷ 어떻게 하면 그 흉한 나 자신이 없어질 수 있는지
오솔길 ▷ 그게 잘 머리에 안 떠오릅니다.
벅수 ▶ ㅎ
오솔길 ▷ 제 바램 대로 산다고 하면 전 취직은 안 하고
벅수 ▶ 과거를 지울 수야 있겠어?
벅수 ▶ ...
오솔길 ▷ 책이나 쓰고 악기나 연주하고 그림이나 그리고 살 것 같네요 ^^
벅수 ▶ 그래?
오솔길 ▷ 고등학교 때부터 책을 몇 권씩 내고 있습니다.
벅수 ▶ 정말 그렇게 산다면 아주 대단한 인간이 하나 태어나는 거 아니냐?
벅수 ▶ 으허.. 그래?
벅수 ▶ 어떤 책인데?
오솔길 ▷ 편안히 먹고 살 정도는 아니지만 인세도 조금씩 들어는 오는데
벅수 ▶ ㅎㅎㅎ
오솔길 ▷ 소설 몇 가지 하고 영화평론 같은 거요. ^^
벅수 ▶ 흠...
벅수 ▶ 너도 물건 맞네?
벅수 ▶ ㅎㅎ
오솔길 ▷ 그런데 거기서 부모님과의 뜻이 어긋나고 있어서 요즘 그게 괴롭습니다
오솔길 ▷ 부모님은 제가 물질적으로 편안히 살길 바라고 계시니
오솔길 ▷ 저는 가난하지만 이렇게 사는 게 좋지만 부모님에게 진 은혜를 생각하면
벅수 ▶ 그 정도라면 부모님 당신들 노후 걱정은 없겠네 뭐.
벅수 ▶ ...
오솔길 ▷ 내가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 부모님의 원을 풀어드리기 위해 내 인생을 포기해야 할지
벅수 ▶ 결국은 니가 제대로 된 인간이 되는 것이 더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는 거지, 뭐.
오솔길 ▷ 부모님이야 노후걱정 없습니다. ^^
벅수 ▶ 그럼 그렇게 갈등할 거 하나도 없다.
오솔길 ▷ 그렇군요
벅수 ▶ 지금 노후.. 쪽방에 사시는 어른들..
벅수 ▶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오솔길 ▷ 그런데 항상 부모님이 내 행동 때문에 상처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마음에서 떠나질 않아요
벅수 ▶ 정말 그렇다는 거 확인해 봤냐?
오솔길 ▷ 고등학교 때도 사실 제가
오솔길 ▷ 수능성적은 상당히 나왔는데
오솔길 ▷ 언어 쪽에 관심이 많아서 일부러 여기를 특차로 지원했었습니다
오솔길 ▷ 그때 어머니가 우시면서 한탄하시던 게 아직도 눈에 선해요
벅수 ▶ ...
벅수 ▶ ...
오솔길 ▷ 어머니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 모습보다 제가 편안하게 인생을 사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 하시는 분입니다
오솔길 ▷ 본인이 워낙 힘들게 사셔서
벅수 ▶ 글쎄..
오솔길 ▷ 저도 이 수업을 들으면서 부모님께 얽매여 사는 게 옳지 않다는 걸 느끼지만
오솔길 ▷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네요
벅수 ▶ 정말로 어머니 소원 풀어드리기 위한 삶을 살겠다는 거냐?
오솔길 ▷ 한때는 정말 그렇게 제 인생 포기할 생각도 했었습니다
벅수 ▶ 꼭 그렇다면 뭐 하는 수 없지. 내 인생도 아닌데, 강요 못 하지..
벅수 ▶ ...
오솔길 ▷ 그런데 역시 아직.. ㅡㅡ;
벅수 ▶ 나는 이 수업을 매개로 '인간'이 커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다.
벅수 ▶ 그런데 어머니 소원 때문에, 자기 인생을 포기하겠다고?
벅수 ▶ ...
오솔길 ▷ 그런데 역시 지금 이 수업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
벅수 ▶ 그렇게 살겠다고 세상에다가 아주 공표를 해 줄까?
오솔길 ▷ 정말 오랜만에 제가 나갈 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수업이라
벅수 ▶ 아주 실명 그대로 해서, 전체메일로 보내면 되는데..
오솔길 ▷ ^^;
벅수 ▶ ㅎㅎ
오솔길 ▷ 케이의 글을 읽으니 드는 생각이
오솔길 ▷ 결국 그렇게 사는 건 이 세상 누구한테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벅수 ▶ 분명히 안 되지.
벅수 ▶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거란 말이다.
오솔길 ▷ 내가 고통 속에 사는데 나는 커녕 부모님한테도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인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벅수 ▶ 너한테도 도움이 안 되고, 너거 어머니한테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니깐요!!!
벅수 ▶ 그래, 그래. 바로 그 말이네.
오솔길 ▷ 그렇죠. 그게 사실입니다
벅수 ▶ ...
벅수 ▶ 그럼 이제 공표 안 해도 되겠네, 뭐.
오솔길 ▷ 분명히 깨닫고 있는 사실이었는데 왜 잊어버리고 있었는지
벅수 ▶ ...
벅수 ▶ 합리화지.
오솔길 ▷ 네 그런 것 같아요.
벅수 ▶ 무의식적으로나마 자신을 그쪽으로 몰아간 거예요.
오솔길 ▷ 그냥 잊어버리면 정말로 그게 없어지는 줄 알았나 봐요
벅수 ▶ ...
오솔길 ▷ 그래서 요즘엔 수업을 들으면서
벅수 ▶ 그런데 지금 이 문제가.. 다른 학생들 모두에게 다 해당되는 일이거든요.
벅수 ▶ ...
오솔길 ▷ 네 아마 굉장히 공통적인 문제 아닐까요
벅수 ▶ 이냥 이대로 살다가 죽는다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다들 알아요.
오솔길 ▷ 아예 그 생각을 안 하고 지금도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벅수 ▶ 그런데 그게 익숙하지 않은 거라서 좀 두려운 거거든요.,
오솔길 ▷ 네 그게 많이 두렵습니다 저도.. ㅡㅡ;
벅수 ▶ ...
벅수 ▶ 많이라..
벅수 ▶ ...
오솔길 ▷ 그게 두려워서 고개를 돌리면서 남 탓을 하고,
벅수 ▶ 그럼 뭐 또 어머니 소원 들어드리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데?
오솔길 ▷ 또 그 남 탓 한 걸로 고통스러워하고
벅수 ▶ ...
오솔길 ▷ 그런데 두려워서 보지 않으려는 그런 삶은 끝내려구요. ^^
벅수 ▶ ...
오솔길 ▷ 그게 제가 여기서 배운 겁니다
벅수 ▶ ㅎ
벅수 ▶ 어쨌거나 그냥 평범하게는 살지 마라.
오솔길 ▷ 그래야겠죠
벅수 ▶ 그냥 별로 의미도 없이 살다가 가지는 말란 말이지..
벅수 ▶ ...
오솔길 ▷ 별의 교단 해산 선언문을 보니
벅수 ▶ 그래..
오솔길 ▷ 정말 내가 갈 길이 조금 보이는 것 같은데
벅수 ▶ ㅎ
오솔길 ▷ 저런 행동을 한 케이 할배는 정말 고통 없이 살다 간 것 같습니다
벅수 ▶ ㅎ
벅수 ▶ 그것도..
벅수 ▶ 니가 정말 고통을 다 해결하고 난 뒤에는 진짜로 케이 고마워하게 될 거다..
벅수 ▶ ...
오솔길 ▷ 네 지금 저는 아직 고통을 벗어난 상태는 아닌 것 같아요
벅수 ▶ ㅎ
벅수 ▶ 전혀 아닐 걸?
오솔길 ▷ 그렇죠
벅수 ▶ 이제 문제가 좀 보이기 시작한 거겠지.
오솔길 ▷ 넵. 문제가 보인다는 것만 해도 큰 한발을 내딛었다고 봅니다
벅수 ▶ 다행이다.
오솔길 ▷ 근데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스스로 찾아야 하니
오솔길 ▷ 앞으로도 길은 험난할 것 같습니다^^
벅수 ▶ 아니..
벅수 ▶ 무엇이 나의 평온을 깨트리는가.. 그것만 슬근슬근 보아나가면 되는 거예요.
오솔길 ▷ 무엇이 나의 평온을 깨트리는가.
오솔길 ▷ 그렇군요
벅수 ▶ '험난하다'고 말할 거 없어요!!
벅수 ▶ ...
벅수 ▶ 뭐 그리 평탄한 길은 아니겠지만..
벅수 ▶ ...
오솔길 ▷ 정말 어떻게 보면 단순한 알아채기만으로도
오솔길 ▷ 자신의 갈 길을 찾을 수 있는데
오솔길 ▷ 어째서 이제껏 이렇게 살았을까요..
벅수 ▶ ...
벅수 ▶ 아무도 이런 얘기들을 안 해 줬으니까..
벅수 ▶ ...
벅수 ▶ 이게 이렇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으니까..
오솔길 ▷ 제 평온을 깨뜨리는 것을 알아채는 것도 중요하지만
벅수 ▶ ...
오솔길 ▷ 결국 예전까지의 제 자신처럼
오솔길 ▷ 평온을 깨뜨리는 것을 알고 그것을 없애려는 그 자체를
벅수 ▶ 아니다!
벅수 ▶ 거기서 잠깐!
벅수 ▶ Seeing is acting.
벅수 ▶ 그러니까 진짜로 딱 보게 되면, 그것은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
벅수 ▶ 그 말이다.
오솔길 ▷ 아
벅수 ▶ 그래!!!
오솔길 ▷ 없애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군요
벅수 ▶ 그렇지.
벅수 ▶ 없애려고 하기 전에 이미 떨어져나가고 없다.
오솔길 ▷ 그러고 보니 그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벅수 ▶ 정말로 제대로 본다면 말이지, 그래.
벅수 ▶ ...
오솔길 ▷ 자신이 그것을 알아채는 순간에 이미 사라지는 것이라
벅수 ▶ 동시에..
22오솔길 ▷ 그렇군요
벅수 ▶ 그게 뜨거운 들통 얘기지.
벅수 ▶ 오솔길 또아리 튼 뱀 얘기고..
벅수 ▶ 천 길 낭떠러지 얘기기도 하고..
오솔길 ▷ 그거 수업시간에 말씀하셨나요?
벅수 ▶ ㅎㅎㅎ
벅수 ▶ 니가 잠깐 딴 생각 하는 사이에 말했나?
벅수 ▶ ㅎㅎ
. . . . . . .
. . . . . . .
오솔길 ▷ 아 그런 것 같네요 제가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벅수 ▶ 그러니까..
오솔길 ▷ 제가 평온하려면 역시 과거나 미래를 의지해서는 안 되는 것이군요
벅수 ▶ 과거 때문에 괴롭고, 미래 때문에 걱정 아니냐?
오솔길 ▷ 알아채는 그 순간순간이 평온하다는 의미인지..
벅수 ▶ 단순히 알아채는 순간으로는 안 되지.
벅수 ▶ 깨달음이 와야 되는 거지..
벅수 ▶ Seeing is understanding.
벅수 ▶ 그 이해라는 것이 바로 '깨달음' 말하는 거거든요.
벅수 ▶ ...
오솔길 ▷ 그게 케이 할배 가르침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오솔길 ▷ 알아채기에서 깨달음으로 옮겨가는 것은 정말..
벅수 ▶ ㅎ.. 그리고 고통을 알아채다가 보면.. 그 고통 자체의 속성을 알 수도 있다.
벅수 ▶ 생각이 주는 것이라는 것 말이지.
오솔길 ▷ 아..
벅수 ▶ 그러면 생각에 빠지는 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
오솔길 ▷ 그건 저번에 직접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
벅수 ▶ 그게 정말로 보이면, 그때는 이제 생각에 안 빠지겠지, 뭐.
오솔길 ▷ 그런데 알아채서 고통을 보고
오솔길 ▷ 고통이 무엇에서 오는지를 보게 된다고 해도
오솔길 ▷ 깨닫는다는 것은 그 이상의 무엇이 아닌가요
오솔길 ▷ 깨닫는다는 것은 고통이 없이 살아간다다는 뜻인가요?
벅수 ▶ 물론 단순히 알아채는 것, 보는 것 이상이지.
벅수 ▶ ...
벅수 ▶ 그리고 깨닫는다는 것도..
벅수 ▶ 최상의 깨달음이라는.. 견성이라고 해도..
벅수 ▶ 아직 성불은 아니니깐..
벅수 ▶ ㅎ
오솔길 ▷ 음..
벅수 ▶ [이건 다분히 불교식 얘기인데..]
벅수 ▶ ...
오솔길 ▷ 아, 종교 이야기를 하시니
오솔길 ▷ 제가 케이의 강연을 읽고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오솔길 ▷ 종교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니
오솔길 ▷ 저도 모태신앙으로 천주교였습니다만
오솔길 ▷ 그만 둔지는 오래 됐구요..
벅수 ▶ [득도하고 도통하고 돈오한다고 해도.. 예전의 '나'는 여전히 그대로 있을 거 아니냐? 그게 갑자기 다 사라지고 그 순간에 그냥 아주 깨끗한 인간으로 확 바뀌겠어?]
벅수 ▶ ...
벅수 ▶ 종교..
벅수 ▶ 지금은?
벅수 ▶ ...
오솔길 ▷ 지금은 종교가 없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불교, 천주교 모두 깊게 파고들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오솔길 ▷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오솔길 ▷ 종교는 그 자체가 한계를 지닌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조직화되는 바람에 한계를 지닌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벅수 ▶ 지금 종교라는 것이 조직화 빼고 나면 뭐 다른 거 있냐?
오솔길 ▷ 네 저도 현재 종교라는 것은 그렇게 봅니다
오솔길 ▷ 그런데 그들이 설사 말하지 않더라도
벅수 ▶ 경전이라는 것도 전부 다 조직화와 맞물려 있는 거 아니냐?
오솔길 ▷ 경전이나 성경을 오히려 뛰어넘어서
오솔길 ▷ 종교 자체의 근본적인 면은 모두 같은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솔길 ▷ 구원이니 열반이니 하는 건 근본적인 게 아닌 것 같아요
벅수 ▶ 근본적인 게 어떤 걸까?
오솔길 ▷ 확대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어떤 종교든 가장 위로 올라가면 케이 할배의 말처럼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겁니다
벅수 ▶ ㅎ
벅수 ▶ 시타르타,라면 몰라도.. 다른 종교들은. 글쎄..
오솔길 ▷ 거기에 도달하는데 현재 종교라는 것은 사실 거의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벅수 ▶ 예수라는 사람의 실존성도 의심된다고 하는 말도 있으니..
오솔길 ▷ 네 저도 정확히 표현은 못 하겠지만
오솔길 ▷ 종교라고 하기 보다는
오솔길 ▷ 시타르타 그 사람 자체가 평온하게 살다 간 사람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요
벅수 ▶ 공자나 소크라테스도 아니겠고.. 그러면 누가 또 있나?
벅수 ▶ ...
오솔길 ▷ 그래서 그 평온하게 산 시타르타를 본받으려고 사람들이 종교를 만들었는데
벅수 ▶ 시타르타는 평온하게 살다 가지 않았겠어?
오솔길 ▷ 종교란 것 자체가 조직화된 거라서 결국 엉망이다
오솔길 ▷ 이런 것 같은데..
벅수 ▶ 시타르타도 절대로 자신을 우상화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벅수 ▶ 그리고 기원후 1 세기 경까지인가 그때만 해도..
벅수 ▶ 시타르타 설법하는 그림에 정작 부처님 모습은 그리지도 않았다는데..
오솔길 ▷ 네 그렇습니다
벅수 ▶ 그 앉아 계시는 자리만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해요.
오솔길 ▷ 네 저도 인도문화유산 공부하면서 본 적이 있어요
벅수 ▶ 그래.
벅수 ▶ ...
오솔길 ▷ 그래서 케이가 별의 교단을 해산한 부분에서
오솔길 ▷ 어쩐지 붓다와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벅수 ▶ ㅎ
오솔길 ▷ 결국 그런 것을 종합하면
벅수 ▶ 누군가가 케이한테 그런 질문을 했지.
벅수 ▶ 그때 케이가 뭐라고 했을 거같냐?
벅수 ▶ ㅎ
벅수 ▶ ...
오솔길 ▷ 뭐라고 했을까요? ^^
벅수 ▶ "선생님은 붓다가 하신 말씀을 그대로 하시는 거지요?" 그런 식으로 질문을 했어요.
벅수 ▶ ㅎ
오솔길 ▷ 음
벅수 ▶ 그 책이 가만...
벅수 ▶ 아이고.. 제목이 기억이 안 나네..
벅수 ▶ ...
벅수 ▶ [아. 하여간 넘어가고..]
벅수 ▶ ...
벅수 ▶ "Why do you compare?"
벅수 ▶ 그렇게 대답하신 거 같다.
벅수 ▶ [문장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오솔길 ▷ 음
오솔길 ▷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벅수 ▶ 하여간.. 그런 말씀이셨어요.
벅수 ▶ ...
오솔길 ▷ 케이 할배 대답은 참 명확한 것 같아요
벅수 ▶ ㅎ
벅수 ▶ 비교한다고 해서 당신 고통이 사라지느냐?
벅수 ▶ 하는 뜻도 되겠고..
벅수 ▶ ...
오솔길 ▷ 네. 의미없는 일이기도 하고
벅수 ▶ 그래.
벅수 ▶ 그 질문한 사람이 아주아주 유명한 불교학자에요.
벅수 ▶ 세계적으로 유명한 불교학자인데..
벅수 ▶ ㅎ
벅수 ▶ ...
오솔길 ▷ 그렇군요
벅수 ▶ ...
벅수 ▶ 그런데 그 학자라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 그 좀...
벅수 ▶ 그렇지 않냐?
벅수 ▶ ㅎ
벅수 ▶ ...
오솔길 ▷ 거기서 왜 그걸 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벅수 ▶ ㅎ
오솔길 ▷ 저처럼 그냥 궁금해서 그랬던 건지.. ^^
벅수 ▶ 그런 호기심이 발동했을 수도 있겠고..
오솔길 ▷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거지.. ㅡㅡ;
벅수 ▶ ㅎㅎ
벅수 ▶ ...
오솔길 ▷ 일단 방금 전 이야기로 돌아가면
오솔길 ▷ 득도,하고 도통하고 돈오한다고 해도.. 예전의 '나'는 여전히 그대로 있을 거 아니냐? 그게 갑자자 다 사라지고 그 순간에 그냥 아주 깨끗한 인간으로 확 바뀌겠어?
오솔길 ▷ 라고 하셨는데
벅수 ▶ ...
오솔길 ▷ 깨달음은 확실히 알아채기와는 다른 개념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오솔길 ▷ 아직 저는 깨닫는다는 것을 잘 알지는 못 하는 것 같아요
벅수 ▶ 알아채기는 그냥 바라보면 다 알아채지잖아요!
오솔길 ▷ 제가 할 일이
오솔길 ▷ 알아채고
벅수 ▶ 다만 언어화하지 않고 알아챌 수 있겠느냐.. 그게 문제이지만..
오솔길 ▷ 거기서 고통의 근원을 보고
오솔길 ▷ 거기까지는 알겠습니다만
벅수 ▶ 즉 관찰자 없이 관찰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거 그게 문제지만..
벅수 ▶ ...
벅수 ▶ 아,,
벅수 ▶ 그 이상은 할 게 없어요.
벅수 ▶ 할 수도 없고..
벅수 ▶ ...
오솔길 ▷ 그러니까 그냥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달음이 되는 건가요
오솔길 ▷ 정말 언어적으로 풀어내려니 막히는 게 너무 많네요. ㅡㅡ;
벅수 ▶ 그냥 알아만 채고 살아봐라..
벅수 ▶ 그래.
벅수 ▶ 알아만 채고 살다가 보면..
오솔길 ▷ 말 자체가 굉장히 저를 제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벅수 ▶ 뭔가 깨달아지는 것이 있겠지, 뭐.
벅수 ▶ 그런데 이게 과연 그런가 하는 것은..
벅수 ▶ 각자가 알아낼 수밖에 더 있겠어?
벅수 ▶ ...
오솔길 ▷ 네 바로 그렇죠. ^^
벅수 ▶ 그래서 우리 수업은 거기서 끝나는 거지.
벅수 ▶ 수업 첫 시간부터 한 얘기도 그거고..
벅수 ▶ ㅎ
오솔길 ▷ 케이 할배의 강연도 항상 거기서 끝나더군요
벅수 ▶ ...
벅수 ▶ ㅎㅎㅎ
벅수 ▶ 그건 잘 모르겠는데?
벅수 ▶ ...
오솔길 ▷ 그래서 답과 길을 가르쳐주길 원하는 사람들이 꽤나 안달이 났을 것 같네요
벅수 ▶ ㅎㅎ
벅수 ▶ 나처럼..
벅수 ▶ 내가 처음 케이 책 읽을 때 그랬지..
벅수 ▶ ...
오솔길 ▷ 저도 가끔씩 그냥 확 정답이라는 게 있어서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
오솔길 ▷ 그런 건 정답이 아니겠죠. ^^
벅수 ▶ 그때 그 당시.. "무슨 이런 영감탱이가 다 있냐?" 하는 생각이 들곤 했으니깐..
벅수 ▶ ...
오솔길 ▷ 그래도 교수님 덕분에 저는 번역된 글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어서
오솔길 ▷ 처음 혼란이 좀 줄어든 것 같습니다
벅수 ▶ 글쎄.. 그래서 번역이 아주 시급한 건데..
벅수 ▶ ...
벅수 ▶ 하여간..
벅수 ▶ 그건 그렇고..
벅수 ▶ 일단.. 그렇게 고생하신 어머니를 위해서는 니가 정말 제대로 살아야겠지?
벅수 ▶ ...
벅수 ▶ ...
오솔길 ▷ 네. 제대로 산다는 것에서 좀 허우적거렸지만
벅수 ▶ '좀'이 아니지..
오솔길 ▷ 아, 많이 허우적거렸죠. ^^
벅수 ▶ ㅎ
오솔길 ▷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산다고 할까요..
벅수 ▶ 자연스럽게..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이 세상은 우리들에게 억지로 틀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거니깐..
벅수 ▶ 올바르게 되먹지도 않은 틀에 말이다.
벅수 ▶ ...
오솔길 ▷ 네. 거기에 따라 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간으로서 나갈 길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벅수 ▶ 그렇지. 그래야 진짜배기 '인간'이 태어나는 거지.
벅수 ▶ 안 그러면 다들 인간이 못 되는 거에요.
오솔길 ▷ 그게 사실 그렇게 거창한 일이 아니라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부터 시작하는 것인데도
오솔길 ▷ 그 한걸음을 내딛는데 저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
벅수 ▶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에서부터 사랑하는 거지, 그래.
벅수 ▶ 그래도 넌 상당히 빠른 거지.
벅수 ▶ 나는 이미 50이 다 되어버렸으니깐..
오솔길 ▷ ^^;
벅수 ▶ 넌 그래도 나보다 20 년이나 빠른 거다.
오솔길 ▷ 그래도 토스카님 같이 계속 길을 가시는 분들을 보면
오솔길 ▷ 교수님이 해 온 일은 빠르고 느리고에 관계 없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보는데요. ^^
벅수 ▶ 이제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더 많아지겠지.
벅수 ▶ 그런 사람들 태어나라고.. 케이가 이 세상에 오신 거니까..
벅수 ▶ ...
오솔길 ▷ 저도 인간답게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벅수 ▶ ㅎ
벅수 ▶ [왠 꽁무니..?]
벅수 ▶ ...
오솔길 ▷ 일단은 가르쳐 주신 대로 꾸준히 가 보겠습니다. ^^
벅수 ▶ 가 봐라.
벅수 ▶ 그게 정말로 의미 있게 어머니를 위하는 길이다.
벅수 ▶ 그게 우리 국가를 위하는 길이고,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예요.
벅수 ▶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지성을 일깨우는 일이기도 하지.
오솔길 ▷ 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효도인 것도 같구요
벅수 ▶ 그렇다니까요!
벅수 ▶ ...
오솔길 ▷ 휴.. 그나마 말씀을 나누니 머리가 좀 조용해지는 것 같네요
벅수 ▶ ...
벅수 ▶ 그렇게 머리가 복잡했다고?
벅수 ▶ ...
벅수 ▶ 오늘 뭐 그리 깊이 나눈 얘기도 없는데..
벅수 ▶ ...
오솔길 ▷ 군대 갔다 오고 졸업 후를 생각할 때가 많아지니 점점 머리가 아파오고 있을 즈음이었거든요. ^^
벅수 ▶ 아직 졸업반 아니잖아?
오솔길 ▷ 네 그래도 예전에 딴거 좀 한다고 많이 늦어버리는 바람에
벅수 ▶ 딴거는 뭐?
오솔길 ▷ 군대 가기 전 2 년 동안 휴학하고 여러 가지 했습니다
오솔길 ▷ 글도 좀 쓰고 여행도 다니고
. . . . . . .
. . . . . . .
벅수 ▶ ...
벅수 ▶ 어쨌거나..
벅수 ▶ 오늘 얘기는 약간이나마 소득이 있는 거냐?
벅수 ▶ ...
오솔길 ▷ 제 입장에서는, 소득이 있었습니다.
벅수 ▶ 애들이 이런 얘기들 좀 하러 와야 쓰겠는데..
벅수 ▶ ㅎ
오솔길 ▷ 단지, 교수님이 예전에 제 입장이셨을 때는
오솔길 ▷ 처음 케이를 접하고 이럴 때 쯤에
오솔길 ▷ 이 이후의 길이 너무 막막하고 넓어서 난감해 하신 적은 없으셨는지요
벅수 ▶ ㅎ
벅수 ▶ 최소한 글 쓰는 사람은 될 수 있지 않겠나.. 하고 여기로 왔다.
오솔길 ▷ 그렇군요
벅수 ▶ 그때는 아직 외대의 명성이 좀 살아 있을 때라서리..
오솔길 ▷ 지금은.. ^^;
벅수 ▶ 안 그랬으면 학사편입이라도 했을 텐데..
벅수 ▶ 지금은 글쎄. 옛날만 못 하지?
오솔길 ▷ 지금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벅수 ▶ ㅎ
오솔길 ▷ 그래도 일단 이곳에 와서 언어 열심히 공부하고, 교수님 만나서 케이 할배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정말 잘된 일 같습니다
벅수 ▶ ㅎ
벅수 ▶ 전공 언어는 열심히 했냐?
오솔길 ▷ 그 나라 사람이랑 말하고 놀 정도는 됩니다. ^^
벅수 ▶ 됐네, 그럼.
벅수 ▶ 나는 우째 그런 복도 못 받고 태어나서리..
벅수 ▶ 영어도 못 하니..
오솔길 ▷ 번역도 하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
벅수 ▶ 번역도 케이 책 말고는 못 하지.. 하고 싶은 생각도 안 들고..
벅수 ▶ ㅎㅎ
벅수 ▶ 말은 전혀 안 돼요.
오솔길 ▷ 케이 할배 책이 번역하기 절대로 쉬운 책이 아닌 것 같던데요..
벅수 ▶ 그래서 케이 책 번역은 영어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벅수 ▶ 그 내용을 이해해야 되는 거예요.
오솔길 ▷ 네.. 번역 단어 하나 잘못하면 뜻이 완전히 오해될만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벅수 ▶ ...
벅수 ▶ 그렇지.
벅수 ▶ 그래서 엉터리 번역으로 독자들 아주 쌩고생 다 시킨 거에요.
벅수 ▶ 우리나라 지금도 그렇다.
오솔길 ▷ 언어로밖에 케이를 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참 안타까운 것 같군요
벅수 ▶ 아주 엉망으로 번역된 책을 들고 다들 엉뚱한 씨름하게 만들어 놨으니..
벅수 ▶ ...
벅수 ▶ 사람을 한번 만나 볼 기회도 있을 거다.
벅수 ▶ 저기 라망이나 라빈드라..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 국내에도 계신다.
벅수 ▶ 정말 문제를 거의 다 해결한 사람들 말이다.
벅수 ▶ ㅎ
오솔길 ▷ 기회가 있으면 좋겠지만 제가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지.. ^^
벅수 ▶ 영어도 하지?
벅수 ▶ 영어회화도 되잖아?
오솔길 ▷ 듣고 말하는 건 의사소통 정도로 조금 합니다
벅수 ▶ 그럼 다 된다.
벅수 ▶ 말이 어렵지 않다니깐!
오솔길 ▷ 그렇군요. ^^
벅수 ▶ 그나마 넌 내용도 이해를 좀 하니깐..
벅수 ▶ 그런 기회를 만들어 봐라.
벅수 ▶ ㅎ
오솔길 ▷ 저도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나중에 교수님하고 더 진지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
벅수 ▶ 태국에서도 격년제로..
벅수 ▶ 아니..
벅수 ▶ 나는 뭐 초보니깐.
벅수 ▶ 항상 대화가 될 거다.
벅수 ▶ ㅎ
오솔길 ▷ 저는 이제 막 눈을 뜬 상태니까.. ^^
벅수 ▶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대화 어렵게 안 한다니까요!!
오솔길 ▷ 아.. 직접 들어보고 싶군요
벅수 ▶ 내 안 들리는 귀로도 좀 알아듣겠던데..
벅수 ▶ ㅎㅎ
벅수 ▶ ...
벅수 ▶ 오늘 수강생 고민 하나 들어 줬네..
벅수 ▶ ...
벅수 ▶ 이것도 갈무리해서 전체메일로 보낼 거다.
오솔길 ▷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벅수 ▶ 그리 알고 있어요.
벅수 ▶ ㅎ
오솔길 ▷ 넵. ^^
벅수 ▶ ...
오솔길 ▷ 정말 단순하고 당연한 대화를 한 것 같지만 여기서도 참 여러 가지를 느끼고 알아채고 합니다
벅수 ▶ ㅎ
오솔길 ▷ 대화 정말 고마웠구요. 이번 주 수업시간에 뵙겠습니다. ^^
벅수 ▶ ㅎ
벅수 ▶ 그래요, 그럼.
마지막 메세지를 보낸 시간 : 2006-5-15 오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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뺀질이 대화 -- Dialogue
어머니를 위해서 내 인생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 오솔길 -- 2006. 5. 15.
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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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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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게 스스로에게 확실해야지요. 안 그러면 한 40이나 50 되어서 뭘 다시 시작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사막 한 복판에서의 마라톤을 감행하는 열정이 느껴지는군요. 고등학생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하고, 출판을 했다는 거 보고 놀랬습니다.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분들 부럽습니다. 아무쪼록 그 열정이 변치않으시길.. (제 코가 석자긴 하지만..-_-;)
이 대화 주인공은 익명처리를 했는데. 어찌..
저희 부모님은 늘 저에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밀고 나가면서 즐겁게 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전 어릴 때부터 어떤 일을 결정하거나 즐길 때 늘 제 자신의 뜻대로 해버리고 부모님께는 통보하는 식이었습니다. 학원도 제가 가고 싶다고 먼저 말해야 돈을 주셨고, 놀다가 집에 안들어간다고 해도 늘 하고 싶은대로 하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인지 나이가 24살이 된 지금도 웬만한 일은 저 혼자 알아서 해결하고 결정하고는 합니다. 물론 이제는 돈도 집에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부모님은 저를 한없이 자유롭게 편안하게 즐겁게 살게 배려해주십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이 대화의 주인공이신 분처럼 부모님의 부담스러운 기대 한 번 받아보고 싶
습니다.
'부모님의 부담스런 기대'라.. ㅎ 그게 아이들로 하여금 그 얼마나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짓인 줄 모르시는군요.
K할배께서 말씀하신 홀로서기는 모든 관계에 적용이 될텐데요. 저 역시도 피를 나눈 형제나 가족 간에 있어서는 그들의 생각이나 의사를 어느정도 존중하고 합의하게 되는 듯 합니다. 가족이라는 것이 세상 그 어떠한 관계보다 홀로서기 하는데에 가장 큰 어려움이 되네요. 특히 부모님이 저에게 베풀어 주신 것들을 생각하
면 당신의 말씀이 제 인생에 차지하는 부분이 꽤 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자신의 열정을 찾았다면 부모님도 결국은 제가 살고자 하는 인생을 이해해주시고 동의 해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몇달 몇년이 됐듯 부모님 살아생전에 제 열정이 빛을 발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열정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 간다면 언젠가 부모님께 '제가 그때는 이렇게 행복한 모습 보여드리려 고집을 피운 것입니다. 전 지금 세상 누구보다 행복합니다'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날이 꼭 올 것이라 생각 합니다.
우리 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습니다. 우선은 자기 열정의 대상을 찾으세요. 그거 찾았나요?
일단은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이 부모님이 원하시는 직업이라 트러블은 없습니다. 그런데 직업이지요.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그 어떤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하는 거 같아 양심에 좀 찔렸지만 일단은 제가 지금 제일 관심 있는 직업은 교사 이니까 무슨 직업 가질 거니 그러면 그냥 교사라고 말합니다.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직업이 있으면서 항상 다른 것을 찾고 있는 것은 그 일이 내가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니면 또 다른 것이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거짓말도 아닌데 나 다른 관심 찾고 있어 이러면서 부모님과 에너지 낭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체력이 정신력인데 현재는 남들보다 체력도 딸리는데 그런 정신력을 낭비할 에너지가 제게는 없습니다. 고등학교 때 다 써버렸기도 하지 만요. 저분 잘 해낼 것 같습니다. 열정을 아니까요. 피곤하다는 이유로 제 촉각을 누그러뜨리는 걸 막기 위해 에너지 필요합니다. 그 에너지 딴 곳에 쓰면 그 감정 막다가 끝나더라구요
아무 것도 깨달은 거 없이 상처만 남을뿐.
정말로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으려면, 반드시 홀로서기, 그게 뭔지 이해하고 그 길로 가야 합니다. 우리가 이따위의 교육밖에 못 받은 이유는, 그렇게 홀로 가는 선생님을 못 만났기 때문이지요.
그 동안 알아채기는 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누군가 설명해 주지 않아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남들이 하는대로 살아가는게 옳은 줄 알고 그네들을 좇아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저도 부모님을 생각해서 경영학과에 왔지만, 실제로 하고 싶은건 국문과이고 교양시간에 문학관련 수업에 정말 열정적이고 반면 전공수업에 전혀 흥미를 갖지 못하는 현재의 제 모습에 고민이 많고, 일단은 지금 온 길에 충실해야겠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Seeing is acting.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으려면, 반드시 홀로서기를 이해하고 그 길로 가야 한다고 하신 말씀. 잘 새겨듣겠습니다. 교사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써 매우 와닿네요. 하지만 아직 너무 부족한 저인걸요 ㅠ ㅠ 어쩌면 평생 부족할 수도..- _-
Seeing is acting.
글을 읽으면서 다른 것보다, 자신을 좀 제대로 안다는 자체에 부러운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부모님을 위한 것 사이에서의 갈등이라면 차라리...하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아직 나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 해서 하고 싶은 것 조차 제대로 찾지 못 하는 나 자신이 떠오르고요. 열정, 의 문제이겠지요.
이 대화를 보고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오솔길님이 부럽습니다. 저도 이제까지는 부모님을 따라가는 길이 바른 길이고 효도하는 길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런길을 따라왔구요. 그런데 서울살이 하면서 혼자있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미래에 어떤일을 해야할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솔길님은 그런일을 찾았다니 진정으로 부럽네요ㅎㅎ 얼른 저도 열정을 가지고 할수 있는일을 찾았으면 좋겠네요..
저도 그런고민을 해 왔었는데..부모님이 원하시는 길을 가야 하나 제가 진정 원하는 길을 가야 하나 그런문제요.. 위에 글들을 보니 다들 그런고민을 안고 있나보네요. 예전엔 부모님이 원하시는 길을 택해 부모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좀더 제가 행복해 질수 있는 길을 택하고 싶은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난 이기적인게 아닐까. 그런생각도 하구요. 그럼에도 제가 갈길을 제대로 찾기 못해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휴- 나이가 들어가면 자연히 알아갈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거 같네요
나이가 들어가면 점점 더 추해진다니까는..
오솔길님이 부럽네요 ㅠㅠ 전 저 정도까지도 못갈꺼 같아요 ㅠㅠㅠ 읽고나서 감명받았어요 ㅎㅎ
확실히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한없이 감사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들의 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생각하면 지금도 도 미안함과 그 고마움에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다행이 부모님이 바라는 저의 인생과 제가 생각하는 제 인생이 극에 있지 않은 것같아요. 하지만 '제대로 된 인간' 이 되기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부모님은
약간 아깝다고 생각하시는 것같아요. 저는 늘 부모님에게 효도하는것을 목표로 삼아서 그들의 뜻을 거스를 생각도 없지만 그것만큼은 부모님을 설득하고 타협점을 찾고싶어요. 그래서 언젠간 '온전한 인간'이 되어 부모님께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그분들도 기뻐하실거라 믿어요..
홀로서기의 의미를 이제는 이해할 거 같습니다. 아니 사랑-지성-홀로서기-자유로 이어지는 그 흐름들을 알거 같습니다. 알아갈수록 고통스러운 거 같습니다. 그와 대조되는 내 모습이 자꾸 알아채지기 때문입니다.
정말 알아채진다면 이제 제대로 시작된 겁니다. 그러나 알아길수록 더 고통스러울 것이 없다니까요. 거기서 고통스러운 것은 다시 '내'가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개입이 다 사라져야 온전한 알아채기 상태지요.
그런 한없는 부모님의 사랑이 자식에게 부담이 되고 글쓴이처럼 고통을 받는 처지라면 분명히 그 사랑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 한없는 사랑을 못받아 들이는 자신이 더 못난 것일수도 있을꺼란 생각을 해 봅니다. 저도 결혼을 하면 아이가 생기겠죠..
그런 모든 것을 다 받지도 못하는 사랑을 주기보다는... 깊은 생각이 담긴 말과, 내 자식 스스로에게 길을 열어 주는 그런 사랑을 베풀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제 부모님의 사랑에 불만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세상에 대하여 고통이 적을 그 아이시절부터... 아주 작은 새싹을 틔워 준다면
왠지 그 아이는 저보다 편안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부터 바라보고, 나부터 이해하는 그런 멋진 아이를 만들어 키우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네요.. 이것은 제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 줄지는 모르나 이 목표 하나 만큼은 잊지 않고 살아 가겠습니다.
정말 행동으로 나와야 말이지..
아마.. 그렇게 느낀 지금 한걸음을 내딧었을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행동이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이젠 저 스스로 그렇게 살아 보겟다는 열정이 생기게 되었으니까요.
이글 읽으니 정말 난 불효자구나 하는 깨달음에 치우치네요;ㅋㅋ 여태까지 부모님이 나에게 어떤 걸 원하신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그걸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는..ㅎㅎ
그런데 그렇게 당차게 내갈길 걸어와놓고, 이제와서 자꾸 뒤돌아보게 되요. 혹시 잘못 걸어왔나...
보는 것이 이해하는 것이라는 말 정말 공감되는 말입니다. 그리고 거꾸로 이해하면, 정말 이해해야지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