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는 대학 졸업을 못했다. 4년제 대학을 다녔지만, 가정형편상 3학년때 휴학을 하였고, 지금까지 나머지 1년 반을 채우지 못한 고졸출신 마누라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학자금 빌려쓴걸 갚느라 제대로 청춘을 즐기지 못하였고, 처가의 넉넉지 않은 형편 덕분에 마음고생 몸고생 하며 여기까지 와야 했다. 겨우 만난 남편이라고 하나 있는 녀석은 글쓰겠다며 천방지축 뛰어다니느라 역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생활을 하여야 했다. 그런 아내에게 난 늘 미안해 해야 했다...
오늘 내 아내는 달게 잔 어제의 기억을 뒤로하고, “울어야 했다” 인터넷 신문에 나와 있는 송만기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내 아내가 눈물이 많은 건 알겠지만, 그렇게 소리소문 없이 아내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난 눈만 껌벅였다. MBC 홈페이지를 들어가 신강균의 “사실은”을 다시보기 하려 했지만, 접속 폭주인지 열리지 않는 파일을 보며 난 안도의 한숨을 쉬어야 했다...만약 진짜 저걸 봤다면 나에게 사제폭탄 제조법이라도 알려달라 해서 폭탄이라도 던질 것 같던 아내...난 제일먼저 내가 정리해 놓은 사제폭탄 제조법 파일을 치워야 했다...
내 아내와 내가 권양숙 여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지난 2002 대선때 그녀를 수행했던 한 방송사의 카메라 기자와의 대화였었다. 시장 방문을 하던 권여사가 카메라 기자에게
- 아유 힘들텐데...배고프죠? 우리 이거 같이 먹어요 예? 카메라 놓고 이리 오세요
그녀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시장 한켠에 자리잡은 칼국수집 좌판에 앉더니 카메라 기자를 불러세웠다. 자연스럽게 수행비서와 카메라 기자를 불러 앉히고, 뜨끈한 칼국수 국물을 훌훌 받아 넘기는 그녀를 보며, 내 가슴까지 따뜻해졌던 그때 그모습, 아내는 그런 권양숙 여사를 보며,
- 진짜 우리 엄마 같다...
이렇게 말했었다. 정말 그녀는 우리 주변의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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