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비가 아침부터 내리고 있었다.
설을 앞두고 가는 지라, 선물을 챙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쭈밋 쭈밋하다가 무거워서 그냥 가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사직동에 내려서 파리바게트로 들어갔다.
일전에 먹어 본, 호밀스틱빵을 찾으니, 딱 한봉지 뿐이었다.
(두개면 좋은데.. 장쌤 하나, 내하나..)
- 박쌤~ 어서오세요
잔잔한 동요를 틀어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 비도 촉촉하게 오는데, 예쁜 곡을 틀어놓고 듣고 계셨네예~
- 물부터 한잔 하세요~
언제나 처럼 따뜻한 물을 끓여놓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반겨주셨다.
오늘은 흘러간 옛노래를 부르고 놀다왔다. 임영웅의 신곡 사랑역도 짚고 넘어갔다.
이미 아는 곡도 처음 듣는 것처럼 진지하게 불렀다.
장쌤은 내가 영화음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계시나보다..
- 취향이 아닐지라도 이런 노래는 대중들이 좋아합니다.
알고 계시면 어르신들께 봉사할 때 유용하게 쓰입니다.
하고 내민 곡은 울아부지 18번 '비내리는 고모령'이었다. ㅎㅎ
두어시간 잘 놀고 가면서, 그냥 가기가 뭣해서 호밀빵을 내밀었더니,
자꾸만 한개 먹고 가란다. (내 마음을 우째 알고?)
장쌤 한개, 내 한개~ 마주 앉아 차와 함께 빵을 먹었다.
- 두개는 사모님 드리세요~ 하니
- 네~ 박쌤이 사왔다하고 갖다드릴께요 하셨다. (참내~)
설 쇠고, 정남씨랑 맛있는 밥이나 한그릇 같이 합시다. 하고는 그 자리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