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주관하는 열린논단 4월 모임이 21일 저녁 6시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달 주제는 ‘인공지능의 불교적 이해’이며 발제는 지승도박사(항공대 교수)가 맡아주셨습니다.
지난 3월 중순 세계는 한국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 때문에 놀라움과 충격에 휘쌓였습니다. 바둑의 고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결에서 인간계의 대표가 1승4패로 패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가로세로 19줄의 바둑판은 이 게임이 시작된 이래 한 번도 같은 판이 반복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만큼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인공지능이라 해도 인간의 창조적 지능을 능가할 수 없다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강력한 연산장치의 지원을 받는 바둑프로그램은 신산(神算)을 한다는 바둑고수를 이겼습니다.
세기의 대국이 끝나자 사람들은 흥분을 넘어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며 인류에게 축복이 될 것인지 재앙이 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인간이 갖는 탐욕과 이기심과 결합할 경우 인공지능은 인류를 파괴하거나 지배하는 괴물이 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 상상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불안은 인공지능의 문제가 단순히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와도 깊은 관계가 있음을 말해줍니다. 특히 오래전부터 인간의 마음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을 해온 불교는 인공지능의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열린논단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4월에는 '인공지능의 불교의 이해'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제를 맡은 지승도 박사는 연세대를 거쳐 미국 아리조나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뒤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폰 노이만을 중심으로 발전한 생명체적 인공지능학을 연구한 전문연구자입니다. 지박사는 모든 사람을 이익케 하는 인공지능은 과학과 철학 종교를 통섭하는 초과학에 실마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지난 10년간 붓다의 철학과 과학을 접목한 인공마음과 지혜시스템에 관한 신기술 연구에 전념해왔습니다. 지난해에는 그 성과를 정리한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라는 도발적 제목의 책을 펴낸 바 있습니다.
이날 모임은 최근의 관심을 반영하듯 지방에서도 청중이 올라와 토론하는 등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아래는 이날 발표된 PPT 파일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자가 원고를 정리해서 불교평론 여름호에 기고해주기로 했습니다. 거듭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