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12월24일(목)맑음
아미화, 현정, 향인 보살 함께 점심공양 하다.
2020년12월25일(금)맑음
예수 성탄을 기념하는 날이다. 오전에 송계거사가 꽃바구니를 부처님께 공양 올리다.
공양주 보살님들 오셔서 점심 공양 준비하다. 초록과 반야성 보살이 공양에 동참하다. 케이크에 촛불을 켜면서 ‘홈 스위트 홈’ 노래를 부르며 도반의 정을 나누다. 길을 찾는 나그네여, 여기가 당신이 찾는 안식처라. 여기에 우리가 추구하는 최선의 경지인 열반과 보리행이 있노라. 공양 마치고 따뜻한 양지쪽에 둘러앉아 커피와 발효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다. 스님의 건강이 회복되는 걸 보고 기뻐한다. 저녁에 김보라 감독의 영화 <벌새>를 감상하다.
相識滿天下, 知心能機人. 상식만천하, 지심능기인. -명심보감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가득하지만, 속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2020년12월26일(토)맑음
하산거사 연경보살 점심 공양 함께 하다. 시국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 저녁에 모친에게 안부 전화하다. 코로나 사태로 외출을 못 하니까 우울하다고 말씀하신다.
2020년12월27일(일)맑음
본해스님에게 드릴 佛자를 쓰다.
<2021년 辛丑 處世銘>
白牛緩步, 苦盡甘來; 백우완보 고진감래
遠見明察, 事必歸正; 원견명찰 사필귀정
寧靜致遠, 氣山心海; 녕정치원 기산심해
遺德豊滿, 自進悠身. 유덕풍만 자진유신
흰 소가 천천히 걸어가니 괴로움 물러가고 좋은 시절 오리라
멀리 보고 밝게 살피면 만사는 바르게 돌아가리라
마음을 편히 하여 나아가라, 태산 같은 기운과 바다 같은 마음으로
남긴 덕행 풍족하니 스스로 나아감에 유유자적하리라
2020년12월29일(화)흐림
환상에서 벗어나 無를 보라! 일상에 빠진 자신과 물들지 않는 자신을 함께 직시하라. 하심보살, 정광거사, 혜광거사 문안 인사하러 들리다. 도암거사와 아미화보살이 가스 버너 조리대를 설치하다.
쾌활거사, 정견보살이 택배 보내온 것 배달되다. 감사 메시지 톡으로 보내다.
저녁때부터 부슬비 오다.
2020년12월30일(수)맑음
올해 마지막 정진법회 하다. 오전11시~12시. 오후1:40~3:00 두 차례 정진하다.
2020년12월31일(목)맑음
하산거사, 연경보살과 함께 눈 구경 가다. 함양을 거쳐 남원을 지나고 순창으로 들어가니 눈 덮인 들판과 산들이 보인다. 담양을 지나칠 때 차 앞으로 눈송이가 날아온다. 고창 선운사에 갔더니 눈에 쌓인 고요가 숨 쉰다. 동백은 아직 붉지 않고 만세루 앞마당엔 백설이 가득하다. 설경으로 눈요기를 하니 눈이 호강한다. 하얀 시선으로 발길을 돌려 다시 돌아오니, 진주성 위로 낙조가 진다. 2020년도 무심하게 떨어져 천지 밖으로 사라진다. 새해에 올 해를 따려 땅속에서 하늘을 더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