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재판관님!
신청인겸 사건 본인 조영자는 1957년생으로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개명을 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품게 됨은 오랫동안 이름으로 인해 힘든 삶을 살아 왔기 때문입니다. 남은 시간들도 소중한 삶의 한 부분이므로 번거롭지만 희망을 갖고자 이렇게 개명신청을 합니다.
본인 조영자는 父***과 母*** 사이에서 1남4녀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조영자(趙英子)란 이름은 사촌언니가 자신의 이름 ‘숙자’에서 ‘자’를 돌림자로 하여 쉽고 흔한 한자 ‘영’ 를 붙여 ‘영자’라는 이름으로 대충 지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여자 아이인데다 이름엔 크게 관심이 없었던지라 사촌언니가 대충지은 일본식이름인 “영자(英子)” 라는 이름을 별 생각 없이 간단히 신고해 버렸습니다.
‘영자’ 라는 이름은 개명허가사유가 될 정도로 대표적인 일본식 이름인데다가, 어감이 촌스럽고 TV에서나 사회적 냉대 받는 사람들의 막 부르는 이름의 대명사가 돼 버린 까닭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 반평생을 이름에 대한 부끄러움과 열등감을 많이 느끼고 살았습니다.
큰 의미 없이 가볍게 지은 그 이름이 살아오면서 인생에 얼마나 굴레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본인 스스로도 왠지 이름에 자신이 없었었는데, 설상가상 호스티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 의 큰 히트로 영자란 이름을 생각하면 화류계 여성을 떠올리게 되거나, 큰손 장영자, 개그맨 이영자, 산골소녀 영자 등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켰던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각인되어 늘 희화화되거나 우스꽝스럽게 취급되었기에, 더더욱 자신의 이름을 남들에게 알리는 게 수치스러워 감추게 되어 사회생활에 늘 자신감이 없고 불안했습니다.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학창시절 소극적인 교우관계로 인해 학교생활 등에도 흥미를 잃는 등 매사에 진력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즐겁지 못한 성장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소극적인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 결혼생활 역시 원활치가 않아 생활고와 함께 배우자와의 불화로 인한 부부싸움 등 아무리 노력하여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괴로움이 끊이지 않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연히 동생으로부터 이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람은 이름이라는 굴레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입니다. 저 또한 그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치부했습니다. 그러나 힘들었던 유년시절과 고단했던 결혼생활 등 여태까지 있었던 제 상황을 돌이켜 볼 때, 한번쯤은 제 이름을 감명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철학관에 들려 감명을 받아보고, 이름 풀이에 관한 컴퓨터 프로그램, 여러 인터넷 철학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감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놀라웠습니다. ‘英子’ 라는 이름은 일본식 한자이름으로 너무나 흔하고 천박스러운 이름일뿐더러 한자자체도 작명용 이름에 쓰이지 않는 매우 좋지 않은 불용한자이며, 이름과 사주가 맞지 않아 몸이 아파 단명할 운이며 불길한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에 계속 이 이름을 쓰게 되면 남편의 하는 일마다 실패와 부부지간의 이별수가 있으며 자녀들에게도 화근을 불러일으킨다 하였습니다.
저는 특히 배우자와 이별수라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 과부가 된다거나 이별수의 내용을 듣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 가뜩이나 어렸을 때부터 이름 때문에 안 좋았던 저로서는 이런 불길한 내용을 듣고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연이고 미신일 뿐이라고 자위하며 아무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여도 나쁜 이름에 대한 계속적인 불안감이 살아가는데 많은 피해와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제가 겪는 아픔은 참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저의 운으로 인해 시련과 고통을 받아 앞으로 살아갈 희망마저 잃어버리지 않을까 엄마로써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옵니다. 결국 고심 끝에 위와 같은 이유로 운명을 개척하고자 趙(나라조) 恩(은혜은) 彗(자비혜) “趙恩彗”란 새로운 이름으로 개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법적인 서류를 바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본인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성명학적인 이유로 불안감에 휩싸여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름으로 인해 여러 가지 혼란에서 벗어나 새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부디 넓은 관용과 아량으로 사건본인의 개명신청을 허락하여 주셔서 신청인겸 사건본인의 자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게 희망을 주신다면 주어진 시간 동안 열심히 살겠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가정에 행복이 깃들길 더불어 빕니다.
2010년 9월 20일
첫댓글 아주 잘 작성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추석명절 즐겁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진실은 통하는 법이예요 잘쓰셨어요 꼭 허가 되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