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sh. 000
"철컥철컥.. 두두두두!!"
장전과 동시에 날아가는 수많은 미사일들.. 하나하나마다 뜨거움을 향해 그 몸을
돌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대편에서의 섬광과 나에게로 돌아오는 섬광..
"쉬이이! 퍼퍽!"
"젠장! 텔리포테이션 블레이드![Teleportation Blade]"
기어의 허리춤에서 초록빛 계기판 홀로그램이 나타남과 동시에 공간을 뛰어넘어 은
은한 빛을 뿜는 거대한 검이 들려진다. 그리고 나의 등을 누르고 있는 거대한 포탄
을 갈라버린다. 붉게 물든 포탄은 거대한 검에 의해 두 동강이 나버리고, 동체의
내구도는 추락한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다.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초록빛 불꽃의
부스터..
"텔리포테이션 레드 스탭![Red Stab]"
기어의 손목에서 푸른빛이 잠시 일렁이더니, 곧이어 작고 조그만 총이 나타난다.
푸른 색의 총신은 마치 차가운 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빨갛게 빛나는 에너지원인 루비아이[Ruby eye : 루비를 정제한 것으로 레이져의 에
너지를 초고밀도로 응집 압축 시킬 수 있다.]가 피를 원한다는 듯이 주위로 괴이한
오오라를 발산한다.
"레드 스탭.. 크래쉬 온!"
곧이어 발산되는 붉은 한줄기 빛.. 그리고 커다란 충격파와 함께 전함의 머리 부분
에서는 파아란 불길이 솟아오른다. 나의 손은 바쁘게 움직인다. 기어의 상체는 숙
여지고 부스터의 불꽃은 파란색 불꽃을 향해 전진한다. 레드 스탭은 처음처럼 빛무
리와 함게 사라지고 블레이드만이 오른손에 쥐어져 있다. 기어는 노란 안광을 흩뿌
리며 전함을 향해 달려든다. 그리고는 외친다.
"기간틱 워! 파이널 브레이크![Gigantic war! Final break!]"
"움찔."
또 꿈인가? 이거 정말 말아먹을 꿈이로군.. 벌써 기간틱 워에서 나온지 5년이 되어
가는데.. 난 옷장으로 다가가서 푸른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꺼내어 입는다. 거울을
보니 머리가 완전히 귀신머리 저리가라 수준이다.
"흐음.. 꿈의 여파가 굉장 했었나.."
빗이 뿌러질듯 말듯 간신히 머리를 잠재웠다. 그리고서는 거실로 나간다. 거실에는
어제 먹다만 맥주병이 잔뜩 쌓여있고 그 주위로는 과자들이 부스러진채 널려있었
다.
"치.. 워야겠지?"
손수 빗자루를 들고서 방을 치웠다. 부스러기들을 한데모아 쓰레기통에 넣고, 맥주
병들은 자루에 담아 밖에다가 내놓는다. 그리고서는 창문을 열고 혼탁한 공기를
환기시킨다. 차가운 바람이 방안을 한바퀴 맴돌고서는 밖으로 사라진다.
"오늘은 일진이 않 좋겠어.."
"킥! 또 그 꿈이냐?"
"응. 야 에밀리.. 넌 아직도 기간틱 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에밀리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가 손벽을 마주치며 말한다.
"당연히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지."
"아.. 그러시겠지요?"
나는 창밖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은 여전히 검은 연기와 그리고 섬광들.. 간간히
보이는 개인기어들로 바글거린다. 기간틱 워.. 문자적으로 말하자면 거인들의 전쟁
이다. 사실상 기간틱 워의 시초는 마정석이라는 괴이한 돌의 발견으로부터 시작 되
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 공국은 마법과 소드마스터의 세상이었다. 그러나 마
정석의 발견과 가공법이 발전됨에 따라 여러가지 기계들이 생겨났는데.. 그 중 하나
가바로 저 기어[Gear]이다. 하지만 기어의 발견으로 레일튼 왕국의 병력이 증가한
것은 아니었다. 바로 기간틱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단체가 생겨났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레일튼 공국과 충돌하게 되었다. 레일튼 공국은 모든 마정석의 생산
지를 파괴시키고 가공공장을 부숴버렸다. 그리고서는 기어를 매장시키기 위해 모든
기어의 파괴를 자행했다. 마침내.. 기간틱이라는 단체는 전쟁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기간틱 워.. 정말 지겹군."
순간 대기를 감사고 있던 공기의 흐름이 불안정해 졌다. 구름과 연기들은 한 곳을
향해 바르게 빨려들어갔고 기어들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마법이로군.. 아! 템페스트[Tempest : 일정지역내의 모든 물체들을 나선형의 구름
기둥에 가둔채 구름의 마찰로 이루어진 전격으로 초토화 시킨다.] 였던가?"
기어들은 순식간에 구름기둥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러나 몇몇 기어들은 재빨리 멀리
날아가 버렸다. 구름기둥은 점점 검게 변하면서 땅에서도 들릴 정도로 커다란 천둥
소리를 내질렀다.
"레일튼 공작.. 자신들의 사병기어들도 없에겠다 이것인가?"
곧 구름기둥은 사라졌고.. 하늘은 맑아졌다. 그러나 수많은 기어들은 그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채 수많은 벼락들에게 재도 남기지 않고 타버렸다.
"에쉴트.. 넌 더 이상 기간틱 워에 참가 하지 않을꺼니?"
".. 난 피의 값을 다 치루었다고 생각해."
그래 나의 피의 값을 말이야.
Crash. 001
"에밀리.. 그나저나 너 언제 들어왔냐?"
"응? 니 일어날때."
"음.. 도데체.. 넌 어떻게 존재감도 없이 들어오냐?"
그러자 에밀리는 싱긋 웃으며 말한다.
"내가 기간틱에서 괜시리 정보부장이겠어?"
"음.. 그랬었군. 그런데.. 왠지 나 살덜리는 기분인거 아냐?"
에쉴트는 부르르 떨며 말했다. 에밀리는 마냥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에쉴트는 잠시
창밖을 다시 내다보다가 이윽고 고개를 돌려 부엌으로 향했다. 에밀리는 말없이 그
를 따라 부엌으로 향했다.
"쳇! 먹을 것이라고는 말라 비틀어진 식빵과 잼뿐이로군."
"킥킥!!"
"웃지마앗!!"
에쉴트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서는 마치 황소가 투우사를 들이 받는 것처럼, 딱딱한
식빵을 두드려댔다. 그리고서는 그 잘게 찢어진 조각을 잼을 발라 입안에 집어 넣었
다. 하지만 역시나 딱딱함은 여전한 듯이 얼굴은 일그러 질때로 일그러졌다.
"맛있어?"
"너.. 내 얼굴 보고 말하는거 맞냐?"
".. 아니."
"..."
곧 빵을 다 먹은 에쉴트는 천천히 집밖으로 나갔다. 하늘에서는 기어들의 싸움이 다
시 시작되고 있었지만, 지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배리어로 보호받는 마
을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온갖 쓰레기들을 모두 막아 주었기에..
"에쉴트."
에밀리가 나가려고 하는 에쉴트에게 말했다.
"난 네가 기간틱 워에 다시한번 도와주었으면 해."
".. 싫어. 난 기간틱 워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리게 했고.. 또 그곳에서 할만큼 했
어. 그것은 기어 템테이션[Gear Temtation]에서도 통과된 일이야."
에쉴트는 냉정하게 말하고서는 그대로 거리로 향했다. 에밀리는 그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린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꺼야."
에쉴트는 잠시 고개를 저으며 거리를 활보했다. 거리는 아직 예전의 모습그대로 였
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상인들의 외침소리도 그대로였다. 에쉴트는 잠시
과일상인에게 들러 사과하나를 입에 물고서는 자신의 일터인 부루트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다행히 늦지는 않은 듯 부루트는 친절하게 맞아 주었다.
"여어! 뺀질이 왔는가?"
"망할 배불뚝이 아저씨. 나왔다.."
둘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빙긋 웃으며 악수를 했다. 그리고서는 동시에 주먹을
날려 버렸다.
"이 뺀질이 자식아! 인사하면서 주먹질이나 하냐?"
"이 뚱땡이 아저씨야! 말은 똑바로 하시지! 왼손악수를 청해 놓고서 제대로 된 인사
를 바라는거야?"
"뺀질이! 백수! 건달!"
"뚱땡이! 돼지! 배불뚝이!"
둘은 아직도 얼굴에 주먹을 밖아 넣은채 으르렁 거렸다. 그순간 들려오는 아름다운
미성..
"하.하.하. 아버지와 에쉴트는 정말 사이가 좋.네.요."
"음.. 그건 그렇지."
"아무렴! 내가 아저씨와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에쉴트와 부루트는 미성이 들려온 방향을 향해 급하게 외쳤다. 그러자 그곳에서는
금발의 아름다운 소녀가 나왔다. 잠시 주위가 환하게 느껴지는 것은 착각이 아니었
다. 하지만..
"호.호.호. 얼굴에 주.먹.은 빼시고 말씀하시죠?"
"엌! 이 아저씨야! 빨랑 주먹 안때?"
"백수녀석아! 빨랑 어르신의 용안에서 손을 때지 못할까?"
둘의 투닥거림이 들려오자 순간 밝던 분위기가 갑작스레 어두워지고.. 한기가 대장
간안에 감돌았다. 분명 풀무불을 활활 타오르고 있건만..
"제가 싸우지 마시랬죠오?"
"뚜쉬! 뚜쉬! 빠각! 푸하악!"
"커헉! 망할 배불둑이 아저씨!"
"젠장맞을 백수건달!!"
"호.호.호. 아직도 기운이 넘치시네요?"
"퍼퍼퍽! 빠악! 쿵!"
소녀의 나비같은 움직임이 멈추자 두 사내는 힘없이 그 자리에 풀썩 쓰러지고 말았
다. 소녀는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주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말이다.
"싸우시면 주.거.요."
"네에!"
"알았다.."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한 사내가 지긋이 창밖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그의 눈
은 뿌연 먼지와 섬과들로 뒤덮힌 하늘을 바라보고.. 그리고 그아래에서 움직이는 도
시의 사람들을 바라봤다.
"레트. 아직도 취미생활 중인가?"
"음.. 취미생활은 아니지.."
레일튼 공작이 대답하자 뒤쪽에서 갑옷을 걸친 사내가 나타나며 말했다. 그의 허리
춤에는 검이 들려있었지만.. 레일튼 공작은 신경도 쓰질 않았다.
"소드 마스터. 아미테스 무슨일인가?"
"기어들에 관련된 이야기야. 뭐.. 네가 취미생활이 아니라 하니 가르쳐 줄수 밖에."
"무엇인가?"
"기어들의 전쟁 범위가 공국의 범위를 벗어나서 전 대룩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
야. 그것도 제국의 황성 상공에서 말이지."
".. 그래서?"
레일튼 공작은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 아미테스는 시큰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일때문에.. 잘나신 제국의 황제께서는 공국의 기어들을 3년안에 모두 폐기하라
는 명령을 내렸다나?"
"..."
레일튼 공작은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등을돌려 창밖을 다시보았다. 아미테스
는 어깨를 으쓱하고서는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레일튼 공작은 조용하게 중얼거렸
다.
"기간틱 워.. 정말 무섭군.."
그는 하늘의 섬광들을 보며 말했다.
Crash. 002
"깡! 타앙! 깡! 타앙!"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망치소리들.. 부루트의 대장간은 오늘도 정겨운 망치소리 속에
서 잘 제련된 검들이 탄생하기 시작한다. 분명 쓸모없는 쇳덩어리들은 붉은 풀무속
뜨거운 시련을 받으면 어느샌가 서서히 날카로운 검으로 변해간다.
"에쉴트.. 이제 지칠때가 되지 않았나?"
"이봐 늙다리 아저씨! 아저씨야 말로 그만 둘때가 되지 않았나?"
둘은 여전히 투닥거리고 있지만 속속 튀어나오는 붉디 붉은 쇳덩어리들을 때리고 다
듬느라 연신 망치질을 해대고 있었다. 한편 부루투의 딸 셰이프는 곱디 고운 금발을
빗어내리고 하얀 손과 얼굴을 닦으며 콧노래를 불른다.
"여어? 셰이프 너 오늘 누구 만나러가?"
"아뇨? 그냥 꾸며보는 거예요."
".. 여자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깐."
에쉴트는 흩어진 푸른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건장한 근육은 그의 체격을 훨씬
돋보이게 하엿으며, 대장간에서 일한 덕분에 갈색의 피부도 그의 매력을 상승시켜주
고 있었다.
"그러나 저러나.. 이봐요 부루트 아저씨."
"왜 불러?"
"아저씨는 어떻게 이 대장간을 물려받게 된거죠?"
그러자 부루투는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마도 우리 아버지의 유언이 가장 큰 이유겠지?"
"유언?"
"내 녀석은 몰라도 된다. 다만 이 대장간은 나의 가장 소중한 집이지. 셰이프가 있
고, 또 아버지의 숨결이 있고 말야."
부루트는 턱을 계속 쓰다듬으며 예날생각에 빠져들어갔다. 에쉴트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는..
"누가 궁상덩어리 아니랄까봐.. 으휴!"
".. 네놈! 오늘 망치에 살해 당하고 싶더냐?"
부루트는 그대로 망치를 집어 던졌다. 에쉴트는 살짝 피하면서 말했다.
"헉! 아저씨 갑자기 던지면 어떻게?"
"호.호.호. 두분 정말 기운이 넘치시는가봐요?"
셰이프의 간단한 웃음 소리에 두 남자는 그대로 얼었다. 에쉴트는 부루트의 옆구리
툭툭 치며 속삭였다.
"어쩌다가.. 저런 마녀 한마릴 집에 나뒀우?"
"나도 모른다."
어두운 지하통로..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적발의 여인.. 그녀는 손에 커다란
서류봉투를 들고서는 급한 걸음으로 어둠으로 가득찬 통로의 끝을 향했다. 통로는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사람3명이 일렬로 서서 다니기에는 충분한 넓이였다.
"에쉴트.."
그녀는 이제 마구 뛰었다. 그리고서는 에쉴트의 이름을 연신 불러댔다.
"제발.. 늦지 않기를.. 그 전사의 잠을 깨우면.. 안돼.."
"아함!"
에쉴트는 대장간을 나와서 다시 시장거리로 향했다. 또다시 과일상인에게 들러서 입
에는 사과를 물고 있었다. 그는 사과를 먹어가며 시장의 거리를 유심히 지켜봤다.
"언제나 봐도 신기하단 말이지. 훗훗.."
에쉴트는 애들처럼 거래하는 모습과 새로운 물품들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느라 정
신이 없었다.
"에쉴트 라디언트."
"응.. 왜.."
"따라오거라."
".. 누구지? 나의 버린 이름을 부르는 자가?"
에쉴트는 멈춰섰다. 하지만 주위를 계속해서 둘러보고 있었다.
"아직도 주위에 정신이 팔려서 우리를 찾지 못하는 겐가?"
"슈육! 덥썩!"
에쉴트는 그 말이 들려오자마자 자신의 옆쪽으로 손을뻗어 검은 덩어리를 덮썩 잡아
올렸다. 그러자 시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들 에쉴트의 갑작스런 행동과 그와 함께
튀어나온 검은 물체를 보고서는 말들을 잃었다.
".. 이런 곳에서는 말하기가 뭐하군. 가볼까?"
에쉴트는 검은 물체를 붙잡고서는 도약을 했다. 도저히 보통사람의 점프력이 아니었
다. 그는 상인들이 펴놓은 평상들을 밟고서는 그대로 집의 지붕위로 뛰어올랐다.
"기간틱인가?"
"에쉴트 라디언트. 이제 그만 복귀하라는 명령이다."
"분명히 기어 템테이션으로써 나의 일은 끝났다."
"그러나 우리는 널 놓아준 적은 없다. 일이 끝났다는 것 뿐이지."
그러자 에쉴트는 그 물체를 잡고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우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물체에 금이가기 시작했다.
"인.. 간의 힘으로 기어를 부수다니!?"
"말장난 하러 왔나? 난 기간틱에 볼일이 없어. 에밀리는 어딨는 것이지? 그녀와 이
야기를 나눠야겠다."
"에밀리 정보부장은 지금쯤 바쁜 업무때문에 기간틱에 잡혀있을 것이다."
그러자 에쉴트는 갑작스레 몸을 부르르 떨면서 다급히 물었다.
"바쁜업무? 설마!?"
".. 크크.. 알고 있겠지?"
"콰지직!"
에쉴트의 손아귀는 그대로 검은 기어의 목을 부숴버렸다. 그러자 붉은 피와 함께 불
꽃이 튀어올랐다.
"기간틱.. 드디어 갈때까지 가는구나.."
"콰앙!"
Crash. 003
"뭐야!?"
에쉴트는 갑작스레 들려온 폭음을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그곳에서는 몇대의
기어들이 그대로 집들을 들어밖고 있었다.
".. 부루트!!"
에쉴트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그는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묘기를 보여주며 복잡
한 시장거리를 빠져나와 대장간으로 향했다. 그때와 똑같았다. 기어 템테이션과..
"기간틱.. 네 놈들이 정녕 미친 것인가?"
에쉴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대장간이 반정도 파괴 된후였다.
".. 부루트! 셰이프!"
"에쉴트.. 배신자에게 처단을!"
기어들이 외치며 에쉴트에게 덤벼들었다. 그러자 그의 눈이 한순간 노란 안광을 뿜
은 것은 착각일까? 그는 대장간 주위에 널부러져 있는 검을 집어들었다.
"블레이드 슬라이스!"
에쉴트가 기어들과 스치며 기어들의 동력선과 그리고 관절부위등을 저며버렸다.
"인간이.. 어떻게 기어를 검하나로?"
기어들은 허무하게 외치고서는 그대로 폭발해 버렸다. 에쉴트는 조용히 말했다.
"너희같은 하급 기간틱들은 검하나면 충분해.. 부루트! 셰이프!"
에쉴트는 남은 반쪽 건물로 뛰어들어갔다. 안은 부서진 벽돌과 여러 연장들이 너저
분하게 널려있었다. 그리고 그 바닥을 가득 흐르는 붉은피..
"부루트! 젠장! 이 망할 늙다리야! 이런데서 죽으면.."
"에쉴트.. 네녀석이지?"
"그래 젠장맞을!!"
"셰이프는 무사할꺼야. 그 아이를.."
에쉴트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서있었다. 그의 눈은 어느때보다도 냉정했고, 희열에
차있는 듯이 번뜩거렸다. 그리고 아까전의 노란안광은 허상이 아닌듯 괴이한 오오라
를 뿜어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그리고 부루트가 가르킨 쪽으로 걸어갔다.
다행히 셰이프는 가벼운 찰과상과 정신만을 잃었을 뿐이었다.
"부루트 아저씨.. 미안.."
"에쉴트!"
"..."
이리저리 흩어진 붉은머리카락, 급히 뛰어온 듯이 연신 헉헉대는 숨소리, 그리고 안
타까운 눈빛.. 에밀리는 그렇게 에쉴트를 쳐다보았다.
"에쉴트? 괜찮아?"
".. 나의 피의값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인가? 기어 템테이션의 피로써도 말인가?"
"에쉴트.. 그것은 나도.."
"기간틱이 언제부터 피의 값을 원했는가? 피의 값은 신의 영역일터.. 나는 그 금기
를 깨뜨리고 기간틱의 피의 값을 져버렸다. 그러나 또 다시 원하는가? 피의 값을?
악마의 힘을? 타락한 천사의 증오와 질투심을?"
에쉴트는 에밀리는 쳐다보지도 않은채 말을했다. 에밀리는 고개를 떨구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기간틱은 에쉴트에게 많은 것을 넘겨버렸다. 특히 피의 값이란 커다란
죄악마저도 말이다.
"에쉴트.."
"나를 습격했던.. 기어들.. 모두 피의 값으로 만들어진 기어들이었지.."
에쉴트는 낮게 말을 이었다.
"6년전 기간틱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죄악스러운 행위를 벌였다. 바로 마족의 계
약식을 마정석에 걸어 기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기어를 전쟁에 투입시키려 하였
으나.. 죄악의 댓가는 인간의 상상을 뒤엎었지.. 기어는 악마로 변했다. 마정석이라
는괴이한 돌의 힘을 발판삼아서.. 그리고 마침내 기어 템테이션이라는 또 다른 전쟁
이시작되었지.."
에쉴트는 그대로 말을 멈추었다. 에밀리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The broken tower.. 그것이 바로 우리 기간틱의 운명이라고 어떤 예언가가 말했었
지.. 하지만.. 우린 무너져 가면서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지.. 너에게 모든 짐을
지워버린채 말이야."
"에밀리.. 넌 기간틱이 아직도 정상이라고 보는가? 기어들의 피를 원하는 전쟁들
을?"
에쉴트의 대답에 에밀리는 부르르 떨면서 대답을 하였다.
"아니라고..컥!"
에쉴트의 주먹이 에밀리의 복부에 꽂혔다.
"에밀리 에라트네.. 기간틱의 정보부장으로써.. 피의 값을 알아내지 못했다니.."
"쿨럭! 큭.. 미.. 미안.. 에쉴트.."
에쉴트는 조용히 창고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천으로 덮인 무언가가 잠들어 있었다.
에쉴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천을 걷어내었다. 천이 걷혀지자 그 안에는 푸른 동체를
번쩍이는 기어가 앉아있었다. 고개를 숙인채 한손에는 거대한 검을, 다른 한손으로
는 땅을 짚어 주인을 맞이하는 모습은 마치 기사와도 같았다. 그리고 가슴팍에 밖혀
있는 거대한 마정석속은 날개모습이 빛을 내며 돌고있었다.
"로드 윙.."
에쉴트의 말에 기어는 그 노란 눈을 번뜩이며 잠에서 깨어났다. 곧 마정석의 에너지
가 기어의 동력선들을 따라 관절들로 이동했고, 관절에서는 각 기관들로 에너지를
배분하기 시작했다.
"위잉!"
기어는 굽혔던 무릎을 펴고 그 거대한 모습을 완벽하게 드러냈다. 에쉴트는 기어의
손을 발판 삼아 도약하여 기어의 머리로 향했다.
"에밀리.."
"..."
"무너져 가는 탑을 일으켜 세우려거든 너의 날개를 펴고서 따라오거라. 로드 윙의
날개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
에쉴트는 그대로 기어의 몸속으로 사라졌다. 기어는 서서히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서는 노란색 안광을 짙게 뿜어내었다. 거대한 검은 다시금 은은한 빛으로 물
들었고 그어떤 것이라도 베어버릴 정도로 날카롭게 변해갔다. 순간 마을위의 공간이
요동쳤다. 베리어안의 기어에너지가 배리어의 배열에 균열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기간틱 워.. 더 브로큰 타워.. 스타트!![Gigantic war.. The broken tower.. star-
t!!]"
기어가 떠오르자 주위로 강력한 충격파를 보네었다. 그러나 에밀리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듯이 태연스럽게 서있었다.
"기어 윙 로드..[Gear Wing lord..] 다시한번 하늘을 가르는구나.."
에밀리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도 변함 없이 하늘은 연기로 흐릿하기
만했다. 에쉴트는 거침없이 베리어를 지나 천공의 싸움터로 향하였다. 연기속에서 빛
나는 섬광들은 어느새 에쉴트를 향해있었다.
"텔리포테이션 하이드로제닉캐논[Teleportation Hydrogenic Cannon:마정석에너지의
일부를 수소로 전환시켜 이온에너지를 첨가해 적에게 날린다. 레이저계열이지만 폭발
력은 의외로 강하다.]"
푸르른 빛줄기가 연기를 가르며 나아가서는 이윽고 하나의 기어를 그대로 폭발시켜버
렸다. 로드 윙는 그대로 앞을 향해 나아갔다. 기어의 왼손에 잡혀있던 블레이드를 다
시한번 고쳐잡고서는 연기속으로 재빠르게 들어갔다. 연기속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
이었다. 그러나 로드 윙의 검은 거침이 없었다. 블레이드는 한 기어의 마정석에 꽂힘
과 동시에 그대로 뒤쪽의 기어의 팔관절을 끊어버렸다. 그리고서는 어느새 50M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서는 자신을 조준하고 있던 TF-570기어를 갈라버렸다. 순식간
에 3기의 부서진 기어는 그대로 베리어로 충돌 산화해 버리고 말았다.
"붉게 변하여 가네.. 그리고 무너져 가는 탑은 서서히 어둠속으로 사라져 간다네..
그대여 아는가? 붉은 피는 그대들의 죄악이라는 것을?"
에밀리는 그 때의 예언을 다시한번 중얼거렸다.
"에쉴트.. 그 뒷이야기를 아니? 그건 바로 너에 대한 이야기였어.."
-푸른 창공을 가르는 한줄기 빛을 보았는가? 붉은 피를 짊어지고 가는 그 날개를?
그대들은 경배할 찌어다. 붉은 죄악은 그 날개 아래에서, 그 빛 줄기 아래에서 영원
히 그대들을 떠나리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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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Gigantic war[The broken tower] - 000~003
Ri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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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2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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