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운동화 밑창
문학기행팀 전용으로 버스를 대절하여 전국 청하백일장 시상식 겸 문학기행을 떠났다.
예산에 가는 길에 군산에서 채만식 문학기념관을 필두로 인근의 매창 기념관, 신석정 기념관,
서정주 기념관을 두루 거치는 일정이다.
사진 속 신석정의 눈빛과 마주치자 나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서고 말았다. 곧은 정신에서 샘솟은
눈물은 눈을 촉촉하게 적시어 광채를 낸다.
'자고로 문인이라면 저런 눈빛을 가져야 해.....'
혼잣말로
어느 기념관 앞이었을까. 잔디밭으로 하늘이 통째로 담기는 풍경 앞에서 나는 가슴이 벅찼다.
억세게 돋아오른 7월의 잔디밭으로 걸림없이 성큼성큼 걸어가다가 오른 발이 허전해지더니
미세하게 절름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얼른 뒤돌아 보니 운동화의 밑창이 잔디밭에 덩그러니
놓여있다. 나는 떨어진 밑창을 주워들고 혼자 겸연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