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신종 코로나(COVID 19)의 백신 접종 과정에서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소위 서방측이 개발한 3대 백신을 향해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종식을 위해 러시아 스푸트니크V와 함께 접종하는 '병용 접종', 혹은 '성분 결합'을 제안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이미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와 '병용 효과'(두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효과) 임상 시험에 들어간 상태다.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모더나 화이자 백신의 효과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밝혔다/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의 생산및 유통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기금(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20일 스푸트니크 V 성분을 미국의 화이자와 모더나에 추가하면,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와 더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트리예프 대표는 이날 현지 TV 채널 '러시아-24'와의 인터뷰에서 '스푸트니크V 개발자가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화이자와 모더나를 도울 준비가 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질분에 "우리는 언제든지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화이자 백신 등에 우리(스푸트니크V)의 구성 요소를 추가하면, 바이러스 돌연변이와 더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접종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것으로 예상되자, 상호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제안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개발 방식이 전혀 다른 두 백신을 병용 혹은 결합할 경우, 어떤 효능을 나타낼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의 생산 현장/현지 매체 동영상 캡처
스푸트니크V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인체 아데노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돼 양측이 큰 부담없이 '병용 약효' 임상 시험에 합의할 수 있었다. 러시아 측은 지난해 12월 백신의 효과가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스푸트니크V와의 '병용 효과' 임상을 제안했고,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이를 수락한 바 있다. 양측의 임상 시험은 최근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이 이번에는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이자와 모더나를 향해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슷한 제안을 던진 셈이다. 기존의 신종 바이러스(COVID 19)에 대해 95%의 예방 효과를 확인한 화이자 백신은,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상대로는 항체 보호 효과가 3분의 2정도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바이러스 배양 실험 결과 확인됐다. 영국발 변이에는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은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에서 감염 예방 효능이 91.8%로, 임상 3상 결과(95%)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가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2회 접종 후 1주일이 지난 뒤 접종자 통계를 통해 예방 효과를 확인한 결과, 91.8%로 나타났다는 것. 다만, 2주일이 지난 시점에서는 감염 예방 효과는 95.8%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자 효과, 스푸트니크V 백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얀덱스 캡처
이스라엘에서 실제 접종을 통해 확인한 화이자 백신 효과에 관한 랜싯 보고서/캡처
러시아 언론 매체들은 권위있는 의학 학술지 '랜싯'을 인용, 화이자 백신은 1회 접종후 85%의 효과를 보였다고 19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쉐바 의료센터(Sheba Medical Center)가 지난 1월 24일까지 1회 접종을 받은 7,214 명, 이날까지 2회 접종을 받은 6,037명 가운데 병원 의료진 9,10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랜싯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1회 접종후 15~28일 사이에 예방효과는 85%이고, 감염 위험은 75% 감소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는 임상 3상에서 1회 접종후 15~21일 사이에 예방 효과가 73. 6%라고 랜싯에 보고한 바 있다. '스푸트니크V'의 1, 2회 접종 뒤 예방 효과는 91.6 %로 최종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