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11일 군 당국이 최근 불거진 전투기 엔진 정비불량 사건을 계기로 F-4·F-5 전투기 등 노후 전투기를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퇴역(退役)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럴 경우 차기 전투기사업이 앞당겨지지 않으면 심각한 전력공백이 우려된다
이 문제에 대해 공군은 1960~70년대 이후 도입한 F-4·F-5 전투기 320여대를 고성능 최신예기 도입 이후 퇴역시킬 방침이었으나, 이같이 노후한 전투기들을 계속 유지하다가는 추락사고가 더욱 빈발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그 이전에 상당수를 조기 도태 시키려는 입장이라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공군 정비문제에 대한 감사원과 국방부의 감사 결과 고강도(高强度) 처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국방부 특별감사에서 공군은 정비예산 부족으로 부품을 제 때 확보할 수 없게 되는 등 정비 계획에 문제가 생기자 다른 항공기에서 부품을 빼내 정비 대상 항공기에 끼워 넣는 식으로 대응해온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 40년 가까이 대한민국 공군의 대들보로 봉사한 F-4팬텀, 그러나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고 대체전력의 확보 역시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 |
이번에 조기도태가 거론되는 F-4·F-5 전투기는 숫적으로 한국공군 보요기수의 6할 이상을 차지하는 사실상의 주력기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령이 거의 3~40년에 육박하여 노후화가 심한 상태다.
원래 공군은 보유기체의 노후화에 대비해 90년대 말, F-15급 전투기 120대로 F-4를 대체하고 F-5 전투기는 F-16을 200대 이상 확보하여 대체하며, 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의 지원하에 한반도 반경 1000km를 커버할 수 있는 야심찬 전략공군 계획을 구상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IMF이후 F-15K의 도입이 원래 예정보다 5년 가까이 지연되고 도입 대수마저 반토막 난 데다, KAI의 강한 압력으로 F-4, 5 모두 A-50국산 경공격기로 대체하나는 의견도 나오는 등 난항을 겪게 되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비예산의 유용및 동류전환(정비할때 예비부품이 없어, 다른 기체의 부품을 뜯어 이식하는 것)으로 비교적 신형인 F-16의 가동율 조차 7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그러한 사이에 중국이 F-15와 동급인 Su- 27, 30 전투기를 300대 이상 확보하려 하고 있고, 일본 또한 동아시아 전력 균형을 일거에 깰 F-22의 도입을 꾀하는 등 주변국의 항공력은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이번의 구형기 도태가 현실화되면 한국공군만이 대세를 거꾸로 가는 셈이 될 것이다.
공군의 전력증강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Konas)
김영림 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