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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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윤경옥 기자]갤러리 그림손이 모더니즘의 추상미술의 범주에 머물러있었던 조현애 작가를 초대해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전시를 개최한다.
2024년 8월 28일(수)부터 9월 9일(월)까지 열리는 조현애 작가의 스물 일곱번째 개인전에서는 2015년 그림손 갤러리 개인전과 2020년 금보성 미술관 개인전 이후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작품에서는 이미지와 오브제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공간과 시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에서 점점 중요시 되는 생태학적 감성의 표현, 미래의 문제에 관심으로 확산시켜 더욱 자유로운 방식으로 확장되는 초현실주의의 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진: 조현애 개인전: ‘시간 너머로’ 웹포스터
조현애 작가는 과거나 미래의 시간이 아닌, 오로지 현실의 시간을 기반으로 작품을 창조해낸다.
<작가노트> ‘시간 너머로’
조현애 작가
삶의 지평이 아득한 아포리아의 세계이듯이 삶의 근거인 시간 역시 아득하다
그 아득한 기억과 꿈과 기대로 층층이 두꺼워진 내 안의 시간은 소멸되지 않은 채로 일체의 흔적을 남기고 무한의 시간을 뒤채이면서 새롭게 머물 공간을 찾는다.
수많은 별자리와 흘러간 풍경들, 끝없이 생성되는 파도의 흔적이 시간 속을 드나들며 부서지고 명멸한다.
나는 익숙하고도 낯선 공간으로 긴 여행을 한다 -조현애-
●조현애 작품세계..."현실을 담은 초현실의 세계"
금보성 아트센터 금보성 관장
조현애 작가의 초현실 작품은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마치 꽃잎처럼 섬세하고 엷은 요소들이 조화롭게 배치된다.
그녀의 손길을 거친 캔버스 위에는 시간의 흐름이 녹아들어가 있으며, 그 시간은 비현실적이거나 막연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현실의 시간이다. 이는 그녀가 마치 시간을 다루는 마술사처럼 작품의 각 요소를 정성스럽게 배열하며, 그 속에서 자유롭게 흐르는 시간과 공간을 창조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조 작가의 작품이 단순히 초현실주의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현실적 요소들이 녹아들어 있으며, 그로 인해 관람자는 비현실적인 장면 속에서도 익숙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그녀의 작업이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상상보다는 지금 여기에서의 현실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현애 작가는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상상보다는 지금 여기에서의 현실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작업실에서 작품 작업을 하고있는 조현애 작가)
조현애 작가의 작업 과정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은 그녀의 작품을 더욱 독창적이고 매혹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그녀는 현실의 시간을 기반으로 하여, 초현실적인 공간과 형태를 창조해내면서도 관람자에게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그녀의 작품이 다른 초현실주의 작가들과는 구별되는 점이며, 그만의 독창성을 더욱 빛나게 한다.
조현애 작가는 그만의 방식으로 초현실주의를 재해석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는 흐려지며, 그 사이에서 우리는 새로운 현실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금보성 아트센터 금보성 관장
사진: 조현애 Unknown time- 유람 72.7x60.6cm Acrylic on canvas 2022
●조현애 작품전: "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초현실이 공존하는 조형공간"
신항섭(미술평론가)
인간의 삶이란 시간과의 투쟁이다. 정해진 시간표에 의해 규칙적으로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태양을 주기적으로 공전하는 지구가 한바퀴 도는 24시간이 하루이고, 지구를 주기적으로 공전하는 달의 시간에 따라 한 달이라는 시간표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시간표는 인간 삶 전반을 지배한다. 인간 삶은 시간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이 인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하는 일이 없다. 시간의 흐름과 거기에 맞춰 살아가는 걸 당연시할 따름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일어나는 게 세상사이고 인간 삶이다.
조현애의 작업은 시간의 흐름 또는 시간성에 대한 조형적인 고찰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실재하는 현실에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란 분, 시간, 하루, 한 달, 일 년과 같은 시간 단위를 인식하는 데 있다. 이는 또한 인간으로서의 존재성, 즉 실존에 관한 물음이자 삶에 대한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각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삶은 시간과 연동한다. 모든 삶의 현상이 시간성 위에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조현애 Unknown tlme 80X150cm Acrylic on canvas 2022
이러한 시간의 흐름과 시간성의 문제를 회화적인 이미지로 풀어내려는 게 그의 작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다. 여기에서 그는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계 또는 그와 관련한 이미지를 그림의 축으로 설정한다.
시계는 태엽을 감아줌으로써 작동한다. 인간이 밥을 먹음으로써 존재할 수 있듯이 시계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그러면서 규칙성, 정확성으로 시간의 흐름을 시시각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기능을 지닌 시계가 만들어짐으로써 인간 삶은 규칙적인 행동양식을 갖게 되고 발전할 수 있었다. 거대한 인류문명의 탑은 시계와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사진: 조현애/Unknown time/ Acrylic on canvas/ 100x100cm/2024
시간의 흐름이나 시간성을 상징하는 시계의 직접적인 제시가 단순한 소재의 차원을 넘어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읽는 데서부터 시간을 재거나 시간을 단위별로 묶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시계 본연의 기능이 완성된 이후 그 쓰임새에 따라 모양새를 다양하게 디자인하게 된다.
시계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현대적인 디자인은 물론이려니와 클래식 시계의 디자인은 아름답기에 그지없다. 단순한 기능성 이외에 장식성을 중시하는 세련된 디자인을 추가함으로써 놀랄 만큼 아름다운 모양새의 시계가 존재하게 되었다.
사진: 조현애/Unknown time/ Acrylic on canvas/ 70x70cm2024
이처럼 아름답게 디자인된 시계를 화면에 불러들인다.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시계는 작품에 따라서 중심적인 소재, 즉 주제이기도 하고, 부제가 되기도 한다. 단순히 시간을 상징하는 소재로서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아름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고전적인 회중시계와 탁상시계 는 물론이려니와 기계적인 정밀함과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자극하는 무브먼트도 있다. 어느 종류이든 시계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형태미만으로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유발한다.
더구나 세련된 사실적인 묘사로 이루어진 시계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안정적이고 정확한 사실 묘사는 그림이 가지고 있는 힘이자 설득력이다. 화가로서의 윤리성이기도 한 묘사력에 대한 신뢰야말로 그림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렇듯이 견고한 사실 묘사로 재현되는 시계의 존재감만으로도 조형미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시간의 흐름과 시간성을 상징하는 시계의 이미지를 실제처럼 제시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신뢰감이 커지게 된다.
사진: 조현애/Unknown time/ Acrylic & video on wood/111.3x67cm/ 2024
그의 작업에서 시계와는 전혀 다른 소재인 자연풍경, 특히 바다 풍경을 도입한다. 작품에 따라서는 풍경이 주제이고 시계는 부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쨌거나 시계와 풍경이라는 상호 연결성이 없을성싶은 이미지로 구성하는 건 숨겨진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시계는 대체로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하지만 그 오래된 시계는 지나간 시간을 상정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풍경 속의 파도 이미지는 시간의 무상함을 실증한다. 힘차게 밀려왔다고 사그라드는 파도의 존재 방식에는 시간이 개입하고 있음을 뜻한다.
사진: 조현애/Unknown time/ Acrylic on canvas/ 70x140cm/ 2024
따라서 시계와 풍경의 조합은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이 함께 한다는 의미이다. 바다는 현실이고 시계는 과거이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제가 함께 한다는 건 이 둘 사이에는 오랜 시간의 갭이 존재한다는 걸 말한다.
시계와 바다 풍경은 공존할 수 없는 이질적인 관계이다. 더구나 시계가 존재하는 방식은 시공간을 초월한다. 다시 말해 바다 풍경을 배경에 두고 시계는 무중력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상태이다. 이를 통해 시간적인 차이를 표현한다. 사실적인 공간에 비현실적인 존재 방식의 시계가 공존하는 건 초월적인 세계를 의미한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존재 방식은 중력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시각적인 충격이다.
사진: 조현애 UNknown time 181.8x227.3cm Acrylic on canvas 2024
그의 근래 작업 가운데 꽃잎을 소재로 하는 작업이 있다. 꽃잎은 또 다른 의미에서 시간성을 말한다. 비현실적으로 확대된 꽃잎 하나가 화면 중심에 놓이고 배경에는 추상적인 이미지 또는 전통적인 수묵산수화의 이미지가 실루엣처럼 존재한다. 이 또한 꽃잎이라는 현실적인 주제와 과거에 제작된 수묵산수화를 대비시킴으로써 시공간의 통합을 통한 비실제적이고 초현실적인 상황을 전개한다. 여기에서 꽃잎은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함축하는 ‘화양연화’를 떠올린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아름다운 모양의 꽃잎 한 장은 여러 가지 함축적인 내용을 상징한다.
사진: 조현애/Unknown time/Acrylic on canvas/130.3x130.3cm/2023
절정에 도달한 꽃잎은 완전한 것, 온전한 것 따라서 무결점한 존재를 상징한다. 하지만 그 꽃잎도 흐르는 시간 앞에서는 금세 시들고 땅으로 떨어지고 마는 존재일 따름이다. 다시 말해 무상한 존재인 셈이다. 배경의 수묵산수 이미지가 과거의 시간을 의미하듯 꽃잎도 결과적으로 어느 시점에서는 과거가 된다. 이러한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시간의 약속이다.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일까. 꽃잎을 비현실적으로 크게 묘사하여 화양연화의 시간을 박제한다. 이는 한마디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이미지를 영속화하기 위한 일이다.
사진: 조현애 작가의 작업장
시계와 꽃이 중심이 되지만 작품마다 등장하는 작은 배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가 된다. 한 명 또는 여럿이서 타고 있는 작은 배는 시간의 여행을 은유한다. 산수화 속의 작은 배일 수도 있고, 현실의 돛배일 수도 있다. 그 작은 배는 수상 스키를 이끌기도 하고, 달을 향해 나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비현실적이거나 초현실적인 설정은 그림의 공간, 즉 조형 세계로 가는 데는 장애가 없음을 말해준다.
그의 풍부한 조형적인 상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며, 윈드서핑을 한다. 꽃잎 줄기 쪽에 작은 시계를 주렁주렁 매달기도 하는가 하면 난데없이 건널목을 힘차게 걷는 여성이 등장한다.
이처럼 비현실적이고 초월적인 소재의 배치를 통해 상상의 공간을 무한히 확장한다.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 조합을 보면서 의식 및 감정의 해방을 느끼는 것이다. 서로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없는 소재 및 이미지를 조합하여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으로 만드는 그의 조형공간은 시간을 매개로 한다. 시간은 유한하기도 하고 무한하기도 하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나, 예술은 무한하다. 그의 작업은 사실적인 묘사로 인해 현실과 비현실적인 상황을 혼동케 한다. 이 또한 그의 작품에 담긴 숨겨진 의미이다. -신항섭(미술평론가)
사진: 조현애/Unknown time/ Acrylic on canvas /70x70cm/2022
조현애 작가는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2024년 8월 ‘시간 너머로’ 갤러리 그림손 초대전(서울:8월28일~9월10일), ▲2023년 ‘Unknown time-축제 ’윤갤러리 초대전(서울:8월9일~8월15일), ▲2022년 ‘시간의 정원’ 더숲 아트 갤러리 초대전(서울:10월17일~11월6일), ▲2021년 쉐마 미술관 기획초대전(청주:6월11일-7월10일), ▲2020년 금보성 아트센터 기획초대전(서울:11월16일-11월25일)등 개인전 27회와 아트페어 및 단체전에 290여 회 참여했다.
대표적인 아트페어 및 단체전으로는 ▲2023~2018 KIAF 국제 아트 페어-윤갤러리(서울코엑스:9월), ▲2023~2019 화랑미술제-윤갤러리(서울코엑스:4월)외, ▲2024. 08 그룹 MULL 보자르갤러리 초대전(서울), ▲2024. 08 선과 색 전, ▲2024. 01 아트 컨티뉴-갤러리 뮤 신년기획 초대 전시회(포천), ▲2024. 2~3 색채,사물,언어에 대한 고찰전(쉐마미술관,청주), ▲2024. 03 ‘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꼴 회원전(혜화아트센타,서울)등이다.
조현애의 작업에서 절정에 도달한 꽃잎은 완전한 것, 온전한 것 따라서 무결점한 존재를 상징한다.
조현애 작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 양평지부. 청주 쉐마미술관 아트포럼, 그룹 mull, 에꼴, 선과색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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