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김광한
저명한 예술가인 레오나르드 다빈치는 사도들과 함께 예수님께서 하신 최후의 만찬을 표현하는 큰 그림으로서 밀라노(이탈리아 북쪽 중심부)에 있는 은총의 성마리아 수도원의 식당벽화를 그려달라는 청을 받아드렸습니다.그는 훌륭한 벽화를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차분하고 신중하게 작업을 해 나갔습니다.수도원의 수사들이 참기 어려워했지만 작업은 아주 천천히 진행되어 갔습니다.예수님의 얼굴을 그리기 위해서 레오나르드는 여러달에 걸쳐 모든 필요한 조건을 갖춘 모델을 찾았습니다. 예수님의 얼굴에서는 힘과 부드러움,영성과 빛나는 강렬함이 표현되어야했던 것입니다.그가 마침내 예수님의 얼굴로 표현하려고 길에서 찾아낸 모델은 솔직하고 순수한 죠르죠란 젊은이였습니다.
1년후, 레오나르드는 다시 밀라노에서 악평이 나있는 지역을 거닐고 거칠기 이를데 없는 술집을 둘러보았습니다.예수님을 배신한 사도인 유다 이스카리옷의 얼굴을 찾기 위해서였던 것이지요.그가 원하는 얼굴은 불안과 실망을 드러내며 가장 좋은 친구를 배반할 준비가 되어있는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레오나르드는 수많은 밤을 온갖 종류의 사기꾼과 악한 사이를 다니다가 겨우 유다의 얼굴에 걸맞을 인물을 찾았습니다.그를 수도원으로 데려와 그림 그리기에 착수했습니다.그 순간 데리고 온 남자의 눈에서 눈물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레오나르드는 자기가 찾아낸 얼굴을 바라보면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죠르죠입니다."
그 남자가 작은 목소리로 말햇습니다."
"제가 바로 그리스도의 모델이 되었던 같은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영혼은 아름다운 얼굴을 만듭니다.대체로 사람의 얼굴이란 자신이 생각하는 얼굴, 남이 생각하여 평가하는 얼굴,거울에 비치거나 사진에 박힌 얼굴,분장한 배우의 얼굴등 으로 나눌수가 있는데 제일 많은 점수를 주는 것은 자신이 생각한 얼굴이고 가장 공평하게 평가하는 얼굴은 하느님이 평가한 얼굴입니다.거리에 나서면 수많은 얼굴들과 마주칩니다.대략 40대 이후에는 그 얼굴의 모양새가 더 이상 변하지 않는데 거기에는 살아온 연륜과 행실이 모두 들어있지요.얌체처럼 생긴사람은 얌체같이 살았고,흉물맞게 생긴 사람은 흉물맞게 살았고,교활하게 생긴 사람은 교활하게 살았습니다.그러면 정직하게 이웃을 도우면서 살아온 사람의 얼굴은 어떤가요.그 얼굴이 잘생겼건 다소 못생겼건에 얼굴에 경건함이 들어있습니다.
링컨이나 백범 김구 선생의 얼굴을 잘생겼느니 못생겼느니 하지 않고 거룩하고 성스럽다는 용어를 쓰는 것은 이미 나이가 지난 분들은 그 얼굴의 미추보다 행실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지요.우리 모두 경건하게 살아봅시다.짧은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