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붓을 들고 싶다" 폐과 반대 반발 무용에서 미술로 확산 동의대 미술학과, 설 연휴 1인 시위
(부산일보 / 2016-02-06 [00:15:24] / 윤여진 기자)
속보=지역 대학 예술관련 학과 폐지 움직임(본보 지난달 14일자 2면 보도 등)에 대한 반발이 무용에서 미술로 확산되고 있다. 거리로 나와 '우리는 계속 붓을 들고 싶다'며 호소하고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철학과와 사학과 등 인문학과로도 번질 것으로 보여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동의대 미술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동의대 미술학과 폐과 반대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설연휴기간 내내 부산서부버스터미널을 비롯해 연산교차로, 서면, 남포동 등을 중심으로 1인 시위와 퍼포먼스를 벌이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술학과 존속'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또 설 연휴가 끝난 11일 오전에는 학교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고 이날 오후부터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폐과 반대'를 위한 대대적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위원회는 지난 4일 오후 7시 학교 주변을 비롯해 연산교차로, 서면, 남포동, 부산서부버스터미널 등 부산 곳곳에서 1인 시위로 '미술을 향한 우리의 꿈을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한편 페인트를 뒤집어쓰며 미술학과 위기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SNS(페이스북) 상 뿐만 아니라 부산 곳곳에서 미술학과 폐과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동의대 미술학과 학생회장 김민주(21) 씨는 "지난 1~2일 이틀간 총학생회와 함께 학교 측과 프라임사업에 대한 토론에 참여했지만 학교 측으로부터 '폐과 방침 철회'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예술을 향한 꿈을 지키기 위해 시위와 퍼포먼스에 나섰다"고 밝혔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완(23) 씨는 "예술가들을 실업자로 인식하고 예술을 쓸모없는 학문으로 인식하는 것은 지역예술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기초예술 학과에 취업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총동문회를 비롯해 미술 관련 협회 등 외부단체에서도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시민들의 격려와 동참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철학과와 사학과 등 폐과 대상에 함께 오른 인문관련 학과에서도 미술학과의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5일 오후 부산역광장에서는 부산민예총 춤위원회와 한국무용협회 부산시지회, 배김새, 온 댄스 랩, 판 댄스 시어터 등 유명 춤패들이 모여 '횃불의 춤 거리예술제'를 열었다. 예술대 및 인문대 폐과를 규탄하고 학교와 정부, 정치권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다양한 공연을 마련해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동의대에서 미술학과 폐과 반대를 호소하기 위해 만든 피켓들. 동의대 미술학과 폐과 반대 위원회 제공
페인트를 뒤집어쓰며 미술학과 위기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마련해 미술학과 폐과 반대를 호소하고 나섰다. 동의대 미술학과 폐과 반대 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