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 동신교회 기도원에 '동신 십자가의 길' 설치, 조각가 박창훈씨 작품
한국 개신교회에 십자가의 길(Via Crucis)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말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용암리 동신기도원 내 3300㎡(998.25평) 규모 부지에 총연장 1㎞로 만든 동신 십자가의 길 조성사업이 최근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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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신 십자가의 길 제8요소 '여인들에게 말씀하시는 예수님'. |
보수교단에 속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동신교회(담임 김권수 목사) 기도원에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9년 우연히 제주 성 이시돌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 십자가의 길 14처를 접하고 감명을 받은 동신교회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입체작품으로 세우려 했다. 그러나 곧바로 "우상이 아니냐"는 신자들 반대에 부딪혔다. 예산 문제도 어려웠지만 교리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도 발목을 잡았다.
동신교회 신자들은 긴 토론과정을 거치며 국내외 성당과 성지 현장 답사를 하고 여러 교회 성직자와 교의신학자들을 초대, 교리적으로도 검토했다.
결국 십자가 신앙을 전승한다는 취지로 동신교회는 2011년 5월 은총의 동산 14처 제작자인 박창훈(요한 세례자, 45, 의정부교구 일산본당, 사진) 서울시립대 환경조각학과 겸임교수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했다. 그 명칭은 가톨릭교회에서 쓰는 십자가의 길을 그대로 쓸지, 아니면 수난의 길이나 고난의 길이라는 명칭을 쓸지 고민하다가 '십자가의 길'로 정했다.
다만 14처는 12곳으로 줄이고, '처(處)'라는 용어는 '요소(要所)'라는 명칭으로 대체해 부조(3ㆍ4요소만) 또는 입체작품으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가톨릭교회와 같이 각 처에 기도를 바치지는 않고 교육과 청소년사목을 위해 요소별로 예수 수난을 묵상하기로 했다.
박 교수는 "동신교회가 우상숭배라는 비난을 딛고 십자가의 길을 조성하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며 "동신 십자가의 길이 예수님 수난과 부활이라는 주제를 놓고 같은 하느님 자녀인 가톨릭 신자들과도 만나는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작가는 2003년부터 10년 넘게 새미 은총의 동산에 십자가의 길 14처를 비롯해 예수님 생애 공원 등에 작품 150여 점을 제작했으며, 조만간 빛의 길 14처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평화신문 | 2013. 03. 10 |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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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신교회에서는 십자가의 길이 없었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