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각 두시 삼십분.
저녁 내내 명치에 걸려 있는 울화를 누를 길이 없어
피시방에 들른 디디라구여.. ㅠ.ㅠ
쳇,
라속 생활 1년
헉, 이렇게 쓰고 보니 진짜 1년에서 이틀이 모자르는군여..
달과 디디의 가입일은 5월 20일였으니.. --a
여튼,
1년동안 여러가지 희비가 엇갈리고 희노애락이 우리를 관통해 지나갔지만
이로케
삐.리.리.한.적.은.첨.야.
이건 다 유승준 당신 때문이라구..!!!
[사건의 경위]
오후 8시 30분:
오늘, 홍대 테크노 클럽 MI에서 80년대 풍의 디스코 파리를 한다는 걸 알고 있던 달과 디디.
깻잎 머리를 하고 홍대에 출현.
파티에 입장하기엔 넘 이르다는 결론을 내리고 마콘도로 향함. 가는 길에 크리스탈과 정열등을 만나 열라 쫑크 먹음..
(그 비웃음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아..아.. )
오후 9시 30분:
마콘도에 있는 모든 남자.. 는 세명이었으며 여튼 그들 모두와 한번씩 춤을 춘 후에 결국 둘이서 메렝게를 추는 추한 광경까지 연출한 달과 디디,
슬슬 MI로 떠나기로 함.
오후 9시 35분:
바히아 앞을 지나던 달과 디디..의 대사..
디디: 달, 오늘은 금요일이지?
달: 엉.. 왜?
디디: 유승준이 바히아에 있겠지?
달: 음.. 그렇겠지..
디디: 아아, 유승준과 딱 한곡만 추고 가면 얼마나 시원할까..
달: 아아, 살사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껴본 게 언제였는지 격도 안나..
라고 말하며 근 두어달만에 바히아에 입장... 하는 데에는 물론 상당한 곤란이 따른다.
--;;;
[유승준과의 살사 딱 한곡]에 8000원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
물론,
절.라.아.깝.다..돈.도.없.다.. 허거덩... --;;;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는 너무 아쉽다. (고양이가 생선.. 것도 파란 블라우스를 입은 생선을 그냥 둘 수 있겠냠.. 냠..)
그런 관계로 잠깐 동정을 살피기로 결론을 내림.
(머.. 살사에 폭 빠져 지내던 지난 여름과 가을 이후,
우리는 주로 연습실이나 마콘도에서 놀다가
표순이의 근무가 끝난 야심한 밤중에 잠깐씩 들러
고수들의 손을 잡아보는 택을 이용했었다..
그러므로, 워낙에도 입장료는 거의 안냈지만..(^^;;;)
시간이 한창 영업시간인지라 쩜 긴장.. --;;;)
여튼,
아쉽게도 유승준은 없었다.. (근데, 왠일이예여? @..@)
하지만
우리의 눈엔 승준의 수제자 명택과 참이슬이 떡!! 허니 보인 것이다.
꿩 대신 닭이요, 이 없으면 잇몸이라.
그리하여
진짜 올만에
일인당 50평방센티미터가 주어지는 며터지는 바히아에서
살사를 한 곡 땡겼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아삼삼한 여운과 밟힌 발등의 상처를 남긴 채 아쉬운 한 곡이 끝나....
기가 무섭게
우리의 뒤에서 들려온 한마디
"사장님이 티켓 좀 끊으래."
허거덩.. ○..○;;;
바히아 영업맨 앙*군..
그 때의 기분을 훗날 디디는 이렇게 기술한다.
'순간, 바히아의 소음과 음악소리가 저 멀리 아득하게 사라지고,
귓가에는 티켓좀티켓좀티켓좀티켓좀..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지요.
나는.. 허공을 밟는 듯한 기분으로 사람들을 헤치고
가방을 둔 소파로 다가갔어요.
아아, 사람들이 모두 우리만을 쳐다보는 것 같았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쪽팔려서 다시는 바히아에 가지 못할 것 같아요
(살짝 눈물을 훔친다..)
여튼, 달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는 저를 보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지요.
디디, 지금 나가야 하는데, 우리는.. 이라고.
그때 우리는 약속이 있었거든요. 디스코 파티가..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달의 목소리도 가늘게 떨리고 있었던 걸 저는 기억합니다.
티켓좀티켓좀티켓좀티켓좀...'
여튼, 나는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8분만에 나갈 바히아에 만육천원을 지불했다.
어엿한 남의 영업장소에서 잠시나마 공짜로 놀려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ㅠ.ㅠ
그리고, 돈도 냈는데 싶은 기분에 한곡씩 더 추고 MI로 향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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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사건의 경위.
결론은,
1. 이몽룡이 변사또네 잔치에 갔다가 거지라고 괄시받고 쫓겨나던 기분을 리얼하게 느껴본.. 소중한 기억.
2. 어엿한 영업장소를 10분씩이나 공짜로 이용하려 했던 걸 바히아 사장님께 사죄.
3. 나이 스물 여섯에 이러케 쪽팔린 경험을 하게 한 모든 원흉 유승준을 반드시 응징하고 말리라는 다짐.
이상 명치끝에 걸려있는 쪽팔림 때문에 도저히 디스코 파리에 집중이 안되어 달 몰래 살짝 피시방에 들른 디디였습니다. 달이 절 찾고 있겠져.. 전화도 두통이나 씹었으니.. --;;;
구럼, 존 밤을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