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People-재경문경시산악회, 그 정겨운 어울림
엊그제인 2018년 1월 27일 토요일의 일이다.
우리 문경중학교 12회 동문이신 김규진 선배님께서 회장으로 이끌어 가시는 재경문경시산악회 산행이 있었다.
2018년 올해 들어 첫 행사인 이날 산행은, 온달장군의 전설이 깃든 서울의 동쪽 끝의 해발 295.7m 아차산에서였다.
갑자기 몰아친 강추위에 몸살기까지 있긴 했지만, 내 발걸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들 고향땅 문경사람들의 화합을 위해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듦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주신 김 선배님의 그 애씀과, 남편의 그 애씀을 마음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여 동행해주는 부인의 헌신을 외면할 수가 없어서였다.
떨쳐 일어나, 아내를 동반해서 이날 산행의 출발점인 전철 광나루역 4번 출구 국민은행 앞으로 달려갔다.
역시 가기를 참 잘했다 싶었다.
김 선배님과 그 부인이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그 반가워하는 모습이 내 가슴에 따뜻한 감동으로 담겨들었다.
그 모습을 순간포착 해봤다.
찍어놓고 보니, 가히 명품 사진이었다.
비록 한 장의 사진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진 속 주인공들의 얼굴에 그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풍성한 아름다움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내 눈에 띄는 풍경이 하나 있었다.
앞선 세 여인의 그 뒤쪽에 살짝 숨어 있는 김 선배님의 얼굴이었다.
밝게 웃는 그 얼굴 풍경으로 김 선배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한 눈에 척 읽을 수 있었지만, 그 사진을 보는 다른 사람들도 과연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때 내 문득 생각한 것이 수수께끼였다.
재경문경시산악회 회원들이 인터넷으로 어울리는 밴드에, 그 사진을 공개해서 회원들의 마음을 떠보기로 했다.
산행이 있었던 그 다음날인 같은 달 25일 일요일인 바로 어제의 일이었다.
그래서 그 사진을 게시하면서 수수께끼를 냈고, 회원들의 답을 기다렸다.
먼저 내가 낸 수수께끼다.
수수께끼 하나 냅니다. 마음을 읽고 있습니다. 누구의 마음을 읽고 있으며, 그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맞추는 것이 답입니다. 무지하게 어렵습니다. 내 생각에는 아무도 못 맞출 것 같지만, 그래도 혹 맞출까 싶어서, 심심풀이 땅콩삼아 내는 수수께끼입니다. 물론 맞추신 분에게는 상이 있습니다. 저녁 초대와 공연에의 초대입니다. 힌트는 차차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내 곧바로 이렇게 힌트를 줬다.
마음의 주체는 사람...그러니까 딱 지목해야 하고요... 그리고 짚은 마음은 딱 석 자...착한 사람들은 늘 쓰는 말... 이 말을 하지 않아서, 내 내친 사람들 참 많아요. 우리 집안에도 있고, 우리 사무소 직원들도 있고, 내 친구들도 있어요.
그래도 답이 곧 안 나와서, 다시 두 번째 힌트를 줬다.
내 나이 일흔이거든요...세상을 폭 넓게 본다는 거지요. 그래서 이 사진도 폭 넓게 봐야 합니다. 구석 구석
맨 앞의 드러난 세 여인이 답이 아니라, 답은 구석진 곳에 있다는 암시였다.
그래도 답이 없어, 세 번째 힌트를 줬다.
이랬다.
댓글은 판소리에 추임새 같은 거지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거지요. 맞든 안 맞든 한 번 달겨들어 보는 겁니다. 안 맞는다 해서 누가 뭐라칼 사람 없잫은가요. 그래서 심심풀이 땅콩이라고 했잖아요. 먹어도 좋고, 안 먹어도 안 섭섭한... 안 맞으면 쪽팔린다는 생각이 혹 드시나요? 그 팔린 쪽, 아무도 안 삽니다. 팔릴까 걱정 마이소~~예!
부창부수(夫唱婦隨)를 연상케 한 것이다.
그때 전예순이라는 회원이 맨 먼저 답을 냈다.
이랬다.
아이돌! 아님 세미녀!
곧 이어 여오숙(이슬) 회원의 답이 이어졌다.
고마워~ 사랑해~~ 아닐까요?
드디어 비슷한 답이 나왔다.
그래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이렇게 댓글 하나를 더 보탰다.
우리 문경사람들이 기중 낫다는 건, 이키나 부지런 하다는 것. 다들 열심히시니, 기똥차게도 내 마음에 찍어놓은 답이 나올 듯
드디어 거물 회원이 댓글을 달고 나왔다.
이리 달았다.
지화자
우리 문경중학교 18회 동문으로 재경문경시산악회 사무국장으로 애씀을 다하고 있는 이성환 친구가 그 댓글을 주인공이었다.
아직 내가 딱 바라는 답은 없었다.
그렇다고 계속 수수께끼를 끌고 가게 할 수는 없었다.
심정적으로 지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힌트를 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힌트를 드립니다. 문제가 ‘누구의 마음을 읽고 있으며, 그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맞추는 것이 답입니다.’라고 했습니다. 내게 마음을 읽힌 사람이 누군지 특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가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 그 마음을 딱 석 자로 표현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 석 자는 우히가 흔히 일상에서 쓰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못 들어서 삐치기도 한다는 내 마음까지 밝혔습니다. 이제 대충 답이 나올 겁니다. 정말 귀한 아부의 수수께끼입니다. 힌트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내 마음속 정답은 지금 바로 이성환 국장에게 비밀 메시지로 전해놓겠습니다. 더 길게 가면 재미는 반감되고 피곤감이 늘어갈 것 같아서 이쯤에서 끝낼 생각입니다. 이 국장께서는 오늘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2시쯤에 그 답을 공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힌트를 주고 나서 곧바로 이 국장에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로 정답과 그 이유를 띄워보냈다.
이런 내용이었다.
밴드에 낸 수수께끼의 정답은 이래요. 주인공은 김규진 회장님, 그리고 그 마음은 ‘고마워’ 그것입니다. 저 뒤편에서 형수님을 바라보면서 웃는 모습이 그리 보이지 않나요? 오후 2시 이후에 공개적으로 발표하세요. 정답을 내든 말든 댓글 단 모든 분들과 점심을 같이 합니다. 물론 사진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누군가 정답을 내면 그 분에게 공연 티켓 2매를 드릴 것이고, 없으면 김회장님 부부에게 선물할 겁니다. 비밀 유지 알아서 하세요. 물론 내가 뒤를 캐거나 해서 확인 하지는 않겠지만....
이 국장이 내 그 메시지를 챙겨봤던지, 곧바로 밴드의 글에 이렇게 댓글을 달고 나서고 있었다.
틀려도 좋으니까, 답글 부디런히 동참 해 주세여^ ^
그러고 나서 김양숙 회원이 이렇게 답을 내놓고 있었다.
멋져요~^^
이제는 이 국장이 힌트를 주고 있었다.
이랬다.
사진을 클릭해서 확대 해 보세야 정답이 보입니다
김양숙 회원이 다시 답 하나를 내놨다.
이랬다.
어르신
맞든 틀리든,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동참이 고마웠다.
안 되겠다 싶었던지, 이 국장이 아예 답을 내놓고 있었다.
이랬다.
정답은 고마워입니다. 내조도 잘 해주시고 항상 같이 움직이시는 모습, 그 속에 뒤에서 바라보시는 김규진 회장님 의 마음, 고마워입니다.
그리고 아예 이렇게 정답 당첨자까지 발표하고 있었다.
여오숙 사진작가님 당첨 되셨습니다. 제 개인 카톡으로 주소 보내주세요. 초대권 드립니다.
그리고 정답을 냈든 아니든 댓글에 참여한 모든 회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있었다.
그 글에, 당첨자인 여오숙(이슬) 회원이 화답을 하고 있었다.
이랬다.
어머나~~! 제가 맞혔나요? 고맙습니다. 가족이나 주변의 지인들에게 가장 흔히 할 수 있는 "고마워"란 말이 쉽게 하지 않는 예가 많지요~~ 특히 가부장적인 경상도 사람들에겐 더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만 울 회장님부부께선 예외인 듯 싶습니다 ㅎㅎ 저는 그 시기에 한국에 없는고로 티켓을 회장님과 사모님께 드리겠습니다. 잠시나마 즐거운 퀴즈 게임이었고 출제해주신 기원섭님께 감사 드리고 수고해주신 이성환사무국장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비록 당첨이 안 되긴 했지만, 김양숙 회원도 이렇게 마음의 글 한 편을 보태고 있었다.
근무중에 잠시 힐링하고자 공지를 보았습니다. 마음을 읽어야 하는 엄청 어려운 수수께기에 정감이 갔습니다. 사진속에서 활~짝 웃고 계신 어르신 정말 아름답고 멋지십니다. 저녁식사 초대 감사합니다만 시간 내긴 힘들구요 다음 산행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재경문경시산악회 밴드 회원들의 그 잠깐 어울림, 그렇게 다음 산행까지 기약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