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는 않지만 부자 앞에서 고개가 숙여질 때가 있다. 그가 돈을 많이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고급 차를 굴리고 호화 저택에 살고 있어서도 아니다. 벌어들인 돈을 자신만을 위해 쓰지 않고 이웃을 위해, 그것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쓸 때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
사디오 마네(Sadio Mané)라는 축구 선수가 있다.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으로 지금 영국 EPL 리버풀에서 뛰고 있다. 그는 세네갈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아프리카 선수로서 축구의 대륙 유럽으로 진출하는 것은 모두의 꿈이라고 한다.
사디오 마네는 그 꿈을 이룬 많지 않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선수 중 ‘한 명’이 아니라 유럽의 전체 축구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이다. 프리미어 리그 득점 왕에 PEA 올해의 베스트11에 뽑혔을 정도이면 축구 선수 중에서도 최상의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운동선수는 흔히 연봉으로 평가 받는다. 사디오 마네가 지금 리버풀과 계약한 연봉이 1,0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21억 원 정도 된다. 1년에 받는 돈이니까 대충 계산해도 월 10억, 날 수로 환산하면 매일 3천3백만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범부가 고생하며 1년 동안 일해서 버는 돈보다 더 많은 액수가 그의 하루 수입이다.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 정도가 되면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사디오 마네가 어떻게 쓰는가를 알게 되면 생각이 달라진다.
얼마 전 사소한 일로 사디오 마네가 언론을 탔다. 그가 지니고 있는 아이폰으로 인해서다. 손에 닳고 닳아 낡았을 뿐 아니라 액정이 깨져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기자의 눈에는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억만장자가 아닌가!
어떻게 보면 궁상맞게 보일 수도 있다. 또 달리 보면 돈을 제대로 쓸 줄도 모르는 꽁생원 또는 자린고비쯤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섣부른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벌어들인 돈의 용처를 알면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
사디오 마네는 세네갈 세디우에서 태어났다. 세네갈 중에서도 가난한 지역에 속하는 곳이다.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의식주 걱정이 늘 따라다녔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공부는커녕 일찍이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어야 할 형편이었다. 사디오 마네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들에게서 총명함을 발견한 사디오 마네의 아버지는 그가 법률가가 되어 집안을 일으키기를 바랐다. 그렇게만 된다면 어떤 고생을 감수하더라도 아들을 뒷바라지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디오 마네는 그게 아니었다. 부여된 집안일을 마치는 대로 운동장으로 달려가 공을 찼다.
공이라고 해야 짚으로 얼기설기 엮은 것이었다. 거기서도 사디오 마네는 기량을 발휘했다. 그의 꿈은 오로지 수도 다카르에 있는 축구 아카데미에 가서 훈련을 받고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그는 보여 주었다. 거기서 훈련을 받은 후 국가대표가 되었으며 드디어 유럽에 진출할 수 있었으니까.
깨진 아이폰을 본 기자가 비웃듯이 질문했다. "아니, 당신은 거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아이폰이 그게 뭡니까? 너무 궁상맞다고 생각지 않으세요? 다른 선수들은 시즌 기간 열심히 뛰고 나머지 시간엔 인생을 멋지게 엔조이하는데, 그것이 부럽지 않으신가요?"
사디오 마네가 답변했다. "그렇게 사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겠죠. 하지만 내가 왜 10대의 페라리, 20개의 다이아몬드 시계, 2대의 전용 비행기를 가져야 하나요? 그것이 세상에 무슨 도움이 될까요? 과거에 나는 배가 고팠고, 농장에서 일해야만 했고, 맨발로 공을 차야 했고... 학교에 다니지도 못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었다면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몰랐을 것이다. 그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금 나는 우리의 이웃을 도울 수 있습니다. 나는 학교를 지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과 옷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 하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즐거움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배가된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골프 가방을 멜 때 즐겁고, 재테크에 능한 사람은 아파트 평수를 늘릴 때 즐겁다. 자동차 애호가는 비싼 외제 차를 소유할 때 기쁘고, 주식 투자자는 자신이 산 주식의 가치가 뛸 때 기분이 좋아지는 법이다.
축구 황제 사디오 마네의 즐거움은 다른 데 있다. 그의 말을 마저 들어 보자. "나는 극도의 가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옷과 신발 그리고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매달 70유로(약 10만원)씩을 매우 가난한 세네갈 세디우 지역의 모든 사람들에게 생활비 지원 차원에서 주고 있습니다. 나는 값비싼 고급차, 대 저택, 여행 그리고 전용 비행기에까지 생각이 미칠 여유가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 가진 부(富)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것이 권력이라도 되는 듯 가난한 사람들을 멸시하는 장면들을 간간이 목격한다. 천민자본주의에 기생하는 천박한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이 번 돈으로 아낌없이 베푸는 사디오 마네가 더욱 돋보인다. 그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귀한 일을 위해서도 빨리 완치되기를 바라고 기도한다.
첫댓글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일들이 많지만.... 우선 보이는 현실에서는 감동 감동입니다!!!
귀감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모두가 이런 마음이라면 우주가 평안하고 행복할텐데요... 행복하세요!!!
사디오 마네라는 훌륭한 선수가 있었네요.
빛의 일꾼입니다. 감사합니다~🙏
세상의 존재에 대한 답이 아닐까 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구촌 성자가 아닐까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감사해요. 제가....
사디오 마네님~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감동입니다.
빠르시간에 쾌차 하시길 기원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너무 감동이라 올렸어요....좋은 시간 되세요!
고맙습니다
최고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다행입니다!!
진정한 부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