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산업ㆍ녹색도시ㆍ그린존 등 요즘 녹색 또는 그린(green)은 긍정적인 용어로 널리 사용된다. 식품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초ㆍ중ㆍ고교 앞엔 그린푸드존(green food zone) 설정돼 있다. 학교 주변 200m 이내로 유해ㆍ불량식품이나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의 판매를 금지ㆍ제한하는 식품안전 보호구역을 뜻한다. 우수한 품질을 지녔거나 안전하다고 평가받은 제품에 녹색 표지를 부여하는 ‘녹색 표시제’도 있다.
초록색 의미
편안함을 상징하는 컬러 ‘녹색’
녹색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색이다.
자연을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해야 한다면 녹색이다. 녹색은 편안함을 상징한다. 녹색 숲을 걷는 산림욕은 ‘치유의 숲길’로 통한다. 눈이 녹색을 보면 편안함을 느끼듯 몸도 마찬가지다. 녹색은 시각적인 안정을 주고, 피로를 풀어주며, 노기를 누그러뜨리고, 신경을 가라앉힌다.
그린푸드 종류
한방에서도 권했던 ‘녹색 채소’
녹색 식품은 특히 간과 폐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준다.
한방에서 녹색은 오행의 목(木)에 해당한다. 간 기능에 이로운 색깔로 본다. 한의학에선 화를 잘 내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녹색 식품을 권하는 것은 성격이 다혈질이거나 예민한 사람은 간 건강이 나쁠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다. 녹색 식품은 폐 건강에도 이롭다. 흡연자에게 신선한 녹색 채소 섭취를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그린 푸드(green food)는 국내에서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녹색을 띤 식품과 유기농 식품이다. 호박잎ㆍ깻잎ㆍ쑥ㆍ쑥갓ㆍ상추ㆍ셀러리ㆍ브로콜리ㆍ녹차ㆍ부추ㆍ아스파라거스 등 전체가 녹색인 것이 그린 푸드다. 겉은 녹색이지만 껍질을 벗기면 흰색ㆍ붉은색이 나오는 오이ㆍ수박은 그린 푸드에 속하지 않는다.
그린 푸드 성분
4개 웰빙 성분 엽록소, 베타카로틴, 비타민 C, 철분
그린푸드로 철분과 비타민, 엽록소, 베타카로틴 등을 섭취할 수 있다.
그린 푸드에 풍부한 4대 웰빙 성분은 엽록소(클로로필)ㆍ베타카로틴ㆍ비타민 Cㆍ철분 등이다. 엽록소엔 마그네슘이 상당량 들어있다. 칼슘이 신경을 흥분시킨다면 마그네슘은 신경을 이완시키는 미네랄이다. 상추 등 녹색 채소, 키위 등 녹색 과일, 클로렐라ㆍ파래 등 녹조류에 모두 들어있다.
엽록소ㆍ베타카로틴ㆍ비타민 C는 그린 푸드에 든 항산화 성분이다. 암ㆍ노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없애는 것이 항산화 성분의 주 임무다.
녹색 채소에 든 철분은 비(非)헴형 철분. 육류의 철분(헴형)보다 체내 흡수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시해선 안 된다. 한국인은 육류보다 채소를 훨씬 많이 먹는 데다 채소에 든 비타민 C가 철분의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솔잎사용법
가을의 대표적 그린푸드 ‘솔잎’
솔잎은 향균작용이 있어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한다.
가을에 눈여겨 볼만한 그린 푸드는 솔잎이다. 솔향이 그윽한 솔잎(소나무 잎)은 요리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솔잎을 넣고 밥을 지으면 밥이 쉬지 않고 오래 간다. 솔잎이 항균작용을 해서 세균 등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깨끗이 씻은 솔잎에 떡을 싸두면 부패는 물론 서로 붙거나 굳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솔잎은 갈증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예부터 스님들은 산을 오르다가 목이 마르면 솔잎을 씹어 갈증을 달랬다. 솔잎의 수분은 몸 안에서 잘 흡수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체득한 것이다. 불가에선 솔잎의 효능을 높이 산다. 좌선 수행 중인 스님은 솔잎가루와 콩가루 섞은 것을 먹었다.
솔잎은 다양하게 이용된다. 솔잎을 물에 넣고 반신욕을 하거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솔잎 베개ㆍ요를 사용하거나 솔잎차를 만들어 마신다. 말려서 잘게 썬 솔잎을 찻잔에 1 찻숟갈 넣고 90도의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면 솔잎차가 완성된다. 솔잎차는 복부 비만ㆍ고혈압ㆍ야뇨증 해소에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푸드 대표음식
타임지 선정 10대 슈퍼푸드인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체계 강화를 도와준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로 선정한 브로콜리도 그린 푸드다. 브로콜리에 풍부한 미네랄인 셀레늄은 항암ㆍ항노화ㆍ면역체계 강화를 돕는다. 우리나라는 셀레늄 결핍 국가에 속한다.
시금치도 그린 푸드로, 비타민 A를 가장 많이 함유한 채소다. 비타민 A는 눈 건강과 직결되는 성분으로, 시금치의 줄기보다는 잎에 많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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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