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네요.
나이로는 삼수. 대학을 다니다 나와 맞지 않는다며 그만두고 뱃머리를 돌린지도 벌써 일년이 지났습니다.
친구들 한명도 안만나고, 나름 하루도 안빠지고 꾸준히 도서관에 나오면서 매일매일 11시까지 열심히 했는데.. 기대만큼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9월 평가원때까지만 해도 이대로면 되겠다. 싶었는데...
수능 보기 전날까지만해도 열심히 했으니 결과가 어찌됐건 받아들이겠다고 몇번을 되뇌였는데..막상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맥이 풀리는건 어찌할 수 없네요.. 열심히 해도 안되는 일이 있구나. 수 많은 언덕중 하나 대학입시라지만.. 일주일을 내리 축쳐져서 홀짝홀짝 한잔씩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취업준비하시는 언니오빠들이 보시면 참 우숩겠죠..? ㅎㅎㅎ
뭐 친구들은 아직 결과가 나온게 아니니 벌써부터 좌절하지 말라는 둥. 그래도 너만큼 열정적이고 의지있는 친구는 자기가 못봤다는 둥 위로하지만, 막막한 이기분 ㅠㅠㅠ 쉽게 풀리지 않아요 ㅜㅠ 혼자 제주도나 일주일쯤 다녀올까도 싶고.
수능을 다시 준비하기이전 대학에 다니면서도, 다시 수능을 준비하면서도 이것이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기준이 절대 될수 없으리라는 것을 참 많이 느꼈으면서도 막상 이거 하나도 제대로 못 해내는데 다른건 어떻게.. 이런 바보같은 생각도 들면서..힝.. 우울해지네요. 낙이라곤 없는 냥반들. 우리 엄마아빠도 많이 기대하셨는데..
엄마아빠는 차라리 잘됬다 싶으신것도 있으신가봐요. 그냥 원래 다니던 공대 다니면 취직은 잘될테니까. 그런데 저는 다시 공대로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저에게 주어진 일을 못하겠다고 발을 돌렸는데 이길에서 마저 또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워낙 행동력이 강하고 잘 튀어서 남들은 꿈을 가지고 나아가는 제모습이 멋지다고들 하지만.. 제 자신조차도 그렇다 여겨왔지만.. 일년동안 그런 허풍(?)마저 빠져나가 지금 제가 보는 전 공기빠진 축구공 마냥 쭈글쭈글하네요.. ㅠㅠ 그전에는 꿈을 향해, 목표를 잡고 그것만을 향해 나아가는것이 정말 멋진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어쩌면 내 앞에 주어진 일을 꿈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 더 멋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 앞에 주어진 일이 무언지도 헷갈리네요. 이대로 정녕 가는것이 옳은 것인가!!! ㅠㅠㅠ
사실 pd 아닌 교사나 회사원 뭐 이런건 되기 쉽나요?? 내가 정말 잘할수 있는것이 뭔지 알 수만 있다면 저는 하고 싶은것보단 잘할 수 있는 길을 가고 싶지만, 아직까지도 제가 설레고 잘하고 싶은건 pd고... 등록금은 없고, 대학입시는 이제 한치앞도 모르겠고,
에구....또 이렇게 투정만 부리고 있네요. 저는 아직 한참 부족한가 봅니다.. ㅠㅜ
첫댓글 아직..천천히..조금만 더 천천히.. 아랑에 들어와서 정보를 보기보단 그냥 노세요. 책도 보고 여행도 가고 연예도 하고
특히 사랑하세요. 그러다 보면 본인의 모습을 알게 될겁니다.
부모도 배신하고 친구도 배신하고 더러는 자기자신도 배신하면서 그렇게 쭉 한 번 살아보세요.
아직은 님께서 쓰신 글에 얻을 수 있는 답은 아랑에서만큼은 못 얻습니다.
밖에서 만들어갈 인생...그곳에 여러가지 정답이 숨어있을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렇겟죠...?답답한마음에ㅠㅜ 좋은답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