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때로는 사전 계흭도 없이 훌쩍 떠나는 맛도 괜찮다.
이런 것은 오랜 여행 경력으로 어느정도의 노하우가 쌓이고 난 다음의 경우일 것이다. 이번 여행도 이런 좀 즉흥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불과 1시간 정도의 준비로 떠났음에도 완벽의 경지를 넘어 120%에 가까운 준비가 이뤄줘 준비물이 20% 가까이나 여분으로 남아도는 결과를 빚었고 또 분실물도 단 하나도 없는 좋은 결과를 빚었다.
지난 22일(9월)에는 4년전인 지난 05년 3월 1차로 다녀와 추억 되짚어보기가 되어버린, 강원도 삼척의 정라진항(삼척항)을 돌아보고
이 일대서 가장 유명한 국내 최대의 석회동굴인, 환선굴과 대금굴 입구까지의 라이딩을 즐겼다.
<> 삼척항의 원래 이름인 정라진항은 우선 그 이름이 정답기도 하지만 4년전에 왔을때 못 가본 이 항구 긴 방파제끝의 등대에 가보니
적지않은 낚시꾼들이 가짜 미끼 낚시로 삼치를 낚느라고 손 맛을 즐기고 잇었고 멀리 4년전의 숙소였던 모텔 건물도 시야에 들어 왔다.
사실은 당시 이 부둣가에서 방어 한마리를 사서 회를 뜨서 먹은 맛도 생각나 이 곳을 찾는 등까지 세가지의 목적으로 여행에 나선 셈이다.
<> 그래서 이 정라진항부터 먼저와 옛날의 그 첫번째 좌판에 가서 또 방어를 찾다가 대신 월척 크기의 송어 1마리에 멍게 3마리를
역시 옛날 값 그대로 1만원에 사서 양념집으로 가져가 식도락을 즐겼고 좀 알딸딸해지고 어둑해서야 나와 다급한 김에 넓은 바다에 소피를 시원하고 기분좋게 보는데 뒤에서 한 아줌마가 부른다.
'숙소를 정했느냐?'는 물음에 "삼척온천(최근에 세워진 24시 초대형 찜질방으로 입장료 7천원)으로 간다.'고 하니 "그냥 우리집에 잡시다.'
고 한다. 돈을 안 받고 그냥 재워 주겠다는 말에 얼떨결에 따라갔는데 이 59세의 비만형 아줌마는 65세의 아저씨와 해변가 비탈의 단독주택서 단둘이 사는 실향민 출신으로 7번째 회뜨는 가게주인.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 골묵길입구서 '땀을 많이 흘려 꼭 온탕에 가야한다.'며 정중히 사양했다. 그리고 2km도 못되는 거리의 매머드형 찜질방에 입장, 수 많은 방 가운데서 저온이면서도 제일 조용한 맨 안쪽 방을 택했는데 벽에 "낮 뜨거운 애정표현은 삼가해 주세요/'란 글이 붙어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방 통로쪽의 두 여인외에도 칸막이 뒤편의 남여팀이 눈에 들어 왔다.
<> 약 알카리성 온천물이라선지 눈이 약간 따겁기도 한 온천을 초저녁과 한 밤중, 그리고 아침등 무려 세 차례나하고 지하입구 계단에
메어 둔 잔차를 끌고 밖으로 나오니 아침 햇살이 찬란하다.
평소의 노하우대로 시장을 찾아가 소머리국밥으로 아침끼니를 든든히 하고는 총거리 27km 라는 안내 표지판을 보면서 환선동굴가는 길(태백시 행)로 접어 들었다. 그리고 중간 지점쯤에서 싸이클 바퀴를 끼운 막잔차를 타고 새벽에 강릉서 출발, 정선을 거쳐 다시 동해시를 경유해 강릉으로 갈 작정이라는, 휴식년을 즐기고 있다는 연대 경제과 교수(58, 여의도거주)를 만나 인사를 나눴는데 의복은 반소매, 반바지 잔차복차림인데 잔차 가방이 아닌 개나리 봇짐을 지고 있었고 잔차 뒤에 달린 깃봉에 태극기까지 메달았는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골길은 이렇게 정답고 아름답다.
<>무려 20km가까이 달렸을 무렵 열차가 달리는 기차길이 보이며 곧 신기역(삼척과 태백의 중간지점)이 나오고 그 입구서 우회전하면 8.7km라는 환선굴과 대금굴 이정표가 나오는데 갑자기 햇볓이 따기따기해져 무척 덥고 시장끼도 생긴다.
마침 막걸리란 글귀도 보이는 수퍼형 가게가 보여 막걸리를 청했드니 주인 아저씨가 나와 마침 걸러 놓은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나는 막걸리 예찬론을 펴며 미처 걸러지 못했다면 "맛만 볼수 있게 독에서 종재기로 살짝 떠면 될것 아니냐/'며 졸라서 약제인 둥글레 잎사귀를 넣어선지 약간 거무스럼한 술 한 종재기를 얻어 마셨는데 결국 진따이인 이 막걸리는 쌉쌀하면서도 약간 단맛이 나고 구수해 별미였다. 그냥 주는 눈치였지만 그냥 얻어먹기는 싫어 1천원 짜리를 내 밀었드니 잠시 멈칫하다가 받았다. 이래서 시장끼도 풀고 피로도 가셔 계속되는 비탈 길을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위 사진의 지점에서는 앞 산이 너무 갑자기 가파르고 앞길이 꽉 막힌 느낌을 줘 더 이상 길이 없는 것 같이 보여 다 온것으로 생각되기도 했으나 막상 끝까지 가보니 비탈도 아닌 평지의 도로가 용케 산 골자기로 꼬부라지며 계속되었다.
<>드디어 두 동굴이 있는 덕항산 1072m 고지가 눈앞에 등장하며 동굴 초입이 나오는데 덕항산의 위용이 특이하기 이를데 없다.
산 아래쪽에서 갑자기 불쑥 솓은 듯한 산림이 울창한 뾰쭉한 봉우리가 일찌기 어떤 산에서도 본적이 없는 신비한 형상이어서
장엄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마침 태양의 위치가 역광이어서 사진 효과가 좋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쉬었다. 욕심 같아서는 65세이상은
무료인 두 동굴관광까지 해 모노레일(이용료 6500원)까지 있는 대금굴도 가 보고 싶었지만 소요시간이 총 5~6시간이나 걸리는
만치 일정에 쫒겨 포기, 서둘러 신기역까지 되 돌아와 나와 무궁화 열차에 오르고 강릉역에 내려 다시 잔차로 시내를 관통해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 간신히 빈 좌석이 단 하나도 없는 성남행 마지막편 고속버스에 올라야 했다.
***1차 정라진항까지의 라이딩기를 보시려면 다음 링커주소를 크릭하면 됩니다.***
http://home.megapass.co.kr/~bae106/miyaja/sam.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