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남항동 부산남중 앞 한 건물 지하. "깡, 깡" 하는 배트 소리가 들린다. 야구장도 아닌 곳에서 한밤중에 웬 방망이질?
건물 입구에 간판이 걸려 있다. '김성준 야구교실.' 시내 한복판에서 야구를 가르친다니, 매우 낯선 풍경이다. 안으로 들어가 본다. 10여 명이 무더위에 땀을 흘리고 있다. 몇 명은 방망이를 휘두르고, 한 젊은 사람이 그들을 유심히 관찰한다. "과외수업을 받는 사회인야구 동호인들이예요. 동네야구도 기초를 배워야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죠."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김성준(31) 씨가 웃으며 말한다.
부산에 야구교실 바람이 불고 있다. 주말마다 학교 운동장에서 취미로 야구를 하는 사람들이 좀 더 재미있게 운동을 즐기기 위해 과외를 받는 것. 야구교실은 올해 초부터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1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 경기도에서는 지난해부터 야구교실 붐이 일어나 5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야구교실마다 20~40여 명 정도 동호인이 등록해 매달 회비를 내고 운동을 배운다. 회비는 대개 10만 원 안팎. 수강생들은 대개 직장인이다 보니 매일 운동을 하기는 힘들어 매주 2~3번 밤에 야구를 배운다고 한다. 이들은 야구교실에서 배팅과 피칭은 물론 수비요령 등을 골고루 배운다.
취미로 재미삼아 야구를 하면서 왜 과외까지 받을까. 야구 인기 급상승이 그 원인이다. TV프로그램인 천하무적야구단이 큰 인기를 얻은 덕분에 전국적으로 사회인야구 팀 창단 바람이 불고 있다. 야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 김 씨는 "사회인야구가 인기를 얻으면서 회원 수가 크게 늘었다. 그러다보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말한다. 아무리 동네야구라지만 실력에 따라 경기 출장이 결정된다. 수준이 처지는 선수들은 '볼 보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실력을 키워 경기에 출장하려고 야구교실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개 엘리트 선수 출신. 김성준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김 씨는 경남고 야구부에서 투수를 했다. 1997년 화랑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때는 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상무를 제대한 뒤 2000년 계약금 2억 원을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부상으로 3년 만에 운동을 그만 두고 그 동안 다른 일을 해오다 두 달 전부터 야구교실을 열었다고 한다. 김 씨는 "베이징올림픽 우승 등으로 야구 인기가 점점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야구교실 열기도 더욱 뜨거워지리라고 본다"면서 "특히 부산은 야구도시로 불릴 정도로 야구인구가 많아 야구교실 수요는 날로 늘어날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첫댓글 야구교실.. 음.. 연구해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