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 세계 자살 예방의 날' 10주년
9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자살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세계 자살 예방의 날' 10주년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오른 이후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노인 자살의 주요 원인은
▶경제적 빈곤 ▶신체적 질병 ▶사회적 고립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농촌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에 대해 산업화 이후 급속히 고령화했지만 사회적 안전망이 아직 부실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지대 박지영(사회복지학) 교수는 “농촌 노인들은 신체적•경제적 문제가 생겨도 지원받을 방법을 모르는데, 공공기관이 이를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 노인 자살의 도화선은 농약,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의 56%가 농약을 자살 도구로 사용
자살예방협회 하규섭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은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에게 농약을 파는 것은 총기를 파는 것과 같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올 11월부터 맹독성 농약인 그라목손의 생산이 전면 중단된다. 그러나 농촌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충남광역정신보건센터 김도윤 자살예방위기관리팀장은 “그라목손이 판매 중단된다는 소식에 사재기 소동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04년과 2008년 자살 예방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자살률 증가를 막지 못하고 있다. 자살 예방 예산도 2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는 집중적인 자살 예방 정책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는 2009년부터 병원 응급실에 후송된 자살 시도자를 중점 관리하고 있다.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로 전담팀을 꾸려 자살 시도자 300여 명을 꾸준히 상담해 왔기 때문이다.
연세대 원주의료원 정신과 민성호 교수는 “응급실부터 관리해온 자살 시도자 가운데 아직까지 자살했다는 보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청의 경우 2010년 ‘생명존중전담팀’을 만들어 자살 시도자, 독거노인 등 고위험군 5,900여 명에 대해 우울증 검사와 상담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