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명한 루쉰(노신) 연구자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문학자로 꼽혀온 첸리췬(전리군錢理群·73) 전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를 만났다. 그는 ‘파주 북어워드’의 저작상을 수상하러 한국에 왔다. 올해 그의 저작 <망각을 거부하라: 1957년학 연구 기록> <나의 정신자서전>이 한국에서 출간되었고 최근에는 대표작 <마오쩌둥 시대와 포스트 마오쩌둥 시대(1949~2009): 다르게 쓴 역사>이 한울출판사에서 나왔다.
첸 교수는 모택동주의자였다. 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조반파(홍위병 중의 급진세력)로 활동하기도 했고, 조반파 학생들의 스승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모택동주의자가 아니다. 첸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모택동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었다. 그만큼 모택동은 뛰어넘기 힘든 거인이었다.
지금 첸교수는 중국의 자유주의자들로부터는 모택동주의자라고 비판을 받고, 신좌파들로부터는 자유주의자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첸 교수는 “나는 양쪽에서 비판당하지만 양쪽에서 끌어가려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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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의 정책은 “언론에는 자유가 있고 출판에는 규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언론에는 민간언론이 있지만 출판사는 모두 ‘국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정부적이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책의 경우는 중국 내에서 출판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출판되더라도 상당한 검열과 삭제를 당한다. 출판 관련한 정부의 검열 지침이 있지만 문서화되어있지는 않다. 하지만 누구나 그 검열 기준과 지침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정부의 출판정책을 염두에 두고 “스스로 자기검열을 내재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첸 교수는 말했다. 자신의 책이 출판되어 문제가 될 경우 자신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 관련 사람들도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자기검열이 내재화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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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 교수는 문화대혁명을 비판하고 모택동을 비판하지만 그 비판의 기준과 잣대는 서구 자유주의의 잣대가 결코 아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책들이 “반공주의로 오독되는 것을 걱정”한다고 했다. 오히려 좌파적 비판이고 내부적 내재적 비판의 성격이 강하다. 현재의 중국공산당이나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지만 자유주의적 접근과는 결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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