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성부가 가능하다니~ 콜레기움 보칼레를 보러갔다가 콜레기움 무지쿰에 반하다 전현호 리코더가 있었다...... 와우 !
오늘 공연은 콜레기움 무지쿰의 승 !!! 콜레기움 보칼레는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그리고 콘서트홀이 너무 커서 그런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바흐 미사 b단조를 더없이 완성도있게 불러주어서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합창과 오케스트라 둘 다 하나도 놓치지 않고 게다가 독창자 리드까지 일인 다역을 해내는 마사아카 스즈키 지휘자~ 정말 존경을 보냅니다
사실 등장부터 생각보다 적은 인원으로 이 콘서트홀에서 6성부를 어떻게 해낼까 하는 의구심으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곡은 생각보다(예습으로 들은 것 보다) 임팩트가 적어서 슬슬 걱정이 들었고 그 다음에 소프라노와 알토의 이중창에서는 두 파트의 소리의 밸런스가 안 맞아 좀 더 걱정이 들었어요
사실 오늘 소프라노 윤지님의 보이스가 독창 때나 중창 때나 잘 전달이 안되었던 부분이 제일 아쉬웠습니다 윤지님 목소리는 고음부분이 무척 아름다운 소프라노 소리인데 중저음부분은 잘 전달이 안되는 음성이었고 바로크성악이 아시다시피 노트가 무척 많아 숨쉴 틈도 없이 치닫다보니 음정 놓치기도 쉽고 발성의 강약조절이 무척 어려운데 윤지님은 대단히 정확한 피치와 음정을 구사하는 발성이지만 안타깝게도 소리가 앞으로 발사되는 발성이 아니라 안으로 가라앉는 느낌이라 카운터테너(알토 파트)나 테너 김효종님과 함께 부르면 단연 상대의 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좀 앞쪽에 앉아서 들어서 디테일을 다 들을 수 있었는데 노래 대단히 잘하시는 분인데 독창, 중창, 합창이 계속 번갈아 나오는 바로크 미사곡에서는 강점을 보이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독창자들의 밸런스가 아주 최고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바흐 미사 b단조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독창자 선정은 아니었지만 알토파트를 담당한 정민호 카운터테너는 정말 연주하시는 자세가 너무 정성스럽고 잘 전달되는 톤이라 본인 파트를 백퍼센트 소화해 주셨고 베이스 안대현님은 1부 베이스 솔로에서는 전달이 잘 안된다는 느낌이었는데 2부에서는 폭발적인 가창을 하셔서 무척 듣기 좋았습니다 김효종 테너는 사실 제가 오늘 이 공연을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는데 청량하고 볼륨이 큰 그의 목소리가 너무 좋은데 바로크 미사곡에서는 뭔가 동동 뜨는 느낌이 났어요 바로크 플룻 독주 반주에 테너가 솔로하는 부분에서 지휘자 마사아키 스즈키가 그의 왼편에 선 김효종 테너를 조금 톤 다운시키는 제스처를 계속 할 정도로 그의 톤이 좀 튀는 느낌이긴 했어요 그리고 중창에서도 혼자 목소리가 좀 튀다보니 상대방과 밸런스가 안맞았고 많이 연주한 곡이 아니었는지 부분부분 음정이 빠지는 곳도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정말 너무 좋습니다 오페라 아리아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하긴 했지만요
콜레기움 보칼레는 앞쪽에 소프라노 - 알토 - 메조 순으로 4 - 5 - 5 명으로 섰고 뒤쪽에 테너 - 베이스 - 바리톤 순서로 4 - 4 - 4 명씩 배열해서 연주를 했는데 가운데 저음부 파트가 대단히 중심을 잘 잡아주고 가장 목소리 합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고음파트 소프라노 4명이 소리가 좀 약해서 아쉬웠어요 고음파트 인원이 적다보니 부분부분 개인 목소리가 튀는 것도 좀 거슬렸고 고음파트가 좀 더 임팩트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Sanctus 부분에서는 6성부가 정말 혼연일체되어 각 파트와 합창을 번갈아 하는데 압도적인 합창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줍니다
콜레기움 무지쿰은 완전, 대단히, 너무 잘합니다 일단 무대에 들어서자마자 전 심쿵했어요 오른쪽 맨 앞줄에 글쎄 전현호 리코더가 있네요~ 얼마 전 바로크 공연에서 전현호 리코더 연주듣고 완전 팬이 되어버린 저로서는 너무 좋아서 내내 그분만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트레바소(바로크 플룻)을 들고 나오셨는데 옆에 계신 외국 여자분과 함께 두분의 바로크 플룻 연주가 대단히 좋았습니다
콜레기움 무지쿰은 모든 연주자가 솔로이스트인 것 처럼 소리들이 탄탄하고 어느 파트 할 것 없이 뛰어난 소리를 뿜어내셔서 인원이 적은데도 오케스트라 풀 사운드에 뒤지지않는 풍성한 소리를 빚어냅니다 다음에 콜레기움 무지쿰 단독공연이 있다면 꼭 다시 듣고 싶다는 생각을 품습니다
늘은 낮에 임윤찬 티케팅까지 성공하더니 제가 계 타는 날인가 봅니다 전현호 리코더를 무대에서 내내 보고 행복해하다가 공연 후 주차장 가는 길에 리사이틀 홀 앞에서 김효종 테너를 딱 만났지 뭡니까...... 팬심을 보였더니 사진도 같이 찍어주셨어요~ 이런 날이 있네요 ㅎㅎ
바로크 음악의 고전적이면서도 풍성한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고 마음 속으로 좋아하던 아티스트들과의 조우까지 어느덧 제 나이를 잊고 10대 소녀마냥 행복해하는 이 마음....... 유죄인가요?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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