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마당/선무당 노릇하다 망신한 이야기
속담에 선무당 사람 잡는다는 말이 하나도 안 틀린 것이, 과연 그 말이 진실이렸다. 이번에는 또 무슨 소리를 하려고 속담을 들먹이는가, 궁금하실터! /헛!두두둥 닥!/ 걱정 마시라! 둘째마당이니 첫째 마당보다 더 재미있고 더 많이 웃겨야 할 것은 당연한 이치! 하여 이번에는 한 35년쯤 지난 이야기를 꺼내려 하는 바,/어헛! 두두둥!/ 그보다 앞서 우려되는 것은 이 행장기가 마치 직보거사와 과객의 한판 싸움으로 착각하시는 일부 純眞無垢한 회원이 없지 않은바, 이는 그 반대로 덥고 지루한 여름날 청량한 웃음으로 회원을 즐겁게 하려는 서비스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라는 바라!/옳지! 그렇구말구! 덩덕궁이야!/
때는 1973년 여름이렸다./ 그 무렵 정릉에서 직보거사와 이웃에 살고 있었던바, 마침 직보가 방학중이라, 과객 모시 중의적삼을 꺼내 입고 쥘부채 하나 들고 직보를 찾아가니,/으헛! 두둥! 다닥!/ 과객을 본 직보, 실실 웃더니 자신도 마련해둔 모시중의 적삼을 꺼내 입는 거라. 그렇게 두 사람이 나란히 쌍둥이처럼 모시중의적삼으로 차려 입고 쥘부채 하나씩 들고 문안으로 나들이를 갔는데,/어허! 보기 좋다! 두두둥! 닥!/ 시민회관(지금의 세종문화회관)앞에 이르러 택시에서 내리니,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신기한 듯 보더라! 어흠! 그래도 두 사람 기 안 죽고 오히려 어깨 펴고 고개 들고 牛步虎視, 소걸음에 호랑이 눈을 하고 걸을 제! 사람들 모두 우러러보더라!/우후! 잘났다! 잘났어! 두두둥!닥!/그런 모습으로 반도호텔에 사무실을 가진 한문영(작고 소설가)선생을 찾아가니, 두 사람 행색보고 기겁을 하면서 밑에 커피숍에 가 있으라는 것이렸다. 하여 커피숍으로 내려오니, 날씬 쭉쭉빵빵 커피숍 아가씨가 두 사람을 보고 하는 말, “어머 호텔에 묵으시며 관상사주 보시는 분이시지요? 저 좀 봐주세요! 네?!”이건 아니라고 말할 시간도 주지 않고는 두 사람 앞에 털썩 주저앉은 거라!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순발력 뛰어난 직보거사! “헛흠!”헛기침 한번 하고는 아가씨를 관상쟁이 관상 보듯 살펴보는 거라! 아가씨 그 눈빛에 홀랑 빠져 손 달라면 손 잡혀주고 얼굴 보자면 얼굴 들이대고 귓부리 만져도 그저 넋 나간 듯 있더라,/어헛! 가관이로고! 두두두두둥! 다닥!/그렇게 맘대로 주무르고 나자 아가씨 뭔가 점쾌 한마디를 기다리며! “저 어때요?”묻더라! 이에 직보거사 심각한 표정으로 아가씨를 이윽히 바라보면서 하는 말“그래, 이 운명을 가지고 도대체 어찌 하겠느냐? 부모덕이 없으면 사람 덕이라도 있어야지! 안타깝구나!”이말 한마디에 아가씨 그만 왕방울 같은 눈에서 주르륵 주먹만한 눈물이 흐르더라!/어허! 점입가경이로다. 두두둥! 다닥!/ 그런데 멀쩡한 아가씨 울린 것만으로는 성이 안찼던가, 직보거사 하는 말“어디 발바닥 좀 보자! 발바닥에는 지금까지 네가 걸어온 사연이 담겨 있고, 또한 네가 가야할 미래가 표시되어 있느니라!”하여 아가씨 하이힐 벗고 스타킹 벗고 뽀얗고 하얀 다리를 들어 직보거사 앞에 내보인 거라! 직보의 눈은 물론 아가씨의 발바닥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과객의 눈은 아가씨의 뽀얗고 날씬한 종아리에만 집중되었으니, 가짜 관상쟁이 조수 노릇 하다가 눈요기 횡재를 한 셈이라!/흐메 어짤꼬! 두두둗둥! 다다닥!/각설하고 그날 당시 국내 최고라는 반도호텔의 냉커피도 공짜로 마시긴 했는데, 그해 늦가을 무렵이었더라! 이대목이 재미있응 게 잘 들으시오 덜!/ 두둥 닥/ 토요일이어서 과객과 직보가 청진동 부근에서 만나 한잔 마시긴 했는데, 술집 분위기가 돈암동 네거리 단골집인 이화장만 못하더라! 하여 돈암동 술집을 찾아가는데 시내버스에 자리가 없고, 당시 버스만 해도 과객과 직보가 서서 가려면 환기통 아래에 서야만 겨우 고개를 반듯하게 할 수 있더라! 하여 환기통 밑에 겨우 자리를 잡고 서 있는데 명륜동에서 버스에 오른 예쁜 아가씨가 우리 곁으로 오는지라! 내심 반갑다 생각했는데, 앗 뿔사! 이를 어찌헌단 말이냐! 가던 날이 장날이요. 웬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고, 사돈 마님은 비밀 댄스홀에서 만난다고 하필 그녀가 그녀였던 것이었던거시었던거시시!/어헛! 큰일이로고! 어찌할꼬! 어찌할꼬! 두두둥! 다다닥!/“어머! 관상쟁이 아저씨! 안녕하세요?” 여자가, 그 예쁜 아가씨가아! 우리 직보를 보고 한 말이였어라! “네? 무슨 말씀이신지요?”“어머! 왜 그러세요? 요즘도 관상보러 다니세요?” 버스 안의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는 거라! “아!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왜 잘못봐요! 지난 여름에 반도호텔에서! 선생님은 턱에 있는 점 때문에 잊혀지지 않아요.”“아, 아닙니다.”/아이고 꼼짝없이 붙잡혔네, 그러기에 왜 그런짓을 혀! 두두둥 다다다닥!/ 두 사람을 살린 것은 마침 버스가 삼선교에 당도한 것이라 헐레벌떡 달아나듯 버스에서 내려 위기를 모면하긴 했지만! 이보시게 직보거사! 나는 자네가 35년전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네/ 두두둥 다다다닥!
첫댓글 사람의 기억이란 그대로 믿을 것은 못되나, 錯視로 시작하여 머리 한쪽 邪氣가 자리하여 심한 記憶偏食症은 걱정되는 바, 원래 觀相, 手相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손과 얼굴에 觸手하지 않는 것이며, 四柱八字, 姓名鑑定 운운하며, 이름 석자 쓰게 한뒤, 內格, 外格, 總格 따져가며 흠흠 큰 기침하던 자는 유령이더란 말이던가. 더구나 足相에 이르러서 신발 벗겨 발을 쳐들었던 자는 또 누구란 말이던가.
기억은 먹는 것이 아녀라! 긍게 偏食症이란 말은 없는거시여! 근디 이 사람아! 아무튼 그날 주범은 자네였잖나? 그리고 본시 나는 족상을 볼줄 모르느니 그건 자네의 특기잖나?
원래야 偏向症이겠지만 月蝕(=月食), 日蝕(=日食).이 왜 나왔겠나? 머리 속 기억도 한쪽이 다른 쪽을 잡아먹을 수 있느니...카페에서 추방되면 일단 심통 책임인거는 알제?
나야 원래 남쪽 바닷가에서 생선이나 낚던 사람이고, 한 사람은 충청도 계룡산 정기를 일부나마 받았던 사람이니, 道士然..큰 기침해가며 부채 펴들던 主犯이 누구라는 것은 상식이 아닐까 싶소. 아무래도 본 카페 巫씨 두 분 있으니, 불쌍한 친구, 언제 간단한 푸닥거리라도 해 주구려. 舊情을 생각하여 약소하나마 북어 두어 마리 콩국수 몇 그릇 祭需 장만은 본인이 할 것이니 한번 깊이 사료해 보소서.
흐흐흐흐! 콩국수에 동동주로 主犯과 從犯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여! 계룡산 들먹이지 말어! 두분 무씨는 우선 콩국수에 북어구이거니 주는대로 받아잡수! 진실은 그래도 진실로 있을팅게!
맞네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무꼬 몸 풀어 놔야 되는디 무대 위에 설라믄...
맨날 매시에?
좌우간 이 유쾌한 댓글 논쟁에 순진무구파도 배꼽을 잡고 더위을 잊게 하오.
근디 왕눈선생님, 이 행장기가 조회수는 많은디, 워째 댓글이 없대유! 맥빠져서 못 쓰겠네유. 덩더쿵 하고 장단을 쳐줘야 쓰는 사람 신나고, 글속의 주인공도 신나고 그럴틴디 말여유. 과유불급했쌓고 그 머시야 불경을 들어 망어어쩌구 하며 고춧가루 뿌리는 탓 같구먼유! 어째 그리 사람 맴을 몰러준대유 덜! 이 글 읽고 웃기만 하고 댓글 안 다신 분들은 올여름내내 더위에 시달리거구먼유. 그라고 가을 정모 때 웃음값 받을테니 각오덜 하슈!
저 위에 볼짝시면 아가씨의 족상을 보느라고 다리를 만지고 쳐들었을 역할을 두고 과객이 한 짓이라는 찍보거사의 생트집이 보이는 바, 과연 누가 그랬을 것 같습니까? 과객인지 찍보인지, 회원 여러분 댓글로 판단하여 주십시오. 흐흐흐!
그러니께 시방 유샘께서 女福인지 女亂인지를 계속해서 들통나시는 것같은데 두 분 참말로 전라도 말로 재양스럽네요 ㅎㅎ
ㅇㅇㅎㅎㅎ 재미있습니다.(72년도까지는 성신사대부중 다녔는데요...)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는디 이런 재밋는 쌈은 말릴것까지는없을것 같고 멍석펴는데 저도 거들겠습니당 2탄3탄 계속하시면 좋겠습니당 제밋따!
잘 계시죠 밥 무러 가야 되는뎋ㅎㅎㅎ
앗따 댓글은 저희들이 찢고까불고 다 쓰고 누구더러 안 쓴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