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민병삼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연하장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인 1989년 12월에 내가 가장 존경하는 소설가 중 한 분인 민병삼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연하장. 손수 그리신 그림이 단아하다. 민 선생님은 소설가일 뿐만이 아니라 그림과 글씨에도 남다른 재능을 가지셨다. 그리고 호남형의 풍모에 목소리도 부드러워 한 번 만나 얘기 나누면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난다. 예전에 눈이 펑펑 쏟아지던 겨울날, 코르덴 양복 어깨에 쌓인 눈을 툭~툭~ 털며 선술집으로 들어서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동안 고단하게 살다 보니 민 선생님 얼굴을 뵙지 못한지 꽤나 오래됐다. 예전에 만나 뵐 때 앞으로 역사소설에 치중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근자에 경남 진주 백정들의 사회적 신분 차별 철폐 운동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천민』을 출간하셨다. <천민>은 판소리 정조의 질펀한 해학적 육담에 속담을 곁들여 읽는 재미가 크다. 그리고 차별대우가 심했던 당시대 천민들의 고단한 삶을 천착한 휴먼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병삼 선생님은 『고양이털』, 『터널과 술잔』, 『가시나무집』, 『다시 밟는 땅』 등의 창작집과 『천민』, 『솔거』, 『표암 강세황』, 『오원 장승업』, 『그 여름 날개 내리다』, 『피어라 금잔화』, 『랭보와 블루스를 추고 싶다』, 『서울 피에로』, 『내겐 너무 아름다운 여자』 등의 장편소설을 썼다. 그 가운데 『오원 장승업』은 <취화선>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한편 민 선생님은 한국소설문학상, 동서문학상, 유주현문학상 등을 수상하셨다.
첫댓글 비오님, 33년 전에 받은 민 선생님의 연하장을 아직까지도 소장하고 계시는군요.
사진으로 보는 연하장의 품격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멋스러움이란,
뭔지 잠시 생각하게 하네요.....
민병삼 선생님의
<천민>을 구해서 읽어 보겠습니다.
감사해요!
편지 봉투에 글씨만 보아도 그분이 어는분인지 짐작이갑니다
눈에눈
볼수있는사람만 볼수 있을것입니다
귀한 연하장 잘보았읍니다
두분 모두 좋은일만 있으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