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뻘뻘 흘리며 아침밥 만들어 차려놓으면 기다렸다는 듯 세 녀석이 먹곤합니다. 가능하면 준이식판부터 차려주고 그 다음 완이, 태균이는 맨 마지막입니다. 태균이더러 동생들 컵놔주고 물따라주라 시킨 후, 태균이 상을 차리는 순간 준이 옆에 앉은 완이가 손톱을 세우고 준이를 할퀴려 달려듭니다.
며칠 작정하고 대소변가리기를 밀어붙였더니 그나마 조금 가리는 듯 해서 희망을 갖고 칭찬도 해주고 했는데 오늘은 다시 공격모드입니다. 아침에 질펀하게 소변쌌어도 꾹 참고 씻기고 옷만 갈아입혔는데 공격해대는 것은 이 참에 잡지않으면 큰 문제가 되겠다싶습니다.
준이를 향한 공격을 보며 어찌나 큰 소리가 튀어나오는지 동시에 제지행동을 다소 과격하게 해봅니다. 완이의 공격성은 여러가지 면에서 우려할만한 점들이 너무 많습니다. 촉각자극의 추구와 방어기전의 혼합인데다가, 자해와 타인공격의 혼합형태로 나오기도 하고, 예측할 수 없이 자신의 내부기분에 너무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자해는 저와 같이 살 때는 전혀 없었던, 근래에 생긴 듯 한데 자신의 가슴을 엄청 때려댑니다. 뭔가 뜻대로 되지않거나 혼나게 되면 가슴을 때려대는데 가슴이 빨갛게 될 정도로 두드려댑니다. 올 2월까지 살면서 조짐이 없었던 행동이라 분명 학교에서 목격하고 습득한 듯 싶습니다.
바다수영을 매일하는 태균이는 준이와 달리 완이가 할퀴어놓은 상처가 아물지도 않고 곪기까지 합니다. 살이 많아 그런지 푹 패이는 정도가 그대로 흉터될 것 같아 그것도 걱정. 태균이 걱정도 걱정이지만 완이녀석 이런 행동에 대한 걱정도 요즘 부쩍 커졌습니다.
뭐 하나 칭찬할 것은 없는데 하는 짓마다 엽기적이거나 미운 짓이니 자꾸 이뻐하지 않는 표시가 날 수 밖에 없고... 사랑받지 못함에 대한 분노도 이해는 되지만 사랑을 해주기에는 너무 힘듭니다. 사랑은 힘들지만 그래도 고쳐야 할 것은 고쳐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 여름 과제이니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락가락합니다.
아침상 차려놓고 갑작스런 상황에 큰소리가 났더니 결국 준이는 밥을 반만 먹고 수저를 놓습니다. 보기 쉽지않은 장면입니다. 태균이도 많이 남기고... 완이 잡으려다가 너무 힘들어하는 두 녀석을 보니 이해하던 못하던 그래야했던 이유를 소상히 설명해주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자주 깨지는 평화이지만 이것도 한달 조금 넘게 지나면 끝날테니 우리보다는 완이네가 더 걱정이긴 합니다. 열 살이 넘어가는데 전두엽 가동이 이렇게 거의 되지않으니 많은 부분이 악마화되기는 십상입니다. 악마라는 표현이 극한 용어이긴 하지만 타인을 고려할 줄 모른다고 해서 악마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타인에게 자주 위해를 가하고 그것에 대해 아무런 인지가 없이 반복된다면 그건 악마라고 밖에 할 수가 있지요.
제가 완이에 대해 이렇게 소상히 올려놓는 이유는 이런 악마가능성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부모가 있을까 걱정되서 입니다. 내 자식의 악마성을 내 자식이라는 이유로 방관하고 있다면 그 화는 결국 부모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안타깝지만 우리는 꼭 인지해야만 합니다.
10살이 훌쩍 넘어가니 완력이란 면에서 자신도 생기고, 자신이 쥔 칼자루를 휘두를 수 있는 방법도 터득했으니 무작정 화풀이 대상으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태세전환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위험요소입니다. 완이가 막상 그 시기가 되버리니 그걸 온 몸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하고 기운이 떨어집니다. 너무 뜨거운 여름이네요...
첫댓글 고생 많으십니다.
우리 그림이도 잘 관찰해야겠습니다.
태균형님 팔은 흉터가 한참 갈것 같습니다.
😪🥀‼️
자해를 인지적인 면으로 교육이 되나요? 교육을 해서 남은 거의 안 때리는데 화가 많이 나면 자기를 때려요 그래서 약물을 복용했는데ᆢ
하루 두세번 자기를 때리는데 그리고 때리면 안돼 그러면서 미안해 해요 성인이라 저는 너무 공포스럽고 마음의 병이 올려고 하는데 어땋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막막합니다 안된다고 교육은 계속하지만 순간 때리고ᆢ 병원에서는 의미 없다고 약만 주시고 ㅠㅠ 윗글을 읽으며 혹시 방법이 있는지 간절한 마음이 생겨서 글 적어 봅니다
촉각추구기전이 클수록 (촉각적 둔감이 클수록) 자해는 커지게 되어 있습니다. 촉감각 회복을 위한 노력은 뒤늦더라도 하셔야 합니다. 감각문제 (감각뇌신경 발달장애)를 도와주는 정신과 약물은 있을 수가 없으니 경기약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거나 혹은 악화되는 요인이 됩니다. 아이에게 맞는 경기약 외에 세로토닌보충제가 도움이 크고 리튬은 공격성 개선완화에 큰 도움을 줍니다.
촉감각개선을 위한 활동 안내는 여기 카페참조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