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은 지금 꽃물결이다. 매화와 산수유가 피고난 뒤 벚꽃과 진달래의 꽃봉오리가 한껏 부풀었다. 거제도와 진해, 하동, 여수를 잇는 한려수도 해안선이 조만간 꽃물결로 덮인다. 꽃축제도 이어진다. ▲진해 군항제=진해의 벚꽃축제인 군항제는 국내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벚꽃축제. 1952년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복원, 로터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한 것이 시초. 63년부터 벚꽃축제로 발전했다. 진해는 3월말부터 벚꽃이 터지기 시작, 4월이면 꽃물결을 이룬다. 올해 축제는 29일부터 4월7일까지. 벚꽃 명소는 장북산 공원과 안민도로, 군항제 기간에 개방되는 해군기지 사령부 등이다. 마진터널을 지나 만나는 장북산공원은 진해의 주산. 터널을 지나 검문소까지 1.5㎞ 구간이 수령 30년생 이상의 벚꽃으로 뒤덮여 있다. 안민도로는 창원에서 진해로 넘어오는 길. 5.6㎞ 거리에 아름드리 벚꽃이 가득하다. 바람이 불면 잎이 낱낱이 떨어져 ‘산화’하는 모습이 압권이다. 해군사령부는 군항제 기간이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영내가 공원같이 꾸며져 있다. 진해 입구인 파크랜드에서 진해여고까지 여좌천을 따라 이어져있는 꽃길도 예쁘다. 진해의 중심에 자리잡은 제왕산공원은 벚꽃과 개나리가 조화를 이룬다. 29일에는 사물놀이로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군악대의 취주악, 의장대 시범, 군하의 북소리, 축하공연 등이 잇달아 열린다. 이어 불꽃놀이 쇼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우리여행사(02-733-0882)가 29일 무박 일정으로 군항제를 찾는다. 진해시청(055)548-2114
▲거제 대금산 진달래 축제=경남 거제시 장목면과 연초면에 걸쳐 있는 대금산은 해발 437.5m로 높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진달래산이다. 한려수도의 꼭지점 거제도에 솟아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 노약자들도 쉽게 등반할 수 있다. 지난해 3월말 축제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개화시기가 1주일 정도 늦다. 축제는 4월5~6일 2일동안 열린다. 5부능선쯤에서 산행이 시작되며 8부능선을 지나야 진달래 군락지를 만난다. 정상까지 활짝 핀 진달래로 빼곡하게 덮여 있다. 마치 산자락에 화관을 씌워놓은 듯 펼쳐진 진달래 군락지는 모두 3만여평. 산중턱까지 바윗돌 하나 찾아보기 힘들지만 정상은 수려한 암벽이 어우러져 있다. 정상에서는 다도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흥남해수욕장 등 말발굽을 여러개 겹쳐놓은 것 같은 구불구불한 해안선이 발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크고 작은 섬들은 마치 조각배처럼 떠 있다. 금광이 있었던 곳이어서 대금산(大金山)이란 이름이 붙었다. 조선조 때 산세가 비단결같이 아름답다는 뜻으로 대금산(大錦山)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다도해를 비추며 떠오르는 동해의 일출이 아름답다. 달빛에 비치는 능선도 환상적이다. 노래자랑, 백일장 등이 축제의 주요행사. 산불방지를 위해 축제기간에만 개방한다. 거제시 녹지과(055)639-3423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전남 여수 영취산(510m)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진달래 산이다. 순천에서 여수반도로 접어들면서 바다와 만나는 동쪽 귀퉁이. 산업단지 바로 앞에 영취산이 솟아 있다.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까닭에 매캐한 굴뚝연기가 뿜어져 나와 여름과 가을, 겨울에는 눈길조차 받지 못한다. 그러나 봄이면 온통 꽃산으로 바뀐다. 4월초가 절정기. 축제는 28~30일까지 열린다. 진달래가 가장 많이 핀 곳은 북쪽 산기슭이다. 산업단지를 끼고 들어서 임도를 따라 갈 수도 있고 흥국사를 통해 올라갈 수도 있다. 정상 아래 봉우재에서부터 임도를 따라 월례로 이어지는 3㎞ 구간이 온통 진달래밭이다. 군락지는 대략 10만평 정도. 산중턱에 푸른 전나무숲과 붉은 진달래밭이 대조를 이룬다. ‘나라를 흥하게 하는 사찰’이라는 뜻의 흥국사는 810년 보조국사 지눌이 세운 고찰. 몽골의 침입으로 불에 탄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도 치열한 격전장이었다. 승군 700여명이 이곳에 머물며 왜병들과 싸움을 벌였다. 한때 14개의 암자와 수십여개의 법당을 갖춘 흥국사는 화장실인 해우소와 왜장이 머물렀다는 심검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에 탔다. 이순신 장군이 직접 머물렀다는 봉황루에는 북쪽을 공격하는 누각이라는 뜻의 ‘공북루’(攻北樓)라는 현판이 있다. 28일에는 전야제와 홍교밟기, 29일에는 산신제를 열고 30일에는 여수북춤과 불의 축제 등을 연다. 축제추진위(061)691-3104
▲하동 화개 벚꽃축제=섬진강 자락에는 매화가 지면서 벚꽃이 피어난다. 하동의 화개(花開)는 말 그대로 꽃길이 열리는 곳. 화개장터부터 쌍계사까지 10리(4㎞) 구간이 벚꽃길이다. 일제 때 심은 벚나무는 모두 거목을 이루고 있다. 꽃터널을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쌍계사까지는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꽃이 피면 길이 너무 아름다워 ‘혼례길’이라고 불렸다. 화개장터는 몇해전 새단장을 했다. 김동리의 소설 ‘역마’의 무대이자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전국의 3대 장터로 꼽혔다. 구례의 풍부한 농산물이 넘어오고, 남해와 하동의 풍부한 해산물이 모여들었다. 올해 축제는 4월4일부터 6일까지. 어린이 사생대회, 벚꽃제례, 게이트볼 대회, 길놀이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곳곳에 찻집이 있어 쉬어가기에 좋다. 또 곡우(4월20일) 무렵까지 황어가 올라온다. 쌍계사와 칠불사 등 고찰도 구경거리다. 화개청년회(055)883-5715
▲제주 유채꽃축제=제주도 어딜가나 마주치는 유채는 화려하고 눈부시다. 제주시에는 왕벚꽃도 핀다. 4월4일부터 6일까지 종합경기장과 시내 일대에서 축제가 열린다. 유채꽃이 가장 화려한 곳은 성산일출봉 앞. 푸른 바다와 일출봉을 배경으로 노란 유채꽃이 물결을 이룬다. 섭지코지는 드라마 ‘올인’의 무대. ‘단적비연수’와 ‘연풍연가’ 등의 영화도 이곳에서 찍었다. 제주시청 관광과(064)750-7414
/최병준기자/